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보상금 3천 원, 그런데 이제는 끝일까?
“명관씨, 이거 안된다?”
지난 2일, IT동아 김기자는 아침 출근 후, 사용하던 갤럭시U를 쳐다보며 한마디 말을 내뱉었다. 출근 길에 확인해보니 데이터 통신이 죽었다는 것. 그나마 음성 통화는 된다며 위안을 삼던 그는 주로 이용하던 스마트폰 카페에 들어가 새로운 사실을 접했다. 전국의 LG유플러스 이동통신 사용자들이 동일한 장애를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연이어 장애 소식이 기자 메일로 들어왔고, 곧이어 관련 뉴스로 사실 확인이 되었다. 순간 떠오른 생각은 하나였다. ‘터질 것이 터졌구나’
오전 8시부터 발생한 이날 장애는 저녁이 되어서야 복구되었다. LG유플러스가 밝힌 이날의 3G 데이터 망 장애의 원인은 ‘순간적으로 증가한 데이터 트래픽’ 때문이다. 망 장애가 발생하기 이전, 약 5분 동안 평소보다 5배 증가한 착신시도가 발생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서 과부하가 발생했다는 것. 그리고 망 장애가 발생하고 난지 하루가 지난 후에 보상책도 빠르게 내놓았다. 스마트 요금제 가입자 및 스마트폰 데이터 정액제 가입자는 3천 원, 피처폰 데이터 추가 요금제 및 데이터 정액제 가입자는 2천 원을 받을 수 있으며, 기타 데이터 요금제(안심정액데이터 및 법인) 가입자는 기본료에 따라 보상 금액이 산정된다. 일반 요금제(종량제) 가입자는 1천 원 상당의 무료 문자 50건을, 청소년 요금제 사용자는 1천링(1천 원 상당)을 보상 받을 수 있다.
데이터 폭발(Data Explosion)
스마트폰, 태블릿 PC의 보급 이후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한 무선 데이터 트래픽 현상을 관계자들은 ‘데이터 폭발(Data Explosion)’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데이터 폭발 현상의 시발점은 각 이통 3사가 실시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서비스 이후다. 해당 서비스 실시 이후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대부분의 가입자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선택을 당연시하게 되었다. 이렇게 늘어난 무제한 데이터 사용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이동통신망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각 이통사는 나름의 대책을 세워 발표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빠른 4G 망 도입을 선언했고(LTE), KT는 3W 네트워크 즉, 와이파이(WiFi)+와이브로(WiBro)+3G망(WCDMA) 전략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통사의 이러한 대책도 증가하는 무선 데이터 트래픽을 전부 수용하기에는 부족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보급화 이후 기기에 맞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들이 등장했기 때문. 무료 문자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톡이나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 서비스 등은 데이터 폭발 현상을 가속시켰다. 얼마 전 SK텔레콤에서 불거진 카카오톡 사건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렇게 증가하는 무선 데이터 트래픽 증가는 통화 중 끊김 현상, 무선 인터넷 접속 중단 현상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는 주된 원인이다.
비단 이 데이터 폭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스마트폰을 먼저 선보인 유럽, 미국 등지에서는 이미 겪고 있는 곳이 많다. 결국 미국에서는 데이터 폭발 현상을 견디지 못하고 자국 내 최대 이통사인 AT&T와 버라이즌 등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폐지하고 나섰다. 두 손을 든 것이다.
망 중립성 논란
데이터 폭발 현상은 최근 들어 ‘망 중립성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다(관련기사: http://it.donga.com/newsbookmark/6346/). 이통 3사가 데이터 폭발 현상으로 인한 문제를 모두 떠안는 것은 부당하다는 뜻이며, 대형 포털이나 많은 무선 데이터 트래픽을 양산하는 서비스 업체도 같은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더 이상 ‘개방성’이 아닌, 현실적인 트래픽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공정성’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망 중립성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몇몇 해외 국가에서 망 중립성 원칙을 새로 정하는 통신법 개정안을 발표하거나, 새로 논의하기 위한 논의와 입법활동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를 우리나라 시장에 그대로 접목하기에는 무리다. IT 인프라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올해 안에 한국형 망 중립성을 논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러다 ‘무제한 데이터 폐지’ 될라
데이터 폭발 현상의 결말은 어찌 될까? 현실적인 결론은 둘 중의 하나다. 먼저 이통사의 통신망 업그레이드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 SK텔레콤은 지난 7월 1일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LTE 데이터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내년에는 이를 전국망으로 넓히고 데이터뿐만 아니라 음성통화도 실시하겠다는 전략이다. KT 역시 마찬가지다. LTE 서비스를 아직 상용화하지 않았지만, 기존 자사의 이통망인 와이브로, 와이파이, 3G 망을 최대한 이용하며, 단계적으로 LTE 도입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통망 업그레이드 이외의 다른 방안은 현존 3G 데이터 서비스의 제한 및 통제다. 즉, 처음 시행되었던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 이외에 무선 데이터 사용을 많이 하는 헤비 유저에 대한 더 강화된 제한이나 카카오톡, mVoIP 서비스 또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에 제약을 걸 수도 있다. 이래저래 사용자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일이다.
업체의 이러한 움직임에 사용자는 반발할 수밖에 없다. 속된 말로 처음에 ‘콸콸콸’이라고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시행한 것이 이통사인데, 이제 와서 ‘현실적인 문제로 못하겠다’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사용자가 얼마나 있을까. 예상하건데 이번 LG유플러스측이 3G 데이터망 장애 현상에 대해서 대응책 및 보상책이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소송 및 청원 신청 등이 빈번하게 일어났을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데이터 폭발 현상으로 인해 발생할 다양한 문제가 이제 시작이라고 언급한다. SK텔레콤이나 KT가 LG유플러스의 이번 사태에 대해서 강 건너 불 구경 하듯 할 수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언제 자신들에게 닥칠 지 모를 일이기 때문. 정말 이러다가 조만간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가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