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기능만 쏙쏙 넣은 편리한 막대 - 툴바(Toolbar)

김영우 pengo@itdonga.com

1990년대 이전 까지만 해도 PC를 다루려면 각종 복잡한 명령어를 줄줄 외워야 했다. 당시 사용하던 대부분의 PC는 문자 기반 사용자 인터페이스(TUI: Text User Interface) 운영체제인 도스(Dos)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스크에 들어있는 데이터 목록을 확인하거나 파일 복사를 하려면 ‘dir/w’, ‘copy a:’등의 여러 가지 명령어를 직접 입력해야 했다.

하지만 1995년에 그래픽 기반 사용자 인터페이스(Graphical User Interface)를 가진 ‘윈도(Windows) 95’ 운영체제가 출시되어 기존의 도스를 대체하게 되면서 이런 불편함은 거의 없어졌다. 윈도 95 이전에도 GUI 운영체제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본격적으로 보급되진 못했다. GUI 운영체제는 검은 화면에 흰 글씨만 뜨던 TUI 운영체제와 달리, 화면 곳곳에 시각적인 요소가 배치되어있으므로 마우스로 커서를 움직여 클릭만 해주면 대부분의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다.

‘툴바’와 ‘메뉴’의 차이

이렇게 윈도와 같은 GUI 기반 운영체제, 혹은 응용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각종 시각적인 요소를 위젯(widget)이라고 한다. 각종 버튼이나 메뉴, 아이콘, 슬라이드, 창 등이 대표적인 위젯이다. 그리고 이러한 위젯 중 사용자가 자주 쓰는 기능을 모아 가로나 세로 방향의 막대에 가지런히 배치한 위젯을 툴바(Toolbar: 도구 모음, 도구 막대)라고 한다.

원하는 기능만 쏙쏙 넣은 편리한 막대 - 툴바(Toolbar) (1)
원하는 기능만 쏙쏙 넣은 편리한 막대 - 툴바(Toolbar) (1)

툴바는 주로 창 상단에 위치하는 메뉴(Menu)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메뉴는 해당 프로그램이 가진 거의 모든 기능을 담고 있으므로 원하는 기능을 쓰기 위해서는 몇 번의 선택지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기능을 실행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며, 메뉴 구조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사용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또한, 메뉴는 인터페이스 디자인이나 각 항목의 배치가 고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만 모아둔다거나 잘 쓰지 않는 기능을 생략하는 것이 어렵다.

원하는 기능만 쏙쏙 넣은 편리한 막대 - 툴바(Toolbar) (2)
원하는 기능만 쏙쏙 넣은 편리한 막대 - 툴바(Toolbar) (2)

하지만 툴바의 경우,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 혹은 개발자가 추천하는 기능만을 모아두므로 사용이 편하고 적응하기도 쉽다. 또한, 상당수의 툴바는 사용자가 직접 아이콘 및 버튼의 위치, 혹은 툴 바 자체의 디자인 등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게 되어있다는 점이 메뉴와 다르다. 툴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자주 쓰는 기능을 빠르고 쉽게 실행할 수 있어 그만큼 작업 효율이 올라간다.

웹 브라우저용 툴바의 전성시대

GUI 운영체제 도입 초기 단계인 1990년대까지는 PC가 사무용 기기로 주로 쓰였기 때문에 당시의 툴바는 포토샵(Photoshop)과 같은 그래픽 편집 프로그램이나 오피스(Office)와 같은 문서 작성 프로그램에서 주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와 인터넷이 PC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잡으면서 웹 브라우저(인터넷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등)를 위한 툴바가 다수 등장하기 시작했다.

