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익스플로러9, 달라진 점은?

“인터넷 익스플로러9, 얼마나 바뀌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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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유독 익스플로러를 많이 사용한다. 열에 아홉은 익스플로러를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를 운영체제로 쓰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 웹 페이지 대부분이 액티브X(ActiveX)를 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지금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익스플로러8은 문제가 있다. 웹 표준을 거의 벗어나 있기 때문에 타 브라우저와 호환성이 문제가 되고, 속도도 느린 편이며, 액티브X를 많이 활용하고 있어서 보안에 취약한 면도 보인다.

세계적으로도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거의 60%에 달했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익스플로러의 고질적인 단점 때문에 구글의 ‘크롬’이나 모질라의 ‘파이어폭스’ 등 다른 브라우저로 옮겨가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결국 익스플로러는 상당한 점유율을 잃게 되었다.(관련기사 : http://it.donga.com/plan/3673/)

소비자들의 외면에 정신이 번쩍 든 마이크로소프트는 ‘익스플로러9’을 발표하면서 인터넷 표준을 준수하고, 기능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2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익스플로러9 정식 출시를 앞두고 RC판을 야심차게 내놓았다. RC판을 통해서 익스플로러9이 그 동안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브라우저란?

브라우저는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에서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응용 프로그램이다. 이 용어는 웹이 생기기 전부터 이미 온라인에서 텍스트 파일을 읽기 위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총칭하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한 마디로 인터넷에서 웹 페이지를 읽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RC판이란?

릴리즈 캔디데이트(Release Candidate), 정식판이 출시되기 바로 전 모든 작업이 완료된 후 출시되는 판이다.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경우 대개 곧바로 정식판을 출시한다.

HTML5 엔진으로 더욱 빠르게

익스플로러9은 지금까지 사용되어오던 기존 HTML 버전과는 다른 HTML5를 채택했다(CSS3, DOM, SVG 등의 웹 표준도 지원한다). 웹 표준이란 W3C(World Wide Web Consortium, 웹 표준을 제정하는 등 웹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1994년에 창립된 인터넷 관련 국제 컨소시엄)에서 권고하는 웹 기술 지침이다. 쉽게 말하자면 사용자가 어떠한 웹 브라우저로 웹 페이지에 접속하더라도 동일한 결과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더 광범위한 개념이긴 하지만 이 정도로 알면 적당할 듯하다).

차세대 웹 표준인 HTML5는 구조적으로도 달라진 점이 있고, 적용되는 태그도 바뀌었다. 그 밖에 플러그인 없이도 동영상을 바로 구현할 수 있다는 내용도 있지만, 일반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속도가 확실히 빨라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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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플로러9를 실행해보면 확실히 달라진 속도를 느낄 수 있다. 익스플로러9은 기존 익스플로러8의 엔진에 비해 12배 속도가 향상된 ‘차크라(Chakra)’ 자바 스크립트 엔진을 탑재했다. 기본적으로 자바스크립트 처리속도가 빨라지면 웹사이트가 빠르게 반응한다. 특히 한 페이지에서 사용자의 입력을 많이 처리해야 하는 사이트일수록 개선 효과가 커진다. 상황에 따라 GPU 기능을 활용하는 가속 기능도 제공하여 비디오 스트리밍이나 웹 게임 구현 속도 또한 빨라졌다.

한눈에 들어오는 화면

인터페이스가 단정하게 바뀌었다. 익스플로러8는 너무 많은 기능 때문에 복잡했었는데, 익스플로러9은 그런 면을 개선하고자 주소창과 검색창을 통합하였고, 탭을 주소창과 동일선상에 배치하였다. 메뉴에서 자주 쓰이던 홈, 즐겨찾기, 인터넷 옵션을 뺀 나머지 기능들은 다 숨겨졌다(원한다면 우클릭으로 추가해도 되고, 알트(Alt)키를 눌러 숨겨진 메뉴에서 선택해도 된다). 부가 기능을 한 눈에 보기 쉽게 정렬했으며, 성능을 저하시키거나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기능은 즉시 끌 수 있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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탭은 분리하거나 다시 합칠 수 있고, 새 탭 페이지를 누르면 자주 갔던 페이지 순으로 나열된다. 예전과 확연히 다른 심플한 인터페이스는 만족스럽지만 구글의 ‘크롬’과 상당히 유사한 모습이 보이는 것은 필자만의 착각일까?

