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8번째 맥 OS X '라이온', 어떤 점이 달라졌나
지난 7월 20일, 애플은 새로운 맥북에어와 함께 맥 OS X의 8번째 버전인 라이온(Mac OS X 10.7)을 선보였다. 신형 맥북 에어는 기존 모델처럼 작고 가볍고 얇은 두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성능은 2배 정도 향상되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신형 맥북 에어보다 지난 2009년 8월 출시한 7번째 맥 OS X버전인 스노우 레오파드 이후 약 2년 만에 선보인 맥 OS X 라이온에 더 눈길이 간다. 왜 일까?
새로운 맥 OS X 라이온은 보면 볼수록 애플의 모바일용 운영체제 iOS를 닮았다. 특히, iOS의 앱스토어 생태계를 맥 OS X에도 적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애플의 앱스토어 생태계에 대해서 다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앱스토어 안에서 유통되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은 개발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방대한 양의 앱 마켓을 형성했다. 이는 결국 현재에 이르기까지 애플의 가장 큰 강점이 되었고, 아이폰 이후 아이패드까지 연이어 성공할 수 있게 된 바탕이 됐다. 그런데 이젠 데스크탑 PC/노트북용 운영체제인 맥 OS X도 이를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라이온의 주요 특징
애플의 발표에 의하면 라이온에 추가된 기능은 약 250가지에 달한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은 다양해진 멀티터치 제스처(Multi-Touch Gesture), 시스템 전체를 지원하는 풀 스크린 기능(Full Screen App), 주요 제스처 인식 기능인 미션 컨트롤(Mission Control), 기존 아이폰/아이패드용 iOS에서 제공되던 폴더 기능을 제공하는 런치 패드(LaunchPad) 기능과 맥 앱스토어(Mac App Store)탑재 등이다.
멀티 터치 제스처
멀티 터치 제스처는 손동작을 통해 조작하는 것을 뜻한다. 애플은 이 멀티 터치 제스처를 통해 기존의 마우스+키보드 조합 방식을 탈피하고, 손동작만으로 더욱 편리하게 입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단순한 멀티 터치 제스처 입력 방식은 MS 윈도우 운영체제도 지원한다. 다만 라이온은 보다 많은 멀티 터치 제스처를 지원해 익숙해지면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아래 그림처럼 두세 손가락을 이용해 다양한 입력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다만 맥북, 맥북 프로, 맥북 에어처럼 트랙패드가 없는 데스크탑 PC 맥에서는 멀티 터치 제스처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맥에서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약 1년 전쯤 출시한 ‘매직 트랙패드’를 이용하면 된다(관련기사: http://it.donga.com/coverage/3288/).
미션 컨트롤
미션 컨트롤 기능은 맥 또는 맥북에서 실행 중인 모든 프로그램(앱)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도록 한다. 세 손가락으로 트랙패드 또는 매직 트랙패드를 위로 밀면 미션 컨트롤 기능이 활성화된다. 화면 상단에 다른 메뉴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대시보드(Dashboard)와 풀스크린에서 실행 중인 앱이 표시되고, 그 아래로 바탕화면에 실행 중인 프로그램이 각 앱별로 묶여서 출력된다. 이 상태에서 원하는 위치로 이동할 수 있다. 마치 윈도우 운영체제에서 Alt(알트)+Tab(탭)키 조합으로 실행 중인 프로그램 간 전환하는 기능과 유사하다.
실제 라이온 적용 후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 기능이 바로 이 미션 컨트롤이 아닐까 예상한다.
풀 스크린 기능
그간 이전 버전인 맥 OS X에서 지원되지 않던 풀 스크린 기능이 드디어 라이온에 탑재됐다. 아직 몇몇 앱에서는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크롬 웹 브라우저 등), 기본적으로 시스템상에서 지원하게 됐으니 향후 모든 앱에서 사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 방법도 간단하다. 오른쪽 상단에 위치한 풀 스크린 지원 버튼을 누르면 된다. 다시 작은 화면으로 돌아갈 때도 마찬가지.
여러 앱을 풀 스크린으로 활성화했을 경우, 앞서 소개한 미션 컨트롤 기능처럼 세 손가락을 이용해 양 옆으로 넘기면 이 앱에서 저 앱으로쉽게 이동할 수 있다. 특히, 풀 스크린 앱은 가용한 모든 픽셀을 다 이용하기 때문에 세밀한 그래픽 작업 등에 유용하다.
맥 앱스토어와 런치패드
기존 아이폰, 아이패드용 iOS의 앱스토어가 라이온에도 기본 탑재됐다. 사용 방식도 같다. 맥 앱스토어에 접속해 원하는 앱을 클릭해 내려받아 설치하면 된다. 이전과 달리 앱을 설치하기 위한 CD/DVD 등이 필요 없다. 이미 아이폰/아이패드 사용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전혀 낯설지 않다.
그리고 iOS 앱스토어처럼 애플 계정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한번 설치한 앱은 지워도 나중에 다시 설치할 수 있다. 몇 번이고 재설치가 가능하며, 새로운 업데이트가 제공되는 앱은 이를 자동으로 알려준다. 또한 런치패드도 지원한다. 런치패드 역시 기존 iOS에 있던 앱 폴더 기능과 같다.
라이온에 기본 탑재된 맥 앱스토어와 런치패드 등은 앞서 언급한 애플의 모바일 생태계를 이제 맥과 맥북에도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라이온 업데이트는 기존의 스노우 레오파드에서 맥 앱스토어를 통해 내려받아 설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용자는 어쨌든 맥 앱스토어를 한번은 이용해야만 한다.맥에서도 앱스토어를 사용할 수 있으니 애플의 킬러 앱인 ‘Garage Band’도 설치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