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미니 초보자를 위한 작은 팁
적어도 국내 시장에서 애플 맥 제품군(맥북 프로, 아이맥 등)이 지금처럼 큰 관심을 받았던 적이 있었을까?
그 동안 맥 제품군(맥북 프로, 아이맥 등)은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나 동영상 편집자 등 특정 업무 분야 종사자들만이 사용했을 만큼 판매 대수가 소수에 불과했다. MS 윈도우 환경에 익숙한 일반 소비자에겐 관심의 대상도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맥 제품군에 대한 일반 사용자의 관심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이는 실제 구매로도 이어지면서 그 시장 공급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맥 제품군이 인기있게 된 주된 이유는 십중팔구 아이폰과 아이패드 때문이라 판단된다. 이들 모바일 기기의 인기로 일반 소비자들도 ‘애플’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제품에 대한 관심과 호평이 자연스레 애플의 다른 제품에까지 전파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윈도우 운영체제만 접하던 일반 사용자에게 애플 맥 OS X 환경은 신선함 그 자체였을지도 모른다.
이에 여기에서는 애플 맥 제품군 중 ‘맥 미니’에 대해 알아본다. 맥 미니는 맥 제품군 중에서 가장 최근에 출시된 제품으로, 기존 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750,000원)과 작고 아담한 크기로 디자인 전문가보다는 일반 사용자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맥 미니, 이름만큼 작고 가벼워
맥 미니를 일반 PC(윈도우 운영체제가 설치된 PC)와 비교한다면 데스크탑에 가까운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만 연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기는 우리가 늘 보던 일반 데스크탑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다. 손바닥만한 크기에 무게도 1.2Kg으로 가벼워 노트북처럼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다(13인치 노트북 형태의 맥북 에어 무게가 1.35Kg이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다른 맥 제품군과 마찬가지로 심플, 간결 그 자체다. 제품 상단에 사과 마크(맥북 에어 등과 같이 빛이 들어오지는 않는다)만이 존재할 뿐 이외에 어떤 문양이나 버튼도 보이지 않는다. 주변기기를 연결하기 위한 포트(전원버튼도 포함)는 모두 후면에 있고, 제품 전면에는 전원이 들어왔는지 표시하는 LED와 리모컨 수신을 위한 수신부만 위치해 있을 뿐이다.
후면에는 키보드와 마우스, 모니터 등을 연결하기 위한 각종 포트가 마련되어 있다. 일반 데스크탑에 비해 그 수는 많지 않지만 그렇다고 크게 부족한 것도 아니다. 무선 랜과 블루투스도 내장되어 있고, HDMI 포트(HDMI-DVI 어댑터 기본 제공)와 유선 랜 포트, 4개의 USB 2.0 포트, SDXC 카드 슬롯도 마련돼 있다. 이외에 USB 2.0(480Mbps)보다 약 20배 빠른(이론적 수치)선더볼트(10Gbps) 포트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선더볼트 포트는 현재(2011년 9월) 이를 지원하는 제품이 많지 않아 활용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선더볼트 포트를 통해 애플 시네마디스플레이와도 연결할 수 있다).
맥 미니에는 스피커도 내장되어 있다. 체구는 작지만 PC가 갖추어야 할 대부분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스피커 출력 품질은 그다지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노트북이나 모니터에도 스피커가 내장되곤 하는데 이들 보다는 양질의 사운드를 출력하는 듯하다. 물론 고급 사운드를 기대할 정도로 풍부하진 않지만, 간단하게 음악이나 게임을 즐기기엔 부족함 없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1~2만 원대의 저가 스피커를 따로 사용하거나 구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키보드와 마우스 설정 필요
맥 미니를 구매했다면 먼저 키보드부터 설정하는 것이 좋다. 일반 키보드는 물론 맥 전용 무선(유선 포함) 키보드도 마찬가지다. 맥 OS X 운영체제의 한글 입력 방식이나 키 배열이 윈도우 운영체제와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윈도우에선 ‘복사’와 ‘붙여넣기’, ‘모두선택’ 등은 ‘컨트롤(Control)’키와 함께 ‘C’,‘V’, ‘A’키를 조합하여 처리하는데, 맥 OS X(맥용 키보드)에선 컨트롤키가 아닌(컨트롤키가 있긴 하다) ‘커맨드(Command)’키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일반 키보드를 맥 미니에서 사용하려면, 컨트롤키가 아닌 윈도우키를 눌러야 한다(윈도우키가 맥용 키보드의 커맨드키 역할을 한다).