원하는 기능만 쏙쏙 넣은 편리한 막대 - 툴바(Toolbar) (3)
원하는 기능만 쏙쏙 넣은 편리한 막대 - 툴바(Toolbar) (3)

웹 브라우저용 툴바는 해당 웹 브라우저를 개발한 회사에서 기본 제공하는 것도 있지만 이보다는 외부 업체에서 개발해 배포하는 것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러한 툴바가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 2011년 현재, ‘툴바’라고 한다면 거의 웹 브라우저용 툴바를 지칭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양한 툴바, 각각의 쓰임새

현재 많이 사용되는 툴바 중에는 NHN의 ‘네이버 툴바’, 다음의 ‘다음 툴바’, 구글의 ‘구글 툴바’와 같이 포탈 사이트 운영업체에서 개발해 배포한 것이 특히 많다. 이들은 개발사의 포탈 사이트로 이동하지 않고도 검색이나 메일, 커뮤니티와 같은 개발사의 주요 서비스를 곧장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기본으로 갖춘 것이 특징이다.

원하는 기능만 쏙쏙 넣은 편리한 막대 - 툴바(Toolbar) (5)
원하는 기능만 쏙쏙 넣은 편리한 막대 - 툴바(Toolbar) (5)

그리고 이스트소프트의 ‘알툴바’나 스카이프의 ‘스카이프 툴바’와 같이 응용 프로그램 개발사에서 배포한 툴바도 있다. 이는 자동 로그인이나 웹하드, 인터넷 전화와 같이 해당 개발사에서 출시한 응용 프로그램을 빠르고 편하게 이용하게끔 돕는 것이 주요 기능이다. 그 외에 증권 회사나 쇼핑몰, 언론사 등에서 배포한 실시간 소식 제공용 툴바도 다수 나와 있다.

위와 같이 툴바는 각 업체들의 주요 서비스에 대한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개발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시중에 워낙 많은 툴바가 등장하다 보니 제한된 기능 만으로는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기 힘들게 되었다. 그래서 최근 등장하는 툴바는 각 개발사의 주력 서비스 외에도 타사 툴바의 기능 일부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으며, 화면 캡쳐, 웹 사이트 번역, 사전과 같은 부가 기능을 함께 갖춘 경우가 대부분이다.

쓰지 않는 툴바는 과감히 지워라

툴바는 잘 활용하면 유용한 것이 사실이지만, 웹 브라우저를 실행할 때마다 항상 상주하면서 시스템 자원(CPU, 메모리 등)의 일부를 점유하기 때문에 해당 PC의 성능, 특히 웹 브라우징 속도나 용용 프로그램의 실행 속도를 저하 시키기도 한다. 특히, 여러 개의 툴바가 함께 설치된 PC는 인터넷 서핑 자체가 힘들어질 정도로 속도가 느려지기도 하므로,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기능이 무엇인지 신중히 고려해서 꼭 필요한 툴바만 설치하는 것이 좋다.

PC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의 PC를 살펴보면 3~4개의 이상의 툴바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상당수의 툴바가 사용자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몇몇 인기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 덩달아 설치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 무조건 ‘다음’만 눌러 설치를 진행하기보다는 설치 과정 중간에 나오는 설치 옵션을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이스트소프트의 파일 압축 프로그램인 ‘알집’은 설치 과정에서 동사의 툴바인 ‘알툴바’를 함께 설치 하는 옵션이 기본값으로 설정되어있다.

원하는 기능만 쏙쏙 넣은 편리한 막대 - 툴바(Toolbar) (5)
원하는 기능만 쏙쏙 넣은 편리한 막대 - 툴바(Toolbar) (5)

그리고 일부 툴바의 경우 바이러스나 악성코드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무차별적으로 광고 메시지를 출력하는 것도 있다. 따라서 툴바를 설치할 때는 해당 툴바의 개발사가 얼마나 신뢰할 만한 곳인지를 조사해 보고, 해당 툴바를 써본 다른 사용자들의 의견도 참고해 보는 것이 좋다. 갑자기 PC가 느려지거나 오작동을 일으킨다면 윈도우 제어판의 ‘프로그램 제거’ 항목을 살펴보자. 쓰지 않는 툴바, 혹은 자신이 설치한 기억이 없는 툴바의 목록이 몇 개씩 있을 가능성이 크니 이들을 과감히 삭제하도록 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