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 ‘Nikon 1’ 출시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진출
2011년 9월 21일, 니콘이미징코리아(대표 우메바야시 후지오, www.nikon-image.co.kr)는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렌즈 교환식 카메라 브랜드인 'NIKON 1(이하 니콘1)'을 선보였다. 이 날 행사장에서는 니콘1 신제품 카메라 2종, 전용 렌즈 4종과 함께 다양한 액세서리가 공개되었다.
이번에 발표한 니콘1은 니콘의 광학기술과 NIKKOR 렌즈 기술 등을 탑재한 새로운 프리미엄 카메라 브랜드이다. 이로서 니콘은 기존 DSLR(디지털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 카메라 브랜드 ‘D’와 콤팩트 카메라 브랜드 ‘COOLPIX’를 포함, 총 3개의 카메라 브랜드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다. 특히, 이 날 기자간담회에는 니콘의 대표 우메바야시 후지오와 하시모토 노부오 매니저가 참석해 직접 제품과 니콘1 브랜드 컨셉에 대해서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니콘 우메바야시 대표는 “니콘1은 0에서 1을 만들어 새로운 시작을 하듯, 디자인부터 기능까지 카메라를 구성하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로 설계해 제작한 카메라이다”라며, “1959년 니콘이 최초로 개발한 SLR 카메라 이후 약 50년 만에 카메라 바디와 렌즈 등으로 구성한 카메라 시스템 전체를 새롭게 개발해 선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하기 편리한 카메라가 니콘1이다
니콘1은 다양한 색상과 작은 크기의 디자인을 갖췄으며 사용하기 편한 인터페이스를 탑재해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촬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언제 어디서나 부담 없이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크기와 무게를 줄여 휴대하기 편리한 것도 주요 장점. 니콘측은 “다양한 색상과 심플한 외관 디자인은 패션 아이템으로 사용해도 무방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우메바야시 대표는 “디자인과 조작성을 향상시킨 니콘1 런칭을 통해 급증하고 있는 20~30대 여성 고객층을 잡겠다. 이를 통해 DSLR 카메라를 포함한 국내 렌즈 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젊은 여성 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한 스트랩, 케이스, 전용 가방 등의 액세서리 라인업도 강화해 패션 아이템으로 손색없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니콘 1에는 새로운 렌즈 마운트 규격인 ‘1 NIKKOR 마운트’가 탑재된다. 그렇다고 기존 NIKKOR 렌즈와 호환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별도의 어댑터를 이용하면 어안, 광각, 망원, 줌, 마이크로 렌즈 등 국내에만 60여종이 출시된 다양한 NIKKOR 렌즈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이어서 우메바야시 대표는 니콘1 발표와 함께 렌즈 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1위 자리로 도약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도 공개했다. 니콘1 브랜드 런칭과 함께 최다 물량의 TV CF를 진행하는 한편, 팝업 스토어, 대규모 소비자 체험 행사, 마이크로 사이트 오픈, 브랜드 어플리케이션, 디자인 공모전 등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니콘1 시리즈의 첫 제품, J1과 V1
이어서 우메바야시 대표는 니콘1 시리즈의 첫 제품, ‘Nikon 1 J1(이하 J1)’과 ‘Nikon 1 V1(이하 V1)’을 소개했다. 두 제품은 불필요한 요소를 최소화해 직관적인 디자인을 채택, 사용자가 쉽고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고려한 것이 특징. 그리고 전용 렌즈와 스트랩 등이 카메라와 같은 색상으로 출시되어 사용자가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두 제품 모두 작고 가벼워 사용하는데 부담이 없다. J1의 크기는 106 x 61 x 29.8mm, 무게는 234g(배터리 제외)이고, V1의 크기는 113 x 76 x 43.5mm, 무게는 294g(배터리 제외)에 불과한 수준이다. 여기에 피사체 추적이 뛰어난 ‘촬상면 위상차 AF(Auto Focus)’ 기능과 어두운 장소에서도 정밀한 ‘콘트라스트 AF’ 기능을 더한 ‘어드밴스트 하이브리드 AF’ 시스템을 도입해 최고 수준의 속도를 자랑하는 AF와 세계 최다인 73 포커스 포인트를 구현했다. 니콘 측에 따르면 초당 약 10장의 고속 연속 촬영이 가능하며, AF를 고정한 경우에는 초당 약 60장의 속도로 연속 촬영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새로운 신기술도 적용했다. 유효 화소수 1010만 화소의 새로운 CX 포맷 CMOS 이미지 센서와 니콘이 개발한 화상 처리 엔진 ‘엑스피드3(ECPEED 3)’를 탑재했다. 또한 내장 마이크만으로 스테레오 음성 녹음도 가능하다.
환경에 따라 최적의 감도나 노출을 설정하는 임의 장면 모드도 탑재했다. 그리고 초당 30프레임 1920x1080 화면 사이즈의 풀 HD 동영상을 최대 20분까지 연속 촬영할 수 있으며, 화상 편집, 슬로우 모션 촬영도 할 수 있다. 또한, 동영상을 촬영하는 도중에도 필요한 순간을 사진으로 촬영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동영상을 찍다가 사진을 찍기 위해 바꿀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J1에는 약 46만 화소의 광시야각 3인치형 TFT 액정 모니터를, V1에는 약 92만 화소의 광시야각 3인치형 TFT 액정 모니터를 탑재했으며, 특히 V1은 시야율 약 100%, 약 144만 화소의 고해상도 전자 뷰 파인더(EVF)도 탑재했다. ISO 감도는 100부터 3200까지 지원하며, 최대 6400까지 올릴 수 있다.