아울러 한글/영어 전환은 하나의 키가 아닌, 커맨드키(일반 키보드는 윈도우키)와 스페이스바를 함께 눌러야 한다(단축키처럼 말이다).
이 때문에 맥 미니를 사용하기 앞서 키보드 설정부터 바꿔야 사용 상 혼란이 없다. 또한 일련의 키보드 설정을 통해(일반 컴퓨터처럼) 키 하나로 한글/영어 전환도 가능하다. 단 일반 키보드의 한/영 키로는 불가능하고(맥 OS X에는 일반 키보드의 한/영키를 인식하지 못한다)알트(alt) 키로 이를 대체할 수 있다. 한편 맥용 키보드는 한/영키가 따로 없지만, 스페이스바 우측 커맨드키(일반 키보드의 한/영키와 동일한 위치)를 한/영키로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키하나로 한글/영어 전환이 가능하도록 하려면, ‘바람입력기’나 ‘KeyRemap4MacBook’ 유틸리티를 설치하면 된다(모두 무료이며 인터넷에서 검색한 후 둘 중 하나만 설치하면 된다).
먼저 KeyRemap4MacBook의 경우,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우측 상단에 네모 모양의 아이콘이 생기는데, 이를 클릭하면 3개의 메뉴가 열리게 되고 이중 세 번째 메뉴를 클릭하면 프로그램이 실행된다.
이후 검색란에‘Option_R to’로 검색하면 창 하단에‘When you type Option_R only, send Command+Space’ 옵션이 표시되고, 이를 선택한 뒤 검색창 우측에 있는 ‘show enabled only’를 체크하면 우측 알트키(일반 키보드)로 한글/영어 전환이 가능하다(맥용 키보드라면 우측 커맨드키).
한편 바람입력기 프로그램은 약간 다르다.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시스템 환경설정에 있는 ‘언어 및 텍스트’ 설정에 들어가 입력소스에서 ‘바람입력기’를 선택해야 한다.
이후 ‘손쉬운 사용’(사용자 환경설정에 있다)에 들어가면, 키보드탭 하단에 위치한 ‘보조 장비에 대한 접근 활성화’옵션을 볼 수 있다. 이를 선택하고, 바람입력기 환경설정에서 한영 전환 단축키 옵션을 ‘오른쪽 커맨드’로 바꿔주면 된다. 여기서 오른쪽 커맨드 키는 일반 키보드의 윈도우키를 말한다. 즉 일반 키보드에서 윈도우키를 누르면 한글/영어 전환이 되고, 맥용 키보드라면 우측 커맨드키를 누르면 되는 것이다.
위와 같이 한글/영어 전환 문제를 해결했다면, 다음엔 마우스의 휠 옵션을 변경하는 것이 좋다. 윈도우에서 마우스 휠을 위로 돌리면 페이지가 위로 올라가고 아래로 돌리면 페이지가 아래로 내려가지만, 맥 OS X(정확히는 라이온부터)에서는 그와는 반대로 동작한다. 이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터치방식(손가락 제스처)에서 따왔기 때문이다.윈도우와 같은 휠 동작을 원한다면 마우스 옵션에서 ‘스크롤 또는 탐색할 때 손가락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콘텐츠 옮기기’ 옵션을 해제하면 된다.
맥용 게임도 있나?
맥 미니의 사양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인텔 2세대 코어 i5 프로세서를 탑재해, 크기는 작지만 성능은 중급 데스크탑 PC와 견줄 만하다. 맥 미니는 코어 i5의 동작 클럭에 따라 두 가지 모델로 나뉘는데, 2.3GHz와 2.5GHz 프로세서로 구분되며, 메모리의 용량과 그래픽 칩셋도 각각 다르다(맥북과 달리 메모리는 사용자가 직접 교체할 수 있다).
