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플레이어의 ‘전화’위복- 갤럭시 플레이어070
삼성전자가 만든 모바일 기기, ‘갤럭시 시리즈’는 2010년 6월 선보인 스마트폰, ‘갤럭시S’를 시작으로, 태블릿 PC인 ‘갤럭시탭’, 얼마 전 출시된 스마트폰 ‘갤럭시S 2’까지 사용자의 호평과 혹평이 분분한 가운데,어쨌거나 국내외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한 ‘갤럭시’브랜드 성공의 후광을 자사의 다른 기기에도 내리고자, 자사 멀티미디어 플레이어(MP3, PMP 등)의 이름도 ‘갤럭시 시리즈’로 바꿨다. 이름하여 ‘갤럭시 플레이어(구. 옙/YEPP)’다. 풍문에 의하면, 갤럭시 라인을 탄 후로 PMP/MP3 시장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갤럭시 플레이어(이하 갤플)는 갤럭시S에서 전화 통화(3G 통신) 기능이 빠지고, PMP 역할에 맞는 부가 기능(FM라디오, 음장/음향 효과 강화 등)이 추가됐다. IT동아에서도 리뷰한 바 있는 갤플은 현재 4인치 화면 모델(YP-GB1)과 5인치 화면 모델(YP-GB70)이 판매 중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2.2를 내장하고 모델에 따라 8GB~32GB의 내장 메모리(외장 SD메모리 슬롯 제공)를 장착했다. 본 리뷰어가 사용해 본 바로는 적어도 갤럭시S처럼 무디지는 않고, 동영상, 음악 재생 성능도 괜찮아서 쓸 만한 안드로이드 PMP라 판단할 수 있었다. 물론 내장 메모리 대비 타사 제품보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그만큼 여러 장점이 있기에 정상참작하기로 했다.
전화 기능이 없던 갤플이 최근, 070 인터넷 전화와 ‘전격 합체’하면서 다시 한번 회자되고 있다. 그 동안 무료 통화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인 ‘스카이프’나 ‘다음 마이피플’ 등을 통해 부분적으로 통화하던 것을 아예 인터넷 전화 형태로 갤플에 정식으로 집어 넣은 것이다. 결론은, 무선 랜(와이파이)이 가능하다면 전화 걸고 받기가 가능하다는 것(가능할 뿐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무료 통화 어플보다는 통화 품질이 양호하다는 것(이건 확실하다).
인터넷 전화는 유선이나 무선 인터넷을 통해 전화 통화가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로, 통상 070 번호로 시작되며 기존 유선 전화에 비해 통화 요금이 매우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특히 가입자 간은 무료). 또한 인터넷 망을 사용하니 음성은 물론 영상 통화, 멀티미디어 메시지 등을 보내기에도 적합하다. 초기에는 통화 품질이 좋지 않았고 070 번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가입자가 적었지만, 통화 품질이 개선됨에 따라 최근에는 기업은 물론 일반 가정에서도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이번에 갤플과 합체한 인터넷 전화는 LG U+다. 그래서 정확한 명칭은 ‘갤럭시 플레이어 with U+ 070(이하 갤럭시 070)’이다.
어느 갤플을 어떤 조건으로?
LG 070 인터넷 전화를 신청한다고 무작정 주는 건 아니다. LG 070 인터넷 전화에 묶인 갤플은 4인치갤플8GB 모델(YP- GB1)이다. 공식 가격은 299,000원, 인터넷 최저가도 약 28만원 선이다(2011년 7월 초 현재, 물론 이 모델은 070 인터넷 전화가 안된다).
LG U+ 홈페이지에 따르면, 070 인터넷 전화 1년 약정 시 할부 22,500원(부가세 별도, 포함 시 24,750원), 2년 약정 시 할부 12,083원(부가세 별도, 포함 시 13,286원)으로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에는 LG 초고속 인터넷과 함께 신청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만약 인터넷 서비스를 교체하지 않으면 25만원(부가세 제외, 포함 시 275,000원) 일시불, 또는 3개월 할부로 밖에 구매할 수 없다. 아울러 여기에 070 인터넷 전화 기본 사용료 2,000~4,000원(조건에 따라 다름)이 추가된다.
