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업그레이드 편의성 앞세워 PC방 '공략'
PC방을 운영하다 보면 가장 골치가 아픈 것 중 하나가 바로 PC 성능을 지속적으로 높여 줘야 한다는 점이다. 요즘 나오는 게임들이 워낙 고성능을 요구하다 보니 구형 PC에서는 제대로 구동되지 않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곧 PC방 매출과도 직결한다. 물론 새 PC로 교체하는 게 가장 간단하지만 그러다가는 ‘거덜’이 날 판이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기존 PC에서 몇 가지 부품을 교체해 성능을 보강하는 업그레이드 쪽으로 방향을 잡곤 하는데 사실 이것도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호환성 문제 때문이다. 특히 PC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CPU(중앙처리장치)의 경우, 기존 PC에 사용하던 메인보드(주기판)의 소켓(CPU를 꽂는 부분)이 신형 CPU와 호환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PC관련 지식 없이 덜컥 CPU만 샀다가는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특히, CPU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인텔(Intel)사의 경우, 신형 CPU가 나올 때마다 메인보드 소켓 규격을 자주 바꾸는 편이다. 2008년에 코어 i7 900 시리즈 전용 ‘소켓 1366’ 규격 메인보드를 내놓았는데, 이듬해인 2009년에는 코어 i7 800 시리즈 및 코어 i5, 코어 i3 전용 ‘소켓 1156’ 규격 메인보드를 내놓았다. 그리고 2011년에는 2세대 코어 i7 / i5 / i3 전용 ‘소켓 1155’ 규격 메인보드를 내놓은 바 있다. 즉 요즘 나오는 인텔 CPU 기반의 PC는 메인보드 교체 없이 CPU만 신형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힘들다는 의미다.
하지만 2위 CPU 업체인 AMD의 경우에는 이런 면에서 융통성이 있다. 2007년에 출시된 ‘페넘’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소켓 AM2+’ 규격의 메인보드를 추천하지만 이전 모델인 ‘애슬론 64’ 시리즈에서 사용하던 ‘소켓 AM2’ 메인보드에도 호환이 가능했다. 그리고 2009년에 출시된 ‘페넘II’ 시리즈의 경우, ‘소켓 AM3’ 규격 메인보드를 추천하긴 하지만 소켓 AM2+ 메인보드에서도 호환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2011년 3분기에 출시 예정인 AMD의 차세대 CPU인 ‘FX 시리즈(개발 코드명: 불도저)’는 기본적으로 소켓 AM3+ 메인보드를 사용하지만, 소켓 AM3 메인보드에서도 호환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시장 점유율에서 뒤지고 있는 AMD는 하위 호환성을 그대로 유지하여 기존의 사용자들도 그대로 품고 가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AMD의 후발주자다운 전략은 제품 라인업 및 가격 정책에서도 드러난다. 2011년 6월 현재, AMD의 제품을 국내에 유통하고 있는 대원CTS(www.dwcom.co.kr)는 페넘IIX6를 대량 구매하는 PC방에 ‘아이온’ 정액 쿠폰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다. 페넘IIX6는 제품은 6개의 코어를 갖추고 있음에도 15만 원 내외(페넘IIX6 1055T 모델 기준)로 구매할 수 있다. 이는 인텔의 쿼드(4개) 코어 CPU인 ‘코어 i5’ 수준의 가격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비용으로 더 많은 코어를 갖춘 CPU를 구매할 수 있으며, 코어가 많은 CPU를 탑재할 수록 PC방 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이용한 마케팅이다(사실 페넘II X6와 코어 i5는 큰 성능차이가 없다).
그리고 이와 함께, 위에서 설명한 대로 지금 AMD CPU 기반의 PC를 구매해도 나중에 신제품(AMD FX 시리즈)로 업그레이드 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점도 PC방 업주로서는 매력을 느낄 만 하다. 다만, 전반적인 인지도 면에서 AMD가 인텔에 크게 뒤진다는 점. 그리고 앞으로 나올 AMD FX 시리즈의 가격과 성능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겠다. 최저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보고자 하는 PC방 업주들에게 있어 AMD의 페넘IIX6는 한없는 고민을 하게 할만한 아이템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