‘고수’들의 노트북 구매 노하우
노트북을 구매할 때도 그 사람의 ‘내공’에 따라 제품을 결정하는 방법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하수’라면 매장 점원이 추천하는, 혹은 브랜드가 잘 알려진 제품을 구매할 것이고, ‘중수’라면 해당 노트북의 사양(CPU, 메모리 등)을 고려하면서 구매한다. 사실 중수 정도만 되어도 손해 보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이를 능가하는 ‘고수’라면 단순히 사양이나 브랜드 외의 ‘제 3의 요소’를 찾아내 자신에게 알맞은 노트북을 가려낸다.
여기서 말하는 제 3의 요소란, 언뜻 보기엔 젤 눈에 띄지 않지만 사실은 제품의 생산가, 혹은 활용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뜻한다. 노트북에 대해 좀 안다는 사람들도 CPU의 종류나 메모리의 용량, 화면의 크기 정도만 따질 뿐이지 그 외의 요소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곤 한다. 노트북 고수들이 전하는 노하우를 살펴보자.
같은 코어 i5라 성능이 같다? No! No!
2011년 12월 현재 시중에 팔리는 노트북들은 대부분 인텔의 2세대 코어 시리즈(코드명 샌디브리지) CPU를 탑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코어 i5는 성능과 가격 사이의 균형이 우수해 가장 많이 탑재되고 있다. 노트북용 2세대 코어 i5는 ‘코어 i5 2510M’과 같이 브랜드명 뒤에 4자리의 숫자 + M을 붙여 제품을 구분하는데, 이 숫자가 크다고 하여 무조건 성능이 좋다고 볼 순 없다.
노트북용 2세대 코어 시리즈는 일반 노트북용 고성능 버전과 ‘울트라북’이라는 경량 노트북 규격용 저전력 제품으로 나뉘는데, 코어 i5의 경우 저전력 버전은 4자리 숫자 마지막에 ‘7’이 붙는다. 예를 들어 코어 i5 2537M은 코어 i5 2520M에 비해 숫자가 크지만 실제 동작 속도는 오히려 낮다(코어 i5 2537M은 1.4GHz, 코어 i5 2520M은 2.5GHz). 동작 속도가 낮으면 그만큼 전력 소모가 적어 배터리를 오래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게임이나 고화질 동영상을 즐길 때는 불리할 수 있으므로 구매 전에 이를 잘 고려해야 할 것이다.
배터리 용량도 잘 살펴봐야
비슷한 사양의 노트북이라도 배터리의 용량은 다를 수 있다. 저용량 배터리는 고용량 배터리에 비해 무게가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외부 전원 없이 구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적으므로 결론적으로는 노트북의 휴대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노트북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몇 개의 셀(Cell: 전력 저장소자)을 탑재했느냐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3셀 배터리를 탑재한 노트북 보다는 4셀 배터리, 6셀 배터리를 탑재한 노트북이 더 나은 배터리 유지 시간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같은 6셀 규격이라도 실제 용량은 다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도시바의 ‘R830’ 노트북과 삼성전자의 ‘시리즈 9’ 노트북은 같은 6셀 규격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R830에 포함된 배터리의 실제 용량은 6140mAh, 시리즈 9에 포함된 배터리의 경우 5520mAh로 차이가 있다. 구매 시 세심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윈도 7 홈프리미엄, 프로페셔널? 무슨 차이?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에는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7 운영체제가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윈도 7은 한 종류가 아니다. 저성능 PC를 위한 윈도 7 스타터, 가정용 운영체제인 윈도 7 홈 베이직과 홈 프리미엄, 전문가용 운영체제인 윈도 7 프로페셔널과 엔터프라이즈, 그리고 모든 기능을 다 가지고 있는 윈도우 7 얼티밋 등 다양한 에디션이 있다. 당연히 윈도 7 스타터가 가장 저렴하고 윈도 7 얼티밋이 가장 비싸다.
현재 판매중인 노트북 중에 가장 많이 탑재되는 것은 윈도 7 홈 베이직과 홈 프리미엄이다. 일반가정에서는 이 정도만 해도 문제가 없지만, 가상 윈도우 XP모드, 파일 암호화, 원격 데스크톱 등의 전문적인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 해당 기능이 필요한 환경에서는 다소 불편하다. 때문에 운이 없으면 만만찮은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상위 에디션의 윈도 7을 구매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업무용으로 쓸 노트북을 구매한다면 반드시 어떤 에디션의 윈도 7이 탑재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포트나 부가 기능의 차이도 세심히 살펴봐야
측면 포트의 종류나 부가 기능의 여부도 따져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 중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USB 2.0 보다 10배 이상 빠르게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USB 3.0 포트를 갖춘 제품이 있다. 또한, HD TV로 노트북의 영상을 출력하고자 한다면 HDMI 포트의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몇몇 노트북의 경우 ODD(CD/DVD 드라이브)를 탈착식으로 설계해 이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제거해 무게를 덜 수 있도록 하기도 하고,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가볍고 강도도 높은 마그네슘 합금 재질의 본체 구조를 갖춘 제품도 있다. 이러한 요소들에 따라 편의성 및 활용성에 큰 차이가 날 수 있으니 노트북 구매 전에 꼭 살펴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