갤플로 인터넷 전화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없었다면 굳이 위와 같은 조건으로, 더군다나 사용 중인 인터넷 서비스까지 해지하면서 구매할 필요는 없다(갤플을 정말 갖고 싶다면 모를까). 그럼 갤플로 인터넷 전화를 할 수 있다는 게, 위와 같은 조건을 인정할 만큼 유용한 것일까? 지금부터 갤플과 인터넷 전화의 결합이 얼마나 의미 있는 지를 체험해 보도록 한다.
집필자 주
본 리뷰는 갤플 자체가 아닌 갤플+인터넷 전화에 대해서만 접근하고자 한다. 갤럭시 070은 070 인터넷 전화 기능만 추가됐을 뿐 기존 갤플과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에 갤플에 대한 리뷰 내용은 IT동아 레벨업리뷰(http://it.donga.com/review/5213/)를 참고하기 바란다.
갤럭시 070으로 어떻게 전화 통화를?
앞서 언급한 대로, 인터넷 전화는 인터넷 망을 통해 전화 통화가 가능한 서비스다. 갤플은 3G 이동통신은 없어도 무선 랜(와이파이)이 가능하니 이를 통해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 어떻게? 무선 인터넷만 연결시키면 된다. 집이든 사무실이든 공공장소든 무선 랜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면 전화 통화가 가능하다. 아울러 갤럭시 070의 홈 화면 하단에는 갤플과 달리 ‘전화’, ‘전화번호부’, ‘메시지’ 버튼이 위치해 있다. 각 버튼에는 ‘070’이 새겨져 있다.
무선 랜이 잡히면(즉 인터넷이 되면) 상단 상태표시줄에 초록색 점이 하나 뜬다. 이 점이 붉은색이면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등의 이유로 전화 연결이 불가한 상태다. ‘전화’ 버튼 등을 누르면 초기 로그인 화면이 나타나고, 등록된 계정(일반적으로 070 전화번호)과 암호를 입력하면 이후부터 무선 랜 반경에서는 전화 통화, 메시지 송수신이 가능하다. 어디든 무선 인터넷만 되면 된다.
통화 품질은 어떤가?
집이든 사무실이든 유무선 공유기와 가까운 곳, 즉 와이파이 안테나가 ‘빵빵하게’뜨는 곳이라면 일반 휴대폰과 거의 흡사한 품질이다. 물론 대화에 약 0.5초 정도의 지연(딜레이)이 있지만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인터넷 전화가 대게 그러하다). 충분히 통화할 만하다. 잘 걸리고 잘 받아진다.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카페 등의 외부에서도 가능하지만 이 경우 와이파이 신호가 양호해야 한다. 즉 와이파이 신호가 미약한 환경에서는 지연 현상으로 인해 정상 통화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니 가급적이면 유무선 공유기 반경 20m 내를 고수하는 것이 좋다.
전화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은 스마트폰 등의 일반적인 전화 어플과 거의 유사하다. 상단 번호 표시창에는 현재 접속되어 있는 무선 공유기(AP, Access Point)의 이름과 신호 세기 등이 표시된다. 하단에는 최근 통화 기록, 전화번호부 검색, 전화번호 즐겨찾기 등록, 설정 메뉴 등이 있다. 전화번호부는 구글 G메일 주소록과 동기화되니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라면 손쉽게 전화번호를 동기화할 수 있다(설정 메뉴에서 ‘주소록 동기화’ 기능을 실행하면 된다. 역시 안드로이드 기기는 이게 좋다).