주소 표시줄의 고정 아이콘이나 새 탭 페이지의 웹 사이트 아이콘을 작업표시줄로 끌어다 놓으면 그 사이트로 바로 접속할 수 있는 기능이 생겼다. 웹 바로가기를 작업표시줄에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다시 지우고 싶다면 우클릭으로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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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익스플로러8 시절 시도때도 없이 눈 앞에 떡 하니 뜨던 경고창이 밑으로 내려갔다. 사이트를 방문하다 보면 별일 아닌데도 경고창이 떠서 짜증이 날 때도 있었는데, 이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안정된 보안 기능

보안 측면에서 추적 방지 기능과 액티브X 필터링 기능 두 가지를 꼽고 싶다. 웹사이트의 일부 콘텐츠는 웹 검색 시 사용자의 활동을 추적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데, 추적 방지 기능을 사용하면 추적 방지 목록에 지정된 웹 사이트와 브라우저 간의 통신을 제한하여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 액티브X 필터링 기능을 사용하면, 사이트의 액티브X 기능을 차단할 수 있다. 사이트 별로 자신이 판단하여 필터링 할 수 있으므로 쓰기에 따라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액티브X를 완전히 버리지 않고 보안을 강화한 것은 기존 사이트 호환성을 생각할 때 좋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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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주목할 기능에는 ‘다운로드 관리자’가 있다. 내려 받을 때 미리 파일을 검증하고, 전처럼 임시폴더에 받아 옮기는 방식이 아닌 곧바로 받는 방식을 도입하여 안정성을 추구했다. 파일이 처리 되는 모습을 한 번에 보여주기 때문에 받는 도중에도 얼마든지 콘텐츠를 열거나 취소할 수 있다. 파이어폭스나 크롬처럼 내려 받는 곳의 주소를 뽑아낼 수 있고, 이어받기도 가능하다. 이제 익스플로러로 대용량 파일을 받을 때나 여러 파일을 한 번에 받을 때도 안심하고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아직 갈길이 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절치부심이 돋보이는 익스플로러9이다. 익스플로러8에 비해 속도와 보안능력이 향상되었고, 깔끔한 인터페이스를 만들었다. 차세대 인터넷 표준인 HTML5를 채택한 것도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첫째는 액티브X에 길들여진 우리나라의 웹 현실에 아직 적용되기에 어렵다는 것이다. 특정 포털에서는 호환이 되지 않아 글을 쓸 수 없기도 하고, 클릭이 안 되거나, 느리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 화면에서는 깨지는 글자도 보였다. 심지어 크롬보다 호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이석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이 "정식 버전이 나오는 봄까지 최적화에 주력해 어떤 사이트든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게 하겠다"라고 말했지만 RC판을 보건대 정식판이 곧바로 나올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든다. 그나마 익스플로러8의 호환성 보기(브라우저와 페이지 간에 충돌이 일어나면 그 사이트를 이전 버전의 브라우저 문서로 읽어 들이는 것)를 이어받아 보완이 된다는 것이 위안이 되긴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는 윈도우 7 및 윈도우 비스타 SP2까지 지원하고 윈도우 XP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운영체제에 따라서 제한적 지원을 한다는 것은 역으로 생각해보면 운영체제를 강제하겠다는 말이 된다. 윈도우 XP를 사용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브라우저 때문에 운영체제를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면 운영체제를 바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볼 문제다.

익스플로러9가 새로운 가능성과 혁신적인 모델을 제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쟁 브라우저들도 여전히 기세등등하게 추격하고 있다. 과연 정식 버전이 최적화에 성공하여 빠르고 깔끔한 이미지로 예전의 아성을 구축할 것인지, 그냥 시대만 앞선 웹브라우저계의 이단아로 남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IT동아 김민환(kimmh82@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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