그래픽 칩셋의 경우 코어 i5-2.3GHz 모델이 인텔 HD 3000 내장 그래픽을, 코어 i5-2.5GHz 모델은 AMD 라데온 HD 6630M을 탑재했다. 그래픽 성능 차이에서 AMD 라데온 HD 6630M이 단연 우세하지만, 인텔 HD 3000 내장 그래픽 또한 나쁘지 않은 성능을 갖추고 있으니 맥용으로 출시된 게임이라면 큰 무리없이 즐길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더군다나 맥용 게임은 대부분 그리 높은 사양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맥용 게임은 그 수가 많지 않지만 예전보다 늘어난 게 사실이다. 또한 ‘스팀’(Steam) 서비스를 통해서 맥 전용 게임을 손쉽게 찾아 즐길 수 있게 됐다. 대작 게임인 ‘문명 5’나 ‘스타크래프트 2’,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어쎄신크리드’ 등은 이미 출시됐고, 이후 ‘디아블로 3’도 추가될 예정이라 맥용게임에 대한 목마름은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한다.
맥 미니와 동기화하니 아이폰에 없던 기능이?
윈도우 운영체제가 자사 오피스 제품군과 유연하게 결합되듯 맥 미니 또한 애플의 다른 제품과 최적의 궁합을 발휘한다. 특히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맥 미니와 동기화할 경우 윈도우 동기화 때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메뉴가 추가된다(다른 맥 제품군도 동일).
다만 동기화했다고 해서 무조건 생성되는건 아니고, 맥 미니에 기본으로 제공되는 iPhoto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진을 관리하고 있다면 아이폰과 동기화 시 사진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에 ‘이벤트’와 ‘얼굴’이라는 메뉴가 추가된다. iPhoto는 사진 속 인물 정보를 관리하고, 각 이벤트 별로 사진을 나눌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되는데, 이것이 아이폰의 사진 어플과 연동되는 것이다. 물론 동기화 시 사진관리 대상을 iPhoto로 설정하지 않으면 아이폰에 새로운 메뉴가 나타나지 않는다.
꼭 이 때문이 아니더라도 아이폰을 맥 미니와 동기화하면 주소록 관리나 캘린더, 메일 관리 등이 매우 간편해지고, 음악 재생이나 중지 등도 아이폰으로 직접 제어할 수 있다.
매직 트랙패드는 ‘필구’해야 할 듯
필자는 맥북 에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 덕에 맥 미니를 사용하는데 별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인터넷을 서핑 하는 것도, 사진을 보는 것도, 간단한 작업을 처리하는 데도 불편하고 답답한 느낌이 있었다. 이유는 터치방식의 입력기기가 맥 미니에는 없기 때문이다.
맥북 에어 등은 인터넷을 서핑할 때도 마우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터치 패드나 매직 트랙패드, 매직 마우스 등이 제공되어 손가락만으로 ‘뒤로가기’나 ‘앞으로가기’, ‘다른 창 선택’ 등을 무난하게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하듯 두 손가락을 오므리거나 펼치면 된다. 게다가 이번에 업데이트된 맥 OS X ‘라이언’부터는 이러한 터치 제스처 동작 기능이 몇 가지 더 늘었다. 마우스의 필요성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맥 미니를 키보드와 마우스만으로 사용하는 것은 터치 패드보다 오히려 불편할 수도 있다(특히 맥북 사용자라면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라도 맥 미니는 매직 트랙패드가 꼭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추가 비용(9만 5천원)이 발생하지만, 매직 트랙패드가 없으면 맥 OS X 특유의 간편함과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도 경험할 수 없을 뿐더러 여러 작업에 있어서도 번거로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향후 맥 미니에 매직 트랙패드가 기본으로 제공되기 전까지는 매직 트랙패드를 구매하는 것이 맥 미니를 보다 ‘애플’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글 / IT동아 천상구 (cheonsg@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