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샌디브릿지 버그 입장 발표, “결함 막으면 PC 성능 문제 없다”
“결함인 SATA 포트를 쓰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보증하겠다.”
최근 불거진 샌디브릿지 CPU용 칩셋 결함 문제에 대해 인텔이 빠른 진화에 나섰다. 인텔은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건 배경 및 인텔의 입장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1월 31일(북미 기준) 샌디브릿지용 메인보드 지원 칩인 인텔 6시리즈 칩셋에 설계 오류가 발견됐다고 밝힌 지 불과 일주일만이다.
CPU에 문제가 있는 건 아냐… 오해 말아달라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은 P67과 H67 메인보드 칩셋이다. 이 칩셋을 지원하는 메인보드에는 0번부터 5번까지 총 6개의 SATA 포트가 있는데, 이 중 0번과 1번을 제외한 나머지 포트에 하드디스크나 ODD를 연결하면 성능 저하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즉 샌디브릿지 CPU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메인보드 설계에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인텔은 “극한 품질 테스트를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과정에서 이 결함을 발견했다”며 “1월 31일 인텔이 해당 내용을 발표한 것은 자발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적인 내용이다 보니 내용을 잘못 이해한 일부 외신들이 오보를 냈고, 이를 국내 언론들이 옮기는 과정에서 샌디브릿지 CPU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오해가 퍼지게 됐다는 것. 인텔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CPU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메인보드 포트 문제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인텔 측은 해당 칩셋의 생산을 중단했으며, 결함을 수정해 6개 포트 모두를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칩셋을 이미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 칩셋은 2월 중순부터 생산되며, 4월 하순께 PC 제조사들에 공급될 예정이다. 소비자들이 최종적으로 손에 넣는 시점은 별도의 논의를 거쳐 추후 공개된다.
SATA 0번, 1번 포트만 쓰는 PC에는 기존 칩셋 계속 공급한다
하지만 기존 칩셋의 공급을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PC 제조사들과 논의한 결과, 일부 제조사에서 기존 칩셋을 계속 공급해달라는 요청을 해 왔다고 한다. 문제가 없는 SATA 0번과 1번 포트만 사용해 PC를 만들겠다는 것. 이에 인텔은 칩셋 결함의 영향을 받지 않는 PC에 한해서 해당 칩셋의 공급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인텔은 “현재 통상적으로 유통중인 노트북들은 2개의 SATA 포트만 사용한다”며 “0번과 1번만 사용하는 노트북이라면 성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을 보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노트북 중에는 2개 이상의 SATA 포트를 지원하는 제품이 있긴 한데, 이 제품들의 경우 PC 제조사들이 알아서 판단해 판매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0번과 1번 이외에 다른 포트를 사용하지 못하게 설계한 데스크탑도 정상적인 유통이 가능하다.
만일 결함 포트가 적용된 메인보드를 사용한 PC를 구입했다면 환불이 가능하다. 인텔은 PC 완제품뿐 아니라 해당 메인보드를 별도로 구매한 경우에도 환불을 실시하겠다고 전했다.
제조사들과 실시간 협의 중, 제조사별로 발표 있을 것
이번 결함이 발견되자 PC 제조사들도 잇따라 후속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7일 해당 제품에 대해 전액 환불해주기로 기본 방침을 세웠다. 환불이 적용되는 PC는 노트북 'NT-RF711-S76', 'NT-RF511-S76', 'NT-RF511-S76S' 3종과 데스크탑 'DM-G600-PASC2', 'DM-G600-PA13', 'DM-Z600-PA1' 3종이다.
TG삼보도 지난 달 출시한 노트북 ‘에버라텍 TS-512’와 데스크탑 ‘드림시스 G141’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전액 환불해 줄 계획이다. LG전자 등 다른 제조사들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의 설명대로라면 SATA 0번과 1번 포트만 사용하는 PC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굳이 환불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제조사들이 굳이 모든 PC를 환불 대상에 넣은 이유는 추후 다른 문제가 또 불거지기 전에 싹을 자르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이번 결함 문제는 전적으로 인텔에 책임이 있으므로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인텔은 “각 제조사들의 환불 정책은 인텔의 소관이 아니다”라며 “제조사들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또한 “제조사들과 실시간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결과에 따라 환불을 진행할지 상황에 맞게 생산에 들어갈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