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그래픽카드 이름 읽기 - 엔비디아 지포스 200 ~ 500 시리즈
화려한 최신 3D 게임도 쌩쌩 돌아가는 PC를 원한다면 고성능 그래픽카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때문에 게임 마니아들은 새로운 PC를 장만할 때, 혹은 기존의 PC를 업그레이드하고자 할 때 그래픽카드 선택에 가장 신중한 고민을 한다. 3D 게임용 그래픽카드 중에 가장 유명한 제품은 역시 엔비디아의 지포스(Geforce) 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데, 같은 지포스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그래픽카드라도 브랜드명 뒤에 붙는 성능 지표(알파벳)이나 숫자(모델 번호)에 따라 성능은 물론 가격도 큰 차이가 난다. 무조건 숫자가 큰 제품이 상위 제품일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보가 없는 소비자라면 혼란을 겪기 마련이다.
게다가 지포스 시리즈는 2008년 초반까지는 네 자리수의 모델 번호를 쓰다가 2008년 중순에 출시된 '지포스 200' 시리즈부터 세 자리수의 모델 번호를 쓰기 시작했다. 이 역시 혼란을 더하는 요인 중 하나다. 다만, 몇 가지 규칙만 파악한다면 비교적 쉽게 각 제품의 등급 및 나온 시기까지 알 수 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알아보자. 참고로 여기서는 2008년에 출시된 지포스 200 시리즈 이후의 제품만 다룬다. 만약 이보다 이전에 출시된 지포스 9000 시리즈 이하 과거 제품에 대해서는 IT강의실 내 '그래픽 카드, 숫자만 보고 알아채기 - 엔비디아 지포스편(http://it.donga.com/openstudy/176/?p=pcparts)'을 보도록 하자.
지포스 200 시리즈 이후의 지포스 그래픽카드의 제품명은 '지포스 GT 240', '지포스 GTX 590'과 같이 '브랜드명(지포스) + 성능 지표(알파벳) + 모델 번호(숫자)'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성능 지표와 모델 번호를 자세히 따지면 해당 제품의 성능 및 등급을 짐작 가능하다. 일단은 성능 지표부터 살펴보자.
'성능 지표'만 알아도 대략의 성능을 짐작 가능
지포스 200 시리즈 이후의 제품에는 'GT'와 'GTS', 혹은 'GTX'와 같은 성능 지표가 붙으며, 일부 제품의 경우엔 아예 성능 지표 없이 모델 번호만 붙는 경우도 있다. 어떠한 성능 지표인지에 따라 해당 제품의 등급을 알 수 있다. 당연히 등급이 높은 제품일수록 성능이 우수하고 가격도 높다.
G, 혹은 무등급: 기본형 제품 (예: 지포스 G 100, 지포스 210 등)
GT : 보급형 제품 (예: 지포스 GT 220, 지포스 GT 430 등)
GTS : 중급형 제품 (예: 지포스 GTS 250, 지포스 GTS 450 등)
GTX : 고급형 제품 (예 지포스 GTX 280, 지포스 GTX 560 Ti 등)
기본형(G, 혹은 무등급) 제품은 게임 보다는 사무용이나 동영상 감상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며, 보급형(GT) 제품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나 '리니지 2'와 같이 나온 지 몇 년 지났거나 그래픽 수준이 높지 않은 게임을 즐기는데 적합하다. 그리고 중급형(GTS) 제품은 '테라'나 '스타크래프트2'와 같은 신작 온라인 게임, 혹은 2 ~ 3년 전의 패키지 게임을 원활히 즐길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갖췄다. 마지막으로 고급형(GTX) 제품은 '크라이시스 2'나 '메트로 2033'과 같이 최고 수준의 사양을 요구하는 패키지 게임을 즐기고자 할 때 필요하다.
예전에 나오던 지포스 9000 시리즈 이전 모델들도 성능 지표가 사용되긴 했지만, '지포스 8800 GTX'와 같이 모델 번호 뒤에 성능 지표가 붙었다. 또한, '지포스 9500 GT'와 '지포스 9500 GS' 같이 모델 번호는 같은데 성능 지표만 다른 모델이 함께 출시되기도 했다. 이는 같은 모델 번호의 제품 중에 성능에 차이가 나는 2종 이상의 모델이 나올 경우 구분을 하기 위해 쓰인 것이다.
