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소프트, 포털 서비스 시장에 도전장
알집과 알약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가 개방형 포털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스트소프트의 자회사 이스트인터넷은 4일부터 포털 서비스 ‘zum(줌, www.zum.com)’의 베타서비스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zum은 시작페이지의 메뉴, 레이아웃(화면 구성), 바탕화면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개인 맞춤형’ 포털 서비스다. 메뉴는 웹 어플리케이션(이하 웹 어플) 형태의 ‘줌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용자는 원하는 줌앱을 추가 또는 삭제할 수 있다. 또한 줌앱을 직접 개발해 등록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인 ‘줌앱스토어’도 준비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사용자 환경을 PC로 옮겨온 것과 같다.
zum은 베타서비스를 거쳐 8월 안에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이어 9월에는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뉴스줌’이, 10월에는 검색엔진 서비스 ‘검색줌’과 지식검색 서비스 ‘아하줌’ 베타서비스가 차례대로 오픈된다.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zum은 기존 포털 서비스과 경쟁하기보다는 상호 보완하는 서비스”라며 “사용자들에게 더 편리한 인터넷을 제공하고 인터넷 생태계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 개방형 포털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존 포털과 연결되는 관문 역할 충실
현재 한국 인터넷 포털 시장은 네이버, 다음, 네이트가 장악하고 있다. 이 3대 포털은 검색엔진, 뉴스 콘텐츠, 이메일 계정, 커뮤니티 등의 서비스를 공통적으로 제공하지만, 강점을 보이고 있는 부분은 제각기 다르다. 이를테면 네이버는 블로그와 지식검색(지식인), 다음은 커뮤니티(카페)와 토론게시판(아고라), 네이트는 미니홈피(싸이월드)에서 강하다. 이 서비스들은 각 포털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서로 연동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사용자들은 여러 포털을 번갈아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는다. 또한 각 포털들이 해당 영역에서 워낙 확고한 입지를 확보해 신생 포털들은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동안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포털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실패를 맛봤으며, 최근 수년간 신생 포털이 등장하지 않은 이유기도 하다.
이스트소프트가 이 점을 모를리 없다. 그래서 경쟁보다는 공존하는 방식을 택했다. 즉, zum은 기존 포털로 진입하는 새로운 창구 역할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zum의 시작페이지에 네이버, 다음, 네이트, 구글의 바로가기 웹 어플을 설치해 한 화면에서 여러가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들로 하여금 종전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게 하되, 여러 포털을 드나들 필요 없이 zum 시작페이지 안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편리함을 추가로 제공하겠다는 생각이다.
정상원 이스트인터넷 부사장은 “기존 포털에는 10여 년 동안 사용자들이 쌓아놓은 정보와 좋은 서비스가 가득하다”며 “zum은 기존 포털을 대체하는 대신 포털 본연의 의미인 관문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용자들이 기존 포털을 그대로 사용하길 원하기 때문에 자체콘텐츠는 최대한 자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포털의 불편함 개선했다
zum이 단순히 통로 역할만 한다면, 즐겨찾기와 다를 바가 없다. 기존 사용자들이 굳이 zum을 이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에 zum은 사용자 맞춤형 개인화서비스를 제공하고 뉴스 콘텐츠, 검색엔진 등을 사용하기 편리하게 개선했다.
개인화서비스의 핵심은 단연 줌앱이다. 줌앱은 줌앱스토어에서 검색한 후 설치할 수 있는 웹 어플로, 링크형 줌앱, 콘텐츠형 줌앱, 기능형 줌앱으로 나뉜다. 링크형 줌앱은 해당 사이트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비교적 단순한 웹 어플이다. 줌앱스토어에서 선택하거나 사용자가 직접 URL을 입력해 추가할 수 있다. 콘텐츠형 줌앱은 페이지 넘기기나 카테고리 설정이 가능한 정보형 웹 어플이다. 오늘의 특가 상품을 살펴볼 수 있는 쇼핑 어플이나 많이 본 뉴스를 모아 놓은 뉴스 어플이 여기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기능형 줌앱은 계산기나 단위변환기처럼 입력값을 넣고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웹 어플이다. 사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줌앱을 시작페이지에 추가하거나 삭제할 수 있으며, 줌앱의 순서도 바꿀 수 있다.
시작페이지에는 기본적으로 상단에 검색창이, 좌측에는 뉴스가, 우측에는 줌앱이 배치되는데, 줌앱과 뉴스의 위치를 서로 바꾸거나 뉴스를 아예 시작페이지에서 지우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바탕화면도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로 바꿀 수 있다.
뉴스콘텐츠에서 눈에 띄는 점은 경유 페이지를 거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존 포털의 경우 뉴스를 보려면 뉴스 카테고리로 들어가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다른 뉴스를 보려면 뒤로가기를 눌러 여러 번 페이지 이동을 해야 했다. 페이지뷰를 늘리기 위한 포털들의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zum의 뉴스는 페이지 이동 없이 오른쪽에 바로 노출된다. 또한 광고가 거의 없어 가독성을 해치지 않는다.
상단에 위치한 검색창에서는 여러 검색엔진을 설정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네이버의 검색엔진에 맞춰져 있지만 야후, 다음, 구글, 네이트 등의 검색엔진으로 바꿀 수 있다. 또한 영어사전이나 로또번호처럼 바로 확인해야 하는 정보들은 별도의 페이지 이동 없이 검색창에서 바로 보여진다.
올해 안 최소한 100만 사용자 예상
zum의 수익모델은 기존 포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배너광고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검색광고에 크게 의존하게 될 전망이다. 따라서 zum의 자체 검색엔진인 검색줌이 정식 오픈하는 10월까지는 거의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1차로 오픈하는 줌앱 등의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스트인터넷은 올해 안까지 최소한 100만 대 PC에서 zum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대표는 “100만 대를 달성하면 내년 연말까지 검색점유율 3%를 차지하는 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