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미인 일체형 PC, TG삼보 루온 올인원 C1
모니터와 본체가 하나로 되어있는 이른바 ‘올인원 PC’는 노트북과 데스크탑의 중간에 위치한 제품이다. 노트북처럼 공간 활용성이 좋고 데스크탑처럼 안정감도 있으니 양쪽의 장점을 모두 갖춘 괜찮은 PC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인원 PC를 사용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양쪽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제품 포지션이 매우 애매하다고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인원 PC는 노트북처럼 휴대하면서 쓸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성능은 같은 가격의 데스크탑보다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특히 거치하면서 쓰는 PC라면 고사양 최신 게임이나 HD급의 고화질 영화도 즐길 수 있어야 할 텐데, 이전에 나온 상당수의 올인원 PC들은 디자인만 좋고 성능은 다소 부실한 이른바 '빛좋은 개살구'인 경우가 많아서 소비자들의 성능적인 만족도가 떨어지는 편이었다. 그런데도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니 잘 팔리지 않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상당수 PC 제조사들은 올인원 PC를 내놓는데 소극적인 편이었다. 실제로 2011년 3월 현재, 국내의 양대 PC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PC라인업에서 올인원 PC 제품군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이러한 와중에도 국내 시장에 거의 유일하게 올인원 PC을 꾸준하게 내놓고 있는 업체가 바로 TG삼보다. 특히 이번에 내놓은 '루온 올인원 C1'은 기존의 올인원 PC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자인뿐 아니라 성능 강화에도 힘썼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루온 올인원 C1이 과연 얼마나 충실한 만듦새를 갖췄는지 직접 살펴보기로 하자.
슬림형 디자인, 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어?
루온 올인원 C1은 언뜻 보기에는 일반적인 LCD모니터를 연상시킨다. 두께도 4.4cm 정도로 얇은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엄연한 PC다. 측면이나 후면의 USB 포트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꽂고 전원 어댑터만 연결하면 곧장 전원을 켜고 PC로서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함께 포함된 키보드와 마우스가 일반적인 유선 제품이라는 점은 다소 아쉽다. 무선 제품이었으면 편의성이나 디자인 면에서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루온 올인원 C1의 LCD 화면은 21.5인치의 크기에 1,920 x 1,080 해상도, 그리고 16 : 9 비율이다. 이 정도면 크기도 충분하고 와이드 화면 비율의 영화를 감상하기에도 안성 맞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LCD 내부에 LED 백라이트를 갖춰 휘도나 색감도 대체적으로 우수한 편이다.
그 동안의 올인원 PC는 모니터를 따로 교체할 수 없기 때문에 화면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냥 참고 사용할 수 밖에 없는데, 다행히도 루온 올인원 C1의 화면은 크기나 화질 면에서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만약 더 큰 모니터가 필요하거나 2개의 화면을 동시에 사용하고 싶다면 본체 후면의 DVI 포트를 이용해 별도의 모니터를 연결하면 된다.
2개 이상의 터치를 인식하는 멀티 터치 스크린 갖춰
그리고 루온 올인원 C1의 LCD는 터치 스크린을 기본 지원하며, 2개 이상의 터치를 인식하는 멀티 터치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화면을 직접 만지며 여러 가지 조작이 가능하다. 물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와 같은 휴대용 기기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기능을 터치로 조작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특히 일반적인 웹 서핑이나 문서 작업, 게임 등은 터치보다는 키보드나 마우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진 감상이나 편집 등의 멀티미디어 작업에서 멀티 터치 기능을 사용하면 확대나 축소, 회전,슬라이드 등의 조작을 한층 직관적으로 할 수 있으며, 키보드와 마우스의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나 중장년층의 호기심을 이끌기에도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기업 내 회의실 등에서 공개용으로 사용하기에도 터치 스크린 기능은 제 몫을 발휘할 수 있다. 아무튼 터치 스크린은 사용자나 환경에 따라 유용성에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을 잘 알아두자.
최소한의 공간에 집적시킨 최대한의 성능
모니터가 일체화된 올인원 PC는 아무래도 내부 공간이 좁기 때문에 설계 시 부품 선택에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루온 올인원 C1은 노트북용 부품을 상당수 채용하여 이를 극복했다. 노트북용 부품은 가격이 다소 높은 것이 흠이지만, 최소한의 크기에서 최대한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올인원 PC에 사용하기에도 적합하다. 더욱이 루온 올인원 C1에 적용된 부품들은 노트북용 중에서도 상당히 상위급에 속한다.
리뷰에 사용한 TG C1:TCDVAK50-DF0/R64 모델의 경우 CPU는 인텔 코어 i5 480M, 메모리는 DDR3 4GB를 갖췄으며 여기에 지포스 GT425 그래픽카드를 달았다. 이 정도면 어지간한 데스크탑에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지포스 GT425는 1GB의 비디오 메모리를 갖추고 있어서 고화질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기는데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PC의 전반적인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윈도우 7의 체험지수를 확인해 보았다. 하드디스크 수치를 제외하면 모든 수치가 6점대 후반 및 7점대 초반을 기록하여 기본 성능은 충분히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성능을 업그레이드 하고 싶다면 제품 후면의 메모리 슬롯 전용 커버를 열고 노트북용 DDR3 메모리를 구매해서 추가하거나 교환하면 된다.