아울러 설정 메뉴에서는 실시간 요금조회, 요금 확인, 사용 내역 등의 LG U+의 고객 서비스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전화 어플에서 한가지 눈에 띄는 건 샵(#) 버튼에 있는 ‘스마일’ 아이콘이다. 샵 버튼을 오래 누르고 있으면 ‘와이파이 월드(WiFi World)’어플이 실행되며 현 위치에서 접근할 수 있는 LG 070 공유기(U+ Zone) 위치를 지도와 함께 보여준다. 이는 외부에서 LG U+ 와이파이 망을 통해 정식으로 통화 가능한 위치를 알 수 있어 편리하다(물론 갤럭시 070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단! U+ Zone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LG 초고속 인터넷 혹은 LG 스마트폰 요금제에 가입되어 있어야 한다. 갤럭시 070으로 인터넷 전화만 가입해서는 이를 사용할 수 없다. 안되는 건 알지만 그래도 안타깝다. 어쩔 수 없다, U+ Zone까지 사용하고 싶으면 가입하는 수 밖에. 그것이 자본주의의 이치다.
휴대폰 단문 메시지(SMS)도 일반 휴대폰과 동일하게 발신, 수신할 수 있다. 사용하는 방법도 동일하다.
본 리뷰어가 2주 동안 집, 사무실, 야외 등에서 사용해 본 결과,무선 인터넷이 원활한 환경, 특히 같은 070 인터넷 전화 환경에서는 일반 휴대폰 못지 않은 통화 품질을 보여줬다. 물론 LG U+ 와이파이 망이라도 수신율이 약하면 정상적인 통화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갤럭시 070의 원래 용도가 ‘이동전화’가 아닌 이상 충분히 인정할 만 했다. 통화 요금도 저렴하고, 특히 LG 070 가입자끼리는 무료이니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본 리뷰어의 사무실은 070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고 있어, 사무실로 전화할 때는 줄곧 갤럭시 070만 사용했다.
혹시 3G 테더링, 와이브로로 연결하면?
LG U+ 와이파이 망 이외에도 갤럭시 070은 다양한 방법으로 무선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다. 이를 테면, 스마트폰의 3G 테더링을 통해서도 가능한 것이다. 만약 스마트폰을 무제한 요금제로 사용한다면 통화요금 절약 차원에서 갤럭시 070 활용도 고려해 봄직하다(물론 두 기기를 함께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은 있지만). 이에 갤럭시S의 모바일 AP 기능을 켜두고 갤럭시 070으로 접근하여 통화를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통화는 가능하나 그리 원활하지는 않다. 이는 갤럭시 070의 문제라기 보다는 최근 3G 이동통신의 과부하로 인한 문제인 듯하다. 아울러 갤럭시 070 구성의 기본 골격은 집이나 사무실 내 와이파이 환경이니 3G 테더링 연결은 그다지 권장할 만한 게 아니다. 전적으로 3G 통신 품질에 따라 다르니 장소, 시간대, 환경 등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질 것이다. 다만 메시지는 큰 문제 없이 잘 가고 잘 도착했다.
한편 와이브로 모뎀(동글)은 아무래도 3G테더링보다는 수월하리라 기대한다. 3G 통신망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이에 KT의 와이브로 에그를 통해 확인했다(이 경우 기기는 삼성, 전화는 LG, 통신은 KT다).
와이브로 에그의 배터리 유지 시간이 관건일 뿐 연결 및 통화 품질은 3G 테더링보다는 괜찮았다(그렇다고 와이파이환경처럼 깨끗하고 맑은 수준은 아니다). 외부에서 에그를 바지 주머니 또는 가방에 넣어두고 갤럭시 070으로 무선 랜 연결하여 통화해 봤는데, 간헐적으로 끊기거나 음성 송수신의 지연 현상은 있었지만, 전화 걸기, 받기, 메시지 송수신 모두 가능하긴 했다(긴급한 경우라면 요긴하다).
갤럭시 070의 효용성에 대한 견해
본 리뷰어는 이전부터 갤럭시S(갤럭시S 2포함)에는 냉소적이지만 갤플에는 호의적이었다. 멀티미디어 재생기(PMP)로는 조금의 손색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유사 사양의 타사 PMP보다는 약간 비싸긴 하지만, 결정적으로 안드로이드 마켓을 사용할 수 있고, 무선 랜, 블루투스, GPS, DMB, FM라디오 등 스마트폰의 주요 옵션을 모두 내장하고 있다는 장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PMP라고 언제까지 동영상, 음악 파일만 재생해야 하나.
