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이제는 플랫폼으로 전환한다!
2011년 10월 12일, (주)카카오는 홍대 aA 디자인 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카카오톡'을 단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아닌 실시간 메시징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선언한 카카오톡 플랫폼 진화 선언은 쉽게 말해 여러 기업과 브랜드, 앱 개발사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사용자가 필요할 때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이 날 기자 간담회에는 최근 카카오톡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블랙베리'폰의 제조사인 RIM의 아태지역 부사장 '놈 로(Norm Lo)'씨가 참여, 축사를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 초청해 준 카카오 이제범 대표이사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카카오는 한국의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성공을 거두었고, 앞으로도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에 이르러 카카오톡은 SNS 분야에서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라며, "얼마 전부터 블랙베리도 카카오톡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현재 베타 버전으로 서비스 중이고, 올해 안에 블랙베리에 최적화된 카카오톡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블랙베리와 카카오톡은 함께 성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톡 이제범 대표가 직접 카카오톡 플랫폼 서비스의 두 가지 핵심에 대해서 설명했다. 먼저 그는 지금까지 카카오톡이 발전해온 과정에 대해 소개했다.
카카오톡, 해외 진출 선언
이 대표는 "카카오의 기자간담회는 지난번에 1,000만 명 돌파를 기념하며 마련한 첫 번째 자리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 자리에서는 카카오톡이 단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에서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이야기를 전해주고자 한다"라고 말을 꺼냈다.
먼저 그는 카카오톡 사용 수치에 대해서 설명했다. "현재 카카오톡 전체 사용자는 2,500만 명으로, 올해 말에는 3,0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이외에 216개국 해외 사용자는 전체 사용자 중 약 20% 비율로 500만 명에 달한다. 해외 주요 국가별 사용자는 미국 165만 명, 일본 100만 명, 중동 71만 명, 아시아 50만 명, 중화권 45만 명, 유럽 40만 명이다. 카카오톡 사용자의 평균 1인당 카카오톡 친구는 65명이며, 하루 약 6억 개의 메시지를 카카오톡에서 주고 받고 있다. 이제 카카오톡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서비스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앞으로 카카오톡의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해 밝혔다. "카카오는 2011년 7월 26일 일본 법인 설립하고 지난 두 달 동안 일본 진출을 위한 마케팅 및 현지화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른 나라를 위한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영어, 일본어 등으로 서비스하던 카카오톡은 오늘부터 10개국 언어(중국, 태국, 터키, 독일, 프랑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를 더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아이폰, 안드로이드뿐만 아니라 블랙베리 등 다양한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카카오톡의 전체적인 서비스 개선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 초부터 진행했던 '사용자 100가지 기능 개선 프로젝트'를 통해 사용자로부터 6만 건의 개선 사항을 제안 받아 적용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감정 표현 등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이모티콘 추가, 장애인을 위한 보이스 오버 기능, 장년층을 위한 폰트 크기 조절 기능, 메시지 알림 기능 등이다. 또한, '겁나 빠른 황소'로 명명된 프로젝트를 통해 메시지 전송 속도를 약 20배 정도 향상시켰다. 황소 프로젝트는 안정성 확보를 위해 조금씩 적용하는 대상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어서 카카오톡을 플랫폼 서비스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그는 "카카오톡 플랫폼은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말한다. 단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에서 벗어나 카카오톡과 함께할 수 있는 파트너들에게 오픈 플랫폼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친구를 만나다. '플러스친구' 서비스 실시,
이 대표는 카카오톡의 오픈플랫폼 전략으로 ‘플러스친구’와 '카카오링크 2.0'를 소개했다. 플러스친구는 카카오톡에 새로운 여러 업체 및 브랜드 등이 참여해 사용자는 이를 친구처럼 추가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사용자가 친구를 카카오톡에 친구 추가하고 대화를 나누듯,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기업과 친구를 맺고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플러스친구는 사용자가 좋아하는 연예인, 신문/잡지/방송 등과 같은 언론 미디어 등 여러 업체 및 브랜드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쉽게 받을 수 있다. 방법도 어렵지 않다. 과거 친구 추가 방법과 똑같다. 다만, 플러스친구는 사용자가 선택해 친구추가하기 때문에 해당 연예인 또는 업체의 정보가 필요 없다면 언제든지 삭제할 수 있다. 플러스친구로 등록한 목록은 일반 친구처럼 친구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현재 21개의 플러스친구가 대기 중이다. 이들과 친구를 맺으면, 수퍼주니어나 동방신기 등이 아침에 찍은 사진, 유럽 공연 동영상 등을 카카오톡을 통해 받을 수 있고, 무비위크가 보내는 이주의 신작 영화 소식이나 출연 배우의 사진, 동영상 등을 받을 수 있다. 아웃백은 사용자가 있는 곳 주변의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실시간으로 제공해 줄 수도 있다. 이렇듯 21개의 플러스친구들과 함께 좋은 정보를 사용자에게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플러스친구를 추가할 것이며, 사용자의 의견을 받아 발생하는 문제점 등을 고쳐나갈 것이다. 플러스친구는 오늘 오후 2시부터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링크의 업그레이드, '카카오링크 2.0' 발표