그 외에 하드디스크나 CPU의 교체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 경우에는 제품을 후면을 완전히 분해해야 하므로 사용자가 직접 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 더욱이 노트북용 하드디스크는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노트북용 CPU는 일반인에게 판매하지 않으므로 메모리 이외의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다면 반드시 제조사에 문의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복원 모드에서 32비트 / 64비트 운영체제의 선택 설치 가능
참고로 루온 올인원 C1은 출고 시에 윈도우 7 32비트, 버전이 설치되어 있다. 32비트 버전은 프로그램 호환성이 좋지만 4GB 이상의 메모리를 꽂아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만약 4GB를 넘는 메모리를 장착해 사용하고자 한다면 64비트 버전의 윈도우 7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 때는 루온 올인원 C1의 시스템 복원 모드를 사용하면 된다.
PC의 전원을 켠 후 윈도우 부팅이 시작되기 직전에 F5키를 누르면 시스템 복원 모드가 기동되는데 여기서 윈도우 7의 32비트 버전과 64비트 버전을 골라서 복원할 수 있다. 다만 시스템을 복원하면 하드디스크의 내용이 초기화 되므로 복원 전에 반드시 중요파일은 백업을 하도록 하자. 참고로 본 리뷰는 처음부터 64비트 윈도우를 기준으로 진행했는데, 각종 프로그램의 설치, 테스트 등에 있어 호환성 문제를 보인 적은 없었다. 그만큼 현재는 64비트 운영체제에 대한 대응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라 볼 수 있다.
게임 테스트로 알아본 제품의 성능
앞서 언급한 대로, TG삼보는 루온 올인원 C1를 내놓으며 기존의 올인원 PC와 달리 고사양 게임도 무리 없이 구동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실인지 검증해 보기 위해 몇몇 신작 게임들을 구동해 보았다. 게임 구동 능력은 해당 PC가 가진 전반적인 성능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비단 게이머가 아니더라도(즉 게임을 즐겨 하지 않는다 해도) 참고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참고로 이번에 테스트한 모든 게임들은 해상도 1,920 x 1,080에 그래픽 옵션을 ‘자동’으로 맞췄다.
① 게임 테스트 1: ‘아이온’
가장 먼저 플레이 해본 게임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MMORPG인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이다. 아이온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3년이 다 되어가는 게임이지만 그래픽의 수준은 최근 나오고 있는 신작 게임 못지 않기 때문에 성능이 낮은 PC에서는 제대로 즐길 수 없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베르테론 요새’ 내부에서 20여 분 정도 같은 구간을 돌아다니면서 측정한 초당 평균 프레임 값을 기록해 비교해 봤다.
테스트 결과, 줄곧 30프레임 전후를 기록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정도면 상당히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MMORPG의 경우 동시 접속자 수가 많을수록 프레임이 급격하게 하락한다. 이번 테스트를 진행한 베르테론 요새가 동시 접속자 수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루온 올인원 C1의 전반적인 게임 성능이 만만치 많음을 알 수 있다.
② 게임 테스트 2: ‘테라’
다음에 테스트해 본 게임은 ‘테라’다. 테라는 아이온과 같은 MMORPG이긴 하지만 훨씬 신작이기 때문에 아이온 보다 한층 높은 PC 사양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도 동시 접속자 수가 제법 많은 ‘벌목꾼 마을’에서 30여 분 정도를 플레이하며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 25~30 프레임 전후의 성능을 나타냈다. 앞서 진행한 아이온 테스트에 비하면 약간 떨어지는 수준이지만 원활한 플레이에 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참고로 마을보다 접속자 수가 훨씬 적은 필드에서는 40 ~ 50 프레임 전후의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③ 게임 테스트 3: ‘콜오브 듀티 모던워페어2’
게이머 중에서는 온라인 게임 보다 패키지 게임을 주로 즐기는 경우도 많다. 이번에 구동해 본 게임은 1인칭 슈팅 패키지 게임이기도 한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2’다. 프롤로그 부분부터 시작하여 약 1시간 정도 플레이 하며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 보았다.
테스트 결과, 30~40프레임 전후를 기록해 역시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이 게임은 역시 사양만 받쳐 주면 1시간~2시간은 몰입해서 플레이할 만 하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게임이 CPU의 성능에 많이 의존하는데 비해, 패키지 게임은 그래픽카드의 성능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다. 이번 테스트 결과로 유추해본다면 루온 올인원 C1에 장착된 지포스 GT425 그래픽카드는 웬만한 패키지 게임을 즐기기에도 큰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주로 패키지 게임을 필두로 예닐곱 가지의 게임을 더 테스트해 봤다. 극강의 사양과 성능을 요구하는 게임이 아닌 이상 대부분 만족할 수준의 성능을 보여줬다(사실 그럴 만한 게임만 선별했지만 말이다). 거듭 말하지만 올인원 PC가 이 정도의 성능을 발휘한다면 성능 부족으로 인한 불만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팔방미인’을 얻기 위한 대가
참고로 TG삼보 루온 올인원 C1의 가격은 TG삼보 쇼핑몰 기준으로 1,799,000원이다. 이 정도면 동급 성능의 데스크탑을 훌쩍 뛰어넘고 웬만한 중급형 노트북보다 비싼 수준이다. 때문에 단순히 성능이 마음에 들어서 혹은 공간활용성이 좋아서 구매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된다. 성능만을 중시한다면 데스크탑, 공간 활용성만 따진다면 노트북을 구매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능과 공간활용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여기에 디자인과 터치스크린까지 모두 원하는 사용자나 환경이라면 1,799,000원의 가격 설정은 충분히 납득이 갈 것이다. 얼굴과 몸매가 고우면서 마음까지 착한 ‘팔방미인’을 얻으려면 상당한 노력과 대가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