지포스 200 시리즈 이후부터는 성능 지표가 모델 번호 앞으로 오게 되었고, 같은 모델 번호의 제품 중에 다른 성능 지표를 쓰는 경우는 없어졌다. 예를 들면 지포스 450 시리즈라면 '지포스 GTS 450'이라는 모델만 존재하며, '지포스 GTX 450'이나 '지포스 GT 450' 등은 없다는 뜻이다. 모델 번호 앞쪽의 성능 지표만 보면 제품의 등급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비교적 수월해졌다고 할 수 있다.
'모델 번호'에 숨어있는 비밀
성능 지표 뒤에 붙는 모델 번호는 해당 제품이 나온 세대, 그리고 같은 성능 지표 제품끼리 간의 성능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다. 백 자리 수는 해당 제품이 몇 세대의 제품인지를 나타내는 것이며 십 자리 이하의 수는 같은 성능 지표 제품간의 성능 차이를 나타낸다. 일단은 세대부터 알아 보자.
지포스 200 시리즈: 2008년 6월 첫 출시 (예: 지포스 GT 240, 지포스 GTS 250 등)
지포스 100 시리즈: 2009년 3월 첫 출시 (예: 지포스 GT 130 등, OEM / 노트북 전용)
지포스 300 시리즈: 2009년 11월 첫 출시 (예: 지포스 GT 330 등, OEM / 노트북 전용)
지포스 400 시리즈: 2010년 3월 첫 출시 (예: 지포스 GTS 450, 지포스 GTX 480 등)
지포스 500 시리즈: 2010년 11월 첫 출시 (예: 지포스 GT 520, 지포스 GTX 580 등)
위 항목에서 한 가지 짚고 갈 것은 지포스 100 시리즈와 지포스 300 시리즈다. 위 두 시리즈는 일반 판매용으로는 나오지 않았고, 완성품 PC 제조사에 공급하는 OEM용 및 노트북용으로만 생산되었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라면 위 두 시리즈의 제품을 따로 구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현재 구매할 수 있는 제품군은 지포스 200 / 400 / 500 시리즈만 있다고 이해해도 무방하다.
그리고 성능 지표 및 세대가 같은 모델이라도 십 단위 이하의 모델번호로 성능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만약 지포스 GTX 460과 지포스 GTX 470, 그리고 지포스 GTX 480을 비교한다면, 세 제품 모두 고급형(GTX)에 속하는 지포스 400 시리즈 제품이지만, 성능은 GTX 460 < GTX 470 < GTX 480 순이다. 여기서는 숫자가 높은 것이 월등한 성능을 내는 게 맞다.
성능 지표 같아도 세대가 다르면 성능 차이 있을 수 있어
성능지표는 같은데 세대가 다른 모델끼리 비교할 경우는 약간 혼란스럽다. 만약 지포스 GTS 250과 지포스 GTS 450을 비교한다면 둘 다 중급형 성능 지표(GTS)의 모델이기 때문에 성능 역시 비슷할 것이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능 지표가 같더라도 나중 세대의 제품에 새로운 기능이 더해지므로, 종합적으로는 신제품 쪽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든 지포스 GTS 450의 경우, 지포스 GTS 250에는 없는 다이렉트 X11 그래픽 기능을 가지고 있어 좀 더 화려한 화면을 보여줄 수 있으며 전력 소모량도 적어졌다.
마지막으로, 지포스 시리즈의 최신작인 지포스 500 시리즈에는 '지포스 GTX 550 Ti', '지포스 GTX 560 Ti'와 같이 제품명 끝에 'Ti'가 붙는 모델이 있다. 이는 '티타늄(Titanium)'의 약자인데, 과거 2001년과 2002년 사이에 출시되었던 지포스 3000 / 4000 시리즈의 고성능 모델의 제품명에 붙었던 전례가 있다. 특히 GTX 560Ti는 경쟁 제품과 비교해 가격대비 품질/성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게임 매니아는 물론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지포스 3000 / 4000 시리즈의 Ti 모델도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 이름을 최신 모델에 붙임으로써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엔비디아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상징적인 이름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지포스 500 시리즈에 걸고 있는 엔비디아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