이 대표는 플러스친구에 이어서 과거 오픈 API로 제공했던 카카오링크의 업그레이드 버전 카카오링크 2.0을 소개했다. 이전 카카오링크는 카카오톡에서 모바일 웹 형태로만 제공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이번 2.0은 카카오톡에서 해당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바로 연동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카카오톡을 통해 게임을 함께 즐기는 것이다. 앱으로 즐기는 게임을 카카오톡을 통해 친구를 초대하고 함께 할 수 있다. '일루와(illuwa)'라는 앱의 경우, 모임 장소를 지정해서 카카오톡으로 다른 친구에게 전송하면 해당 앱으로 바로 연결해 모임 장소를 확인할 수 있다. 벅스 앱의 경우 카카오톡 친구끼리 음악을 함께 들을 수 있으며, 판도라 TV 앱의 경우 같은 동영상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카카오링크 2.0은 오늘부터 공개되며, 이전과 마찬가지로 오픈 API로 제공되므로 원하는 앱 개발사는 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은 혼자가 아닌 상생의 발전을 추구
마지막으로 카카오 이 대표는 여러 협력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어필했다. 그는 "이러한 카카오톡 플랫폼 전략은 우리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러 협력사와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향후 이러한 플랫폼 전략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한국의 문화가 한류라는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낸 것처럼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해 스마트 한류를 일으키길 바란다. 앞으로 글로벌 모바일 생태계를 추구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카카오톡의 플랫폼 전략은 애플이 창조한 모바일 생태계와 참 많이 닮았다. 최근 IT 업계는 이러한 플랫폼을 제공해주는 형태로 서비스를 하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다만, 카카오톡의 플랫폼 전략은 아직까지 마땅한 수익 구조가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수익 창출에 대해서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은 먼저 플랫폼을 오픈하고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직까지는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이해해달라"라고 말했지만, 언제까지나 무료로만 서비스를 제공할 리는 만무한 것이 사실. 어떤 서비스건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이 될 때, 사용자의 반감이 있기 마련이다. 아직 카카오톡은 앞으로 어떻게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나갈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그리고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태블릿 PC 보급화 이후 불거진 무선 데이터 폭발 현상으로 인해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망중립성 원칙’에 대해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과거 SK텔레콤이 카카오톡 때문에 유발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언급해 화제가 된 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망중립성은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발전을 위한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비단 카카오톡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이 IT 강국으로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피력했지만, 현실을 반영하면 꼭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플러스친구 서비스 중에 연예인들이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등은 이전보다 많은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할 수 있다. 앞으로 이에 대한 대책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이번 카카오링크 2.0과 플러스친구는 대표 SNS인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서 비슷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트위터, 페이스북은 어쨌든(PC용 또는 모바일용) 웹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시간, 장소, 상황 등에 대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알려준다. 다른 SNS보다 조금 더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카카오톡을 통해 온/오프라인의 벽을 허물겠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톡의 플랫폼 전환 선언은 나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단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져가는 것이 사실이니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어 그것을 함께 공유하고, 그 안에서 수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옳은 판단이다. 문제는 어떻게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나가느냐에 있다. 업체가 아닌 일반 사용자도 인정할 수 있는 수익 구조란 그리 많지 않다. 카카오톡이 앞으로 제안하는 수익 모델이 무엇 일지가 궁금하다.
기자간담회 도중 이 대표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카카오톡이 서비스를 시작한 뒤, 이제 카카오톡 사용자는 '문자해'라는 말보다 '카톡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간다고 생각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