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인치? 아니면 5인치? 어떤 스마트폰 고를까?
휴대폰이라는 물건이 국내에 처음 등장한 때가 1984년 즈음이다. 당시 사용하던 휴대폰은 크기가 사람 팔뚝만했기 때문에 ‘휴대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고, 나중에 이보다 작은 진정한 ‘휴대’폰들이 나오면서 초기 휴대폰은 일명 ‘흉기’라고 불리기까지 했다. 때문에 휴대전화 보급 초기에는 제품의 크기만 보더라도 이것이 구형인지 신형인지 단박에 알 수 있을 정도였다(당연히 작은 제품이 신형).
그런데 최근 스마트폰이 대거 보급되면서 다시 제품의 크기(정확히는 제품 자체가 아닌 ‘화면’ 크기)가 커지는 추세가 재현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특성상 단순한 전화 통화뿐 아니라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게임이나 영화를 즐기는 일이 잦은데, 화면이 너무 작은 제품이라면 아무래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작은 크기를 선호하는 소비자 역시 적지 않아서 최근 나오는 스마트폰은 화면 크기가 2 ~ 5인치에 걸쳐 다양하게 존재한다. 때문에 화면 또는 크기가 크면 구형, 작으면 신형이라는 법칙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자신의 개성과 취향, 용도 등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이에, 요즘 스마트폰에 가장 많이 채택되고 있는 화면의 크기, 그리고 각 크기를 대표하는 주요 제품을 정리했다.
① 2.6인치 – 대표제품: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X10 미니, 엑스페리아 X10 미니 프로
성능이나 기능보다는 휴대성을 강조하는 초소형 스마트폰에 주로 채용되는 화면 크기다. 화면이 너무 작다 보니 인터넷 서핑이나 영화 감상, 게임 플레이 등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해상도도 낮아서 어플리케이션 호환성도 매우 좋지 않다. 하지만 제조사에서 해당 기기에 적합한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다수 제공해 이를 커버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감상이나 SNS 서비스 정도만 주로 사용하며, 가지고 다니기 편한, 또는 개성 있는 스마트폰을 원하는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② 3.2인치 – 대표제품: LG전자 옵티머스 원, 옵티머스 시크, 삼성전자 갤럭시 지오
2.6인치 제품에 비하면 인터넷 서핑이나 영화 감상을 하기에 그나마 편하다. 다만 화면 해상도가 320 x 480로 제한된 경우가 대부분인데, 특히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의 경우 480 x 800 해상도 기준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아서, 간혹 3.2인치 스마트폰에서 정상적으로 구동 되지 않을 때도 있다. 3.2인치 화면의 제품은 대부분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보급형이라 스마트폰 초보자들이 주로 구매한다. 다만, 3.5인치 제품과 비해 휴대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
③ 3.5 ~ 3.8인치 – 대표제품: 애플 아이폰 3GS, 아이폰4, 삼성전자 갤럭시 U, LG전자 옵티머스 마하
시중에 판매되는 스마트폰 중 태반을 차지한다. 그만큼 종류가 많아서 선택의 폭도 넓다. 해상도나 성능 면에서 평균 이상의 수준을 갖춘 제품이 많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하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최소한 이정도 제품은 구매하는 것이 좋다. 기능성과 휴대성의 조화를 중시하는 사용자에게 잘 어울린다.
④ 4 ~ 4.1인치 – 대표제품: 삼성전자 갤럭시 S, 팬택 스카이 베가 S, 델 베뉴
3.5~3.8인치 제품보다 좀 더 편하게 영화나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사용자들이 4인치 제품을 주로 구매한다. 화면만 큰 것이 아니라 성능도 3.5~3.8인치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휴대성도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각 제조사를 대표하는 최상위급 스마트폰이 4인치 제품인 경우가 많다. 델 ‘베뉴’의 경우 특이하게도 4.1인치 화면을 갖추고 있다. 0.1인치가 큰 차이는 아니지만 4인치와 동일한 휴대성을 유지하면서 ‘조금 더’ 큰 화면을 원하는 사용자라면 고려해 볼만 하다.
⑤ 4.3인치 – 대표제품: 삼성전자 갤럭시 S2, LG전자 옵티머스 빅, 팬택 스카이 베가레이서
4.3인치 스마트폰은 2010년까지만 해도 종류가 많지 않았다. 휴대성을 어느 정도 손해 보더라도 넓은 화면을 좋아하는 소수의 사용자들을 위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었으나, 2011년에 들어와 두께를 최대한 줄여 휴대의 불편함을 극복한 4.3인치 제품이 다수 출시되기 시작했다. 앞으로 출시될 고성능 모델 중에도 4.3인치 제품이 다수이기 때문에 조만간 현재 4인치 제품이 차지하고 있는 최상위급의 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⑥ 5인치 – 대표제품: 델 스트릭
5인치 제품은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화면 때문에 간혹 스마트폰이 아닌 태블릿 PC로 오해 받기도 하지만, 한 손에 쥐거나 바지 주머니 속에 넣는 것이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때문에 ‘폰’으로 분류할 수 있는 마지노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휴대성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지만, 영화나 게임을 즐길 때의 만족도는 PMP나 휴대용 게임기 못지 않으며, 인터넷 서핑을 할 때도 PC처럼 넓게 화면을 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2011년 5월 현재, 국내에 출시된 5인치 스마트폰은 델의 ‘스트릭’이 유일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