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 슈팅게임(슈터게임)
슈팅게임은 액션게임의 하위장르로, 총과 같은 원거리 무기를 사용해 적을 제거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슈팅게임에서는 적도 원거리 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항상 피격에 대비해야 한다. 적을 쓰러트리지 못하면 자신이 쓰러진다. 다른 어떤 게임보다도 순발력과 반응속도가 중요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슈팅게임의 종류
슛뎀업(Shoot 'em up)또는 탄막슈팅
슛뎀업은 가장 일반적인 슈팅게임 중 하나다. 화면 가득히 몰려오는 적들을 소수의 병력으로 맞서야 한다. 적들은 무수히 많은 총알을 비처럼 쏟아내고, 사용자들은 총알 사이를 피해가며 적을 격추시킨다. 그야말로 일당백(一當百)의 싸움이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불리한 싸움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탄환 수에는 제한이 없고 탄환 속도도 적에 비해 매우 빠르다. 위기의 순간에는 폭탄을 떨어트려 적에게 강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적에게 격추될 것을 대비해 여분의 기회가 주어지지만, 이 기회를 다 사용하면 게임이 종료된다.
최초의 슛뎀업은 1960년대에 MIT공대에서 만든 ‘스페이스워(Spacewar!)’다. 이 게임은 바늘 모양의 로켓 ‘니들(needle)’과 쐐기 모양의 로켓 ‘웨지(wedge)’가 서로 총알을 쏘아 전투를 벌이는 단순한 방식이었다. 이 게임은 MIT공대 내부에서 꽤 인기를 얻었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데는 실패했다. 워낙 초기에 등장해 PC가 없는 일반인들이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본격적으로 슛뎀업의 물꼬를 튼 게임은 1978년 뒤늦게 등장한 ‘스페이스 인베이더(Space Invaders)’로, 국내에서도 초창기 오락실을 통해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후 ‘갤러그(Galaga)’, ‘그라디우스(Gradius)’, ‘라이덴(Raiden)’, ‘스트라이커 1945(Strikers 1945)’ 등이 슛뎀업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라이트 건 슈터(Light gun shooter)
라이트 건 슈터는 광센서(light sensors)를 탑재한 총 모양의 콘트롤러를 사용하는 슈팅게임이다. 자기 마음대로 이동할 수 없고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방식이라 ‘레일 슈터(rail shooters)’라고도 부른다. 초기에는 단순히 움직이는 과녁이나 저항하지 않는 동물을 맞추는 형태였지만 시간이 지나고 적들이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슈팅게임의 면모를 갖췄다. 주로 적이 등장한 후 일정시간 내에 명중시키지 못하면 타격을 입는다. 별도의 콘트롤러가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PC 환경에서는 찾기 어렵고, 가정용 게임기나 오락실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최초의 라이트 건 슈터는 1930년대에 등장한 ‘제부르크 레이 오 라이트(Seeburg Ray-O-Lite)’다. 이 게임은 날아다니는 오리를 기계식 총으로 맞춰 떨어트리는 방식이었다. 이후 세가가 ‘페리스코프(Periscope)’, ‘덕 헌트(Duck Hunt)’ 등으로 가능성을 보여줬고, 1994년 3D 폴리곤을 사용한 ‘버추어캅(Virtua Cop)’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타임 크라이시스(Time Crisis)’, ‘하우스 오브 데드(House of the Dead) 등이 인기를 끌었다.
FPS(First-person shooters)
FPS는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슈팅게임이다. 사용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화면에는 아바타의 손과 무기만 등장한다. 사실성이 뛰어나 몰입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으며, 대부분 사용자간 대전 모드를 지원한다. 현재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슈팅게임 장르기도 하다.
FPS의 역사는 1970년대 초 ‘메이즈 워(Maze War)’와 ‘스페이심(Spasim)’에서 출발했으며 1992년 ‘울펜슈타인 3D(Wolfenstein 3D)’으로 본격적인 전성기를 열었다. 이후 ‘둠(Doom)’, ‘레인보우 식스(Rainbow Six)’, ‘콜오브듀티(Call of Duty)’ ‘서든어택(Sudden Attack)’ 등이 인기를 얻었다.
TPS(Third-person shooters)
TPS는 3인칭 시점에서 바라보는 슈팅게임이다. 자신의 아바타를 뒤에서 바라보는 형태다. FPS에 비해 몰입도는 떨어지지만, 시야가 넓어져 전략적인 게임을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임에 따라 장애물을 점프로 뛰어넘거나 탈것을 타고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헤일로(Halo)’나 ‘메탈 기어 솔리드(Metal Gear Solid)’처럼 1인칭 시점을 동시에 지원하는 게임도 다수 있다. 이 때문에 FPS와 TPS를 구분짓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슛뎀업이 지는 해, FPS가 뜨는 해?
한때 아케이드 시장을 평정했던 슛뎀업은 이제 온라인 시장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FPS에 대세를 뺏기고 모바일 시장에서 가끔 모습을 보이는 게 고작이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게임 특성상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라인 게임에 슛뎀업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점차 늘고 있다. ‘발키리스카이’, ‘거울전쟁-신성부활’ 등이 그것이다. 이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MMORPG지만 전투방식은 슛뎀업에서 빌려왔다. 한때 멸종 위기에 처했던 슛뎀업이 FPS 일색인 슈팅게임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