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달린 노트북이 뜬다
기존 PC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새 PC를 장만하고자 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기 마련이다. 다양한 이유 중 가장 첫째 이유를 꼽으라면, 역시 ‘처리 속도’ 문제다. PC에서 사용하는 콘텐츠의 품질이 향상될수록 보다 빠른 처리속도를 갖춘 하드웨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PC 속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부품은 CPU(중앙처리장치)와 램(주기억장치), 그리고 하드디스크(보조기억장치)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 3 부품의 성능이 균형 있게 향상되어야 진정한 속도 향상을 체감할 수 있다.
하지만, (균형 있게 향상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PC 제조사는 CPU나 램의 사양이 높다는 것만 강조하고, 하드디스크에 대해서는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다. CPU는 클럭(동작 속도) 수치를 높여서, 그리고 램은 용량을 확장하는 방법으로 비교적 손쉽게 속도 향상을 꾀할 수 있지만, 하드디스크는 속도 업그레이드 방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대용량 하드디스크라 하더라도 저장 용량이 많아질 뿐, 속도 자체는 저용량 하드디스크와 큰 차이가 없기 마련이다. 내부 디스크의 회전속도가 빠른 하드디스크가 있긴 하지만, 이를 사용해도 체감적인 속도 향상은 미미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아무리 강력한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라도 바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제 속도를 발휘할 수 없다. PC도 마찬가지다. 각 부품을 고르게 향상시키지 않으면, 진정한 성능 향상은 이룰 수 없다. 바꿔 말해 하드디스크의 속도 향상이 곧 PC 전체의 획기적인 속도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최근 하드디스크의 뒤를 잇는 차세대 보조기억장치인 SSD(Solid State Drive)가 주목 받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물리적으로 회전하는 자기디스크를 사용하는 하드디스크와 달리 SSD는 반도체를 사용하므로 데이터의 읽기나 쓰기 속도가 훨씬 빠르다. 그래서 최근 출시되는 PC, 특히 노트북 중에 SSD를 갖춘 제품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다음과 같다.
포티지(Portege) 시리즈는 도시바 노트북 중에서도 고성능과 휴대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제품군이다. 그 중에서도 요즘 팔리고 있는 R830은 최신 CPU인 인텔 2세대 코어 시리즈 등을 탑재하고도 무게는 최저 수준인 1.23kg에 불과하다. 여기에 128GB의 SSD까지 갖춰 대부분의 작업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여기저기 편하게 이동하면서 업무 효율을 높이고자 하는 비즈니스맨에게 잘 어울린다.
애플의 소형 노트북 브랜드인 ‘맥북 에어’ 시리즈 중 최신작이다. 성능보다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이긴 하지만, 128GB의 SSD를 탑재했기 때문에 체감적인 속도는 그다지 느리지 않다. 배터리 사용 시간도 상당히 긴 편이라 야외에서도 부담 없이 오래 쓸 수 있는 것이 장점. 다만, 일반적인 PC에서 많이 쓰이는 윈도우 운영체제가 아닌 맥 OS를 탑재하고 있어서 범용성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고성능 CPU 및 그래픽 칩셋을 갖추고 여기에 64GB SSD까지 탑재한 제품으로, 게임이나 고화질 동영상(영화 등)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어지간한 데스크탑에도 뒤지지 않는 고성능이 장점이지만, 상당히 크고 무거워서 휴대용도로 사용하기 힘들다는 것이 단점이다. 제조사인 MSI의 국내 인지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것도 구매 걸림돌 중 하나다.
바이오(VAIO)Z 시리즈는 소니를 대표하는 노트북 라인업이다. 256GB SSD를 포함해 전반적인 기본 성능이 매우 높으며, 휴대성도 동급 최강이다. 어디 한 군데 단점을 지적하기 힘든 제품이지만 300만 원이 넘는 가격이 다소 부담이긴 하다.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모든 것을 다 가진 노트북을 원한다면 구매 후보에 올려볼 만 하다.
기본 사양만 보면 고성능 보다는 휴대성에 좀 더 비중을 둔 제품이지만, 128GB SSD를 갖춰 속도 쪽도 보강했다. 애플의 맥북 에어 시리즈와 매우 유사한 컨셉을 가지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윈도7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어 범용성은 훨씬 높다. 삼성전자 특유의 충실한 A/S도 충분히 기대할 만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