현재 PMP가 없고 070인터넷 전화를 놓을 계획이라면 한 달에 1만원 정도(24개월 약정 기준) 할부로 29만원짜리 갤럭시 070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특히 중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동영상/인터넷 강의용 PMP와 자녀와의 통화를 위한 간이 휴대폰으로도 권할 만 하다. 요즘 무선 랜 환경을 구축하는 중고등학교, 학원 등이 많으니 그 반경에서는 자유로이 전화를 쓸 수 있고, 전화 요금 걱정도 덜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도 가정이나 사무실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활용하기에도 좋다. 더구나 애플 아이폰 사용자라면 안드로이드 계열 제품이 어떤지도 경험해 볼 수 있고(아마도 아이폰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질 듯), 단순한 전화 수신기보다는 이래저래 활용도 높기 때문이다. 집/사무실에서는 070전화기, 외부에서는 다기능 PMP 및 내비게이션(아이나비 어플 내장), 학교/학원에서는 수험 도우미(학습 어플 내장) 등 ‘멀티플레이어’로서 나름대로 의미는 있으리라 생각한다.
대신 LG U+ 인터넷 전화의 가입 조건을 잘 인지하고 자신의 환경과 용도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특히 집전화를 거의 사용할 기회가 없다면, 매월 갤플 할부금과 070 기본요금(2,000~4,000원)을 꼬박꼬박 납부하면서까지 들여 놓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갤플만 필요하다면 인터넷 중고카페 등을 통해 구매하는 게 훨씬 낫다.
070인터넷 전화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사용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갤럭시 070은 꽤 긍정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일반 수화기처럼 충전 거치대에 꽂혀 먼지만 쌓이는 거보다는 필요에 따라 이런저런 용도로 남녀노소 유용하게 사용하는 게 낫지 않은가.
[참고] 갤럭시 070에 대한 후기 FAQ
1) 일반갤플로도 070인터넷 전화를 사용할 수 있나?
없다. 그랬으면 갤럭시 070이 출시됐을 리 없다. 갤럭시 070에는 070 전화번호가 부여된다.
2) 갤럭시 070으로 일반 전화(휴대폰 등)에 전화 걸면 요금이 어떻게 되나?
3분에 38원 정도로 휴대폰 통화 요금의 대략 절반 수준이다. 국제전화는 분당 50원이다. 070인터넷 전화끼리는 몇날 며칠을 통화해도 무료다.
3) 이리저리 이동하며 통화할 만 한가?
‘통화 후 이동’은 가능하지만, ‘이동 중 통화’에는 연결 환경에 따라 품질이 다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갤럭시 070은 인터넷 전화지, 이동전화가 아니다.
4) 갤플과갤럭시 070 중 어느 것을 선택하면 좋겠는가?
단순명료하다. 집(또는 회사/학교 등)에서 070인터넷 전화를 사용하거나 사용할 계획이 있다면 갤럭시 070을, 그렇지 않다면 갤플이 낫다. 두 제품의 가격차는 그다지 크지 않다.
5) 갤플에 인터넷 전화 어플을 깔아 사용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자동차 튜닝으로 치면 순정 부품과 사제 부품을 장착하는 차이라 할까.통화 품질 및 신뢰성에서 인터넷 전화 어플이나 무료 통화 어플(마이피플, 스카이프, 탱고 등)과는 상당히 우수하며, 결정적으로 통신사의 서비스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당연하겠지만, 일반 갤플에 LG U+070 어플을 깐다 해도 인터넷 전화를 사용할 순 없다.
6)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에게 각각 1대씩 사주려 한다. 현명한 생각일까?
적극 권장하진 못해도 말리고 싶진 않다. 학교나 학원 등에 무선 랜 환경이 구축돼 있다면 형제/자매/남매끼리 요금 걱정 없이 통화할 수 있고, 갤플은 인터넷/동영상 강의 시청용 PMP로 활용하기에 제격이다. 일반 휴대폰/스마트폰에 발신 제한을 거는 것보다 갤럭시 070으로 전화 기능을 축소해 놓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듯하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