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사무실에서 케이블을 없애라!
직원 10명 이하의 소규모 사무실, 혹은 가정에서 사무를 병행하는 소호(SOHO: Small Office, Home Office)족이 아닌 이상, 일반적인 사무실이라면 항상 케이블과의 ‘전쟁’에 시달리곤 한다. 1 직원 1 PC는 기본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한 직원이 2대 이상의 PC를 쓰기도 하며, 업무 공유를 위해 PC간, 그리고 PC와 프린터 간 네트워크를 구성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사무실은 당연히 각종 케이블이 뒤엉킨 ‘구렁이 굴’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각종 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무선 방식의 IT기기가 하나 둘 등장하고 있어 이를 사무실 환경에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무실에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무선 기기는 노트북, 데스크탑, 프린터, 복합기 등이며, 최근에는 모니터나 빔프로젝터와 같은 영상 기기도 무선화의 물결에 몸을 실었다. ‘케이블 해방’의 실현을 띄고 태어난 무선 IT 기기들은 무엇이 있으며, 어떤 기준을 두고 선택해야 할지 살펴보자.
노트북이라면 무선은 기본, 데스크탑도 당연히 가능?
2000년대 이후에 출시된 노트북은 대부분 무선 랜(와이파이) 기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이것 저것 연결할 것 없이 노트북 몇 대,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무선 공유기 한 대만 있으면 간단히 사무실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단 의미다.
비용 문제 때문에 노트북이 아닌 데스크탑을 주로 쓴다면 무선 랜 카드 구매를 고려해보자. 가격은 2~3만원 정도라서 큰 부담이 되지 않으며, 일단 장착하면 노트북과 다름 없이 무선 랜 기능을 쓸 수 있다. 무선 랜 카드는 외부의 USB 포트에 꽂아 사용하는 USB 타입, 그리고 본체 내부에 직접 장착하는 PCI 카드 타입이 있다. USB 타입은 누구나 간단한 장착할 수 있는 것이 장점, PCI 타입은 USB 타입에 비해 속도나 안정성이 우수한 것이 장점이다.
무선 랜 기능이 있는 노트북이나 무선 랜 카드를 구매할 때는 최신 규격인 ‘802.11n’ 규격을 준수하는지 반드시 확인하자. 이전에 사용하던 802.11g 규격은 최대 54Mbps의 속도밖에 내지 못하지만 802.11n 규격은 150~300Mbps의 통신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사무실에 무선 랜 네트워크를 구성(유무선 공유기 사용)할 때는 보안을 위해 반드시 접속 암호를 설정하도록 하자.
프린터, 복합기도 무선 네트워크 시대
몇 년 전만 해도 사무실에서 프린터를 공유하려면 무조건 프린터 서버용 PC 한 대를 프린터에 연결하고 항상 켜 두어야 했다. 프린터에 자체에 네트워크 기능이 없으니 외부 PC에 있는 네트워크 기능으로 대신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프린터와 거의 비슷한 구조를 가진 복합기(프린터 + 스캐너 + 복사기의 기능을 동시에 갖춘 기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매우 최근 나오는 프린터(혹은 복합기)는 일부 저가형 제품을 제외하면 네트워크 기능을 갖추고 있어 프린터와 공유기를 랜 케이블로 연결하면 해당 공유기와 접속한 PC는 모두 프린터를 함께 쓸 수 있다. 여기에 무선 랜 기능을 갖춘 프린터나 복합기라면 금상첨화다. 이 경우 사무실의 가운데에 무선 공유기를 설치한 뒤, 주변에 프린터 및 PC 등을 배치하고 무선 랜에 접속하면 복잡한 랜 케이블 포설 없이 프린터 공유는 물론, PC간의 데이터 공유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프리젠테이션을 보다 편리하게, 무선 프리젠터
프리젠테이션(Presentation, 시청각 발표)은 업무용 노트북의 주된 용도 중의 하나다. 화면이 클수록 프리젠테이션의 효과가 큰 만큼, 요즘에는 빔 프로젝터를 이용한 프리젠테이션이 많이 이루어지곤 한다. 그런데 문제는 빔 프로젝터의 위치다. 빔 프로젝터는 큰 화면을 투사하기 위해 발표자와 상당히 떨어진 곳에 위치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 때는 빔 프로젝터 근처에 노트북을 둔 뒤 ‘무선 프리젠터’를 이용해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면 상당히 편리하다. 무선 프리젠터는 키보드와 마우스의 기능 중 프리젠테이션에 주로 쓰는 기능만 모아놓고 이를 무선화한 기기다. 즉 슬라이드 넘기기, 확대와 축소, 그리고 레이저 포인터 기능 등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이젠 영상과 음성까지 케이블 연결 없이? 인텔 와이다이(WiDi) 기술
다만, 경우에 따라서는 노트북의 화면을 직접 보고 조작하면서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이 때는 별 수 없이 발표자가 빔프로젝터 근처에 가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거나, 길다란 영상 출력 케이블을 써야 할 것이다. 이를 개선코자 올해 초에 인텔(Intel)사가 무선 디스플레이(Wireless Display), 이른바 ‘와이다이(WiDi)’ 기술을 발표했다. 와이다이란 케이블 연결 없이 노트북의 영상 및 음성을 모니터나 TV, 혹은 빔프로젝터로 전송하는 기술이다.
무선 전송이라고는 하지만 풀HD급의 고화질 영상과 5.1채널 입체음향 전송이 가능하며, 무선 랜의 범위가 닫는 곳이라면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곳까지 영상과 음성 전송이 가능해 프레젠테이션용으로 쓰기에 ‘딱’이다. 특히 프로젝터가 천장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에 매우 유용하다. 와이다이 기능을 쓰려면 인텔 2세대 코어 CPU와 인텔 내장 그래픽, 그리고 인텔 무선 랜 카드를 함께 갖춘 노트북이 필요하며, 와이다이 신호를 받을 수 있는 수신기를 따로 구매해 디스플레이 기기(빔프로젝터나 TV)에 연결해야 한다.
이젠 랜 케이블로 전력까지 공급한다? ‘UPOE’ 기술
지난 7월, 삼성전자는 UPOE(Universal Power Over Ethernet)라는 새로운 기술을 탑재한 모니터를 공개했다. UPOE란 네트워크 전문 기업인 시스코(Cisco)가 개발을 주도하고 여기에 삼성전자가 협력해 탄생한 기술로, 네트워크용 랜 케이블을 이용해 전력까지 공급한다는 것으로, UPOE 기술이 적용된 기기는 별도의 전원 케이블을 꽂을 필요가 없다.
물론 여전히 유선 랜 케이블은 꽂아야 하며, 최대 전력 공급량이 60와트(W) 정도라 현재로서는 노트북이나 모니터 정도의 기기만 구동할 수 있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그리고 이제 막 시제품이 발표된 상태라 UPOE 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아직 구매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기술이 실용화 되어 널리 퍼진다면 케이블의 수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