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가 불편하다? 대체 마우스를 찾아라
PC(Personal Computer: 개인용 컴퓨터)가 처음 세상에 등장한 지 어느덧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하드웨어, 그리고 소프트웨어적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거둔 PC는 이제 국내 1가정 1PC 시대를 넘어 1인 1PC 시대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이렇게 PC 대중화 시대에 맞춰서 키보드/마우스로 대변되는 PC 입력 주변기기도 함께 발전했다. 특히, 윈도(Windows)와 같은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운영체제가 등장하면서, 마우스처럼 화면 여기저기 포인터(Pointer)를 움직일 수 있는 이른바 포인팅 디바이스(Pointing Device)는 이제 PC 입력 도구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마우스나 키보드를 오래 사용하는 사람들 중 일부가 불편사항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바로 ‘손목 터널 증후군’ 때문이다. 이 증상은 마우스나 키보드를 오래 사용하면 손목이 위로 살짝 꺾이기 때문에 신경에 압박이 가해져 뻐근하게 아파오는 증상을 일컫는다. 대부분 마우스 및 키보드용 손목보호대의 형태가 볼록한 이유도 손목을 수평으로 맞춰주기 위함이다.
때문에 이제 사람들은 꼭 마우스를 사용해야 하는 환경이 아니라면, 대체 마우스를 찾아 사용하기도 한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태블릿’이다(타블렛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태블릿의 특징은 펜을 들고 직접 종이에 글을 쓰는 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마우스처럼 팔을 이리저리 휘저어 가며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며, 손목이 꺾일 이유도 없다.
다만, 현재 태블릿은 PC를 이용해 전문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디자이너, 웹툰 작가 등을 제외하면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일반인에게 태블릿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십중팔구 아이패드, 갤럭시탭과 같은 태블릿 PC라고 대답할 정도. 하지만 이제는 기존 태블릿과 달리 좀 더 편리한 기능을 탑재해 일반인이 사용해도 좋을 제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번거로운 케이블은 더 이상 필요 없다
PC를 사용하면서 책상 위를 어지럽게 만드는 각종 케이블은 처치 곤란 대상이다. 눈에 보기도 좋지 않을 뿐더러, 작업 도중 자꾸 손에 걸리는 케이블은 짜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에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선 키보드, 무선 마우스처럼 무선 태블릿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와콤(Wacom)의 뱀부 3세대 태블릿이 대표적이다.
와콤은 이번 뱀부 3세대 태블릿을 출시하며, 무선 연결 지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일반 무선 마우스처럼 USB 동글을 PC에 끼우기만 하면 되며, RF 방식으로 연결된다. 수신 거리는 최대 10m로 뱀부 제품 속에 충전식 배터리와 수신기를 장착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 방식으로 지원해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필요도 없다.
뱀부 3세대 제품은 총 3가지 종류로 출시됐다. 뱀부 펀(Fun), 뱀부 펜 앤 터치(Pen & Touch), 뱀부 펜(Pen)이다. 이 중 뱀부 펜 제품을 제외한 2종이 무선 연결을 지원한다. 다만, 무선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선 액세서리 키트(Kit)를 별도로 구매해야 하며, 출시 가격은 55,000원이다.
꼭 펜만 사용하라는 법 있나? 손가락도 가능하다
태블릿은 꼭 펜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는 편견은 버리도록 하자. 스마트폰, 태블릿 PC처럼 손끝으로 터치해 사용할 수 있는 태블릿이 있다. 뱀부 펜 앤 터치는 펜 입력 말고도 손끝으로 직접 터치하며 조작할 수 있으며, 2개의 터치를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멀티 터치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확대 및 축소, 회전 등의 작업을 간단히 할 수 있다. 또한, 와콤은 뱀부 사용자를 위해 몇몇 간단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사진 및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 그림 그리기 등을 도와주는 이 응용 프로그램은 태블릿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이나 아마추어 디자이너들이 가볍게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태블릿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사용자에게 적합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태블릿, 실효성이 있긴 있는 걸까?
지금 당장 마우스와 태블릿을 두고 고민하는 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직 태블릿은 전문가들이나 사용하는 전유물로 여겨지는 것이 당연지사. 하지만, 실제 태블릿을 옆에 두고 사용해본 이들은 “이제는 마우스가 더 불편해 사용하기가 불편하다”라고 말한다. 물론 이 역시 “그만큼 오래 사용했으니 적응이 되어서 편하게 느끼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이나 마우스에 특화된 작업을 이용하지 않는 이상 태블릿도 훌륭한 대체 도구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직관적인 움직임만으로 보았을 때 태블릿이 마우스보다 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리고 태블릿이라고 마우스로 할 수 있던 작업을 아예 못하는 것도 아니다. 마우스 왼쪽 클릭은 펜으로 태블릿 표면을 한 번 툭 치면 되고, 더블 클릭은 두 번 가볍게 치면 된다. 드래그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가능하다. 또한, 대부분의 태블릿에는 펜에 버튼이 두 개 있는데, 윈도 운영체제일 경우 마우스 왼쪽 더블 클릭과 오른쪽 클릭과 같은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최근 터치 방식 인터페이스를 탑재한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이 출시되면서 사용방식이 크게 낯설지 않은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좀 더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 태블릿이 지금보다 더 대중화될 지도 모를 일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