두 제품은 총 4개의 촬영 모드를 지원한다. ‘스마트 포토 셀렉터 모드’, ‘모션 스냅 샷 모드’, ‘정지영상 촬영 모드’, ‘동영상 촬영 모드’ 중 원하는 촬영 모드로 다이얼을 돌리기만 하면 그만이다. 복잡한 설정이 필요 없어 카메라 초보자나 여성 사용자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 포토 셀렉터 모드와 모션 스냅 샷 모드는 니콘이 처음으로 탑재한 기능이다.
스마트 포토 섹렉터 모드는 셔터 전후를 자동으로 촬영해 카메라가 자동으로 베스트 사진을 골라주는 기능이다. 이 모드로 촬영하면 20장을 촬영해 가장 촬영이 잘된 사진 1장과 후보 사진 4장을 찾아낸다. 잘된 사진을 고르는 기준도 세분화되어 있다. 눈을 감거나 표정이 일그러진 사진 등을 알아서 카메라가 골라내 주는 것. 때문에 연사로 촬영한 많은 사진을 일일이 확인하며 선택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모션 스냅 샷 모드는 셔터 전후 1초 동안의 순간을 슬로우 모션 동영상으로 촬영할 수 있다. 그리고 모션 스냅 샷 화상을 재생하면 최초 동영상은 슬로우 모션으로 2.5초 동안 재생되고, 재생 시 내장 BGM을 추가할 수 있다.
별도로 제공하는 ‘쇼트 무비 크리에이터(Short Movie Creator)’는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간편하게 편집할 수 있는 동영상 편집 소프트웨어다. 사진과 동영상을 선택하고 원하는 음악을 추가해 기본 제공하는 4가지 영상 효과를 적용하면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제작할 수 있다.
J1은 화이트, 블랙, 실버, 레드, 핑크의 5가지 색상으로, V1은 블랙, 화이트 색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출시 시기는 오는 10월 20일로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니콘1 전용 1 NIKKOR 렌즈 4종
이번에 선보인 ‘1 NOKKOR’ 렌즈는 표준 줌 렌즈 ‘1 NIKKOR VR 10-30mm f/3.5-5.6’, 먼 곳을 촬영할 수 있는 콤팩트 망원 줌 렌즈 ‘1 NIKKOR VR 30-110mm f/3.8-5.6’, 광각 촬영에 적합한 단초점 렌즈 ‘1 NIKKOR 10mm f/2.8’, 동영상 촬영에 적합한 고배율 줌 렌즈 ‘1 NIKKOR VR 10-100mm f/4.5-5.6 PD-ZOOM’ 등 4종이다.
니콘은 J1과 V1을 4종의 렌즈와 함께 KIT 구성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J1은 화이트, 블랙, 실버, 레드 색상의 표준 줌 렌즈, 단 렌즈, 더블 렌즈, 더블 줌 렌즈 KIT 구성과 한정 수량으로 핑크 스페셜 KIT으로 구성되며. V1은 블랙, 화이트 색상 모두 표준 줌 렌즈, 단 렌즈, 더블 렌즈, 더블 줌 렌즈 KIT 구성으로 판매한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현장에서 직접 살펴본 J1과 V1은 확실히 작고 아담한 외형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다섯 가지 색상으로 출시한 J1은 니콘이 주장하는 패션 아이템이라고 불러도 무방했다. 다만, J1과 V1 모두 생각보다 무게가 꽤 나간다. 작은 콤팩트 카메라 정도의 크기로 인한 착각 때문인지 몰라도 의외로 묵직한 느낌을 받았다.
실제 행사장을 직접 찍어본 사진은 꽤 만족스러웠다. 모든 촬영 모드로 다 촬영해 본 것은 아니지만, 기본 촬영 모드로 어두운 행사장을 찍어도 꽤 밝게 나온다. 요즘은 카메라가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낸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을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을 정도였다. 간편화된 설정 메뉴와 구성도 조작이 어려운 DSLR 카메라와 구분되는 장점이다. 속된 말로 그냥 셔터만 누르면 끝이다.
다만, 기존 다른 회사의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했을 때 사용자 인터페이스, 센서의 크기, 사진 촬영 효과 등에서 크게 다른 점이 없다. 오히려 니콘1 제품에 탑재된 CX 포맷 CMOS 센서 크기(13.2x8.8mm)는 다른 회사의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보다 작은 편이다. 이에 대해 우메바야시 대표는 “센서의 크기나 높은 화소 수가 사진 품질을 높이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라며, “니콘1의 센서 크기와 화소 수는 우리가 생각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형태로 출시했다”라고 자신했다. 덧붙여 그는 “너무 큰 센서는 제품 크기와 무게의 균형을 깨트릴 수 있다. 그리고 렌즈와의 호환성 등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뒤늦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한마디 덧붙였다. 그는 “니콘은 약 4~5년 전부터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타사가 선행해서 판매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이를 테스트 기간이라고 생각했다. 적절한 출시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다고 생각해달라. 이번 니콘1 출시를 통해 니콘은 한국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30%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많이 지켜봐달라”라고 말했다.
확실히 니콘1은 기존 니콘이 내놓았던 DSLR 카메라나 콤팩트 카메라와는 엄연히 다른 카메라였다. 니콘이 상반기 내세웠던 연중 캠페인 ‘A Shot A Day’가 생각난다. 사용하기 어려운 카메라가 아니라 조작이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를 선보이겠다는 전략 말이다.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첫 도전하는 니콘의 발걸음이 어떤 발자국을 남길지 기대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