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아 Only? 잘만 CPU / 그래픽카드 전원 표시기
PC 조립이나 업그레이드를 혼자서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춘 이른바 PC 매니아라면 ‘잘만(Zalman)’이라는 브랜드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브랜드의 실체인 ‘잘만테크’는 특히 CPU나 그래픽카드용 쿨러(방열판이나 냉각팬)를 다수 출시하고 있다. PC 매니아라면 종종 단행하는 오버클러킹(CPU나 그래픽카드의 클럭 속도를 기준치 이상으로 높여 성능 향상을 꾀하는 행위)시에 잘만의 쿨러가 종종 쓰이곤 한다. 오버클러킹 시 발열이 대단히 심해지기 때문에 원활한 방열을 위해서는 고급 쿨러가 반드시 필요하다.
잘만이 PC 매니아들에 특화된 브랜드라는 것은 쿨러 외의 제품군을 봐도 짐작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각종 냉각팬의 회전 속도를 조절하는 조절기, 냉각액을 이용해 PC의 열을 식히는 수랭식 냉각장치, 그리고 이러한 냉각 장치들을 장착하기에 최적화된 PC 케이스 등까지 제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들은 대다수의 일반 사용자에게는 그다지 필요 없지만 매니아 입장에선 시스템 튜닝에 매우 긴요한 제품들이다.
이런 잘만에서 또 하나의 매니아 취향 제품을 내놓았다. 바로 CPU 및 그래픽카드의 전원 측정기다. CPU나 그래픽카드를 오버클러킹 하려면 필연적으로 기준치 이상의 전원을 공급해야 하는데, 이 제품이 있으면 얼마만큼의 전원을 공급해야 안정적인 오버클러킹이 가능한지 실시간으로 체크가 가능하다. 과연 어떤 제품인지, 그리고 얼마나 쓸모가 있을 것인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CPU용 ZM-PCM1와 그래픽카드용 ZM-VPM1
이번에 살펴볼 제품은 CPU용 전원 측정기인 ZM-PCM1과 그래픽카드용 전원 측정기인 ZM-VPM1이다. ZM-PCM1을 구매하면 5.25인치 외부 베이(CD나 DVD 드라이브를 장착하는 곳)에 고정이 가능한 알루미늄 재질의 프레임이 함께 제공되며, 여기에는 최대 2개의 ZM-VPM1을 추가로 장착 가능하다. 만약 2개의 그래픽카드를 하나의 PC에 동시 장착한다면 1개의 ZM-PCM1과 2개의 ZM-VPM1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ZM-PCM1과 ZM-VPM1의 본체 형태는 완전히 동일하다. 다만, 연결하는 인터페이스가 CPU용(ZM-PCM1)인지, 혹은 그래픽카드용(ZM-VPM1)인지만 다를 뿐이다. ZM-PCM1의 인터페이스는 메인보드 상의 CPU 보조전원포트와 연결하는데, 4핀 / 8핀 모두 호환되므로 원하는 대로 골라 꽂을 수 있다.
ZM-VPM1의 인터페이스는 그래픽카드용 보조전원포트와 연결한다. 6핀 / 8핀 겸용이라 지포스 GTS 450이나 라데온 HD 5750과 같은 중급형 이상의 그래픽카드라면 어떤 것이라도 꽂을 수 있다, 단 아예 보조전원포트 자체가 없는 그 이하의 보급형 그래픽카드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두자.
두 제품의 본체 부분은 수치를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창과 모드 전환 버튼, 그리고 현재 모드 표시 LED로 구성되어 있다. 표시 모드는 전압(V)와 전류(A), 그리고 이 두 수치를 곱한 소비전력(W)로 나뉘어지며, 전환 버튼을 눌러 표시 모드를 바꿀 수 있다. 다만. PC의 전원을 껐다 켜면 표시 모드가 전압(V)으로 초기화 되는 것은 약간 불편한 점이다.
실제로 사용해 보니
PC에 장착하여 기능을 테스트해 보기로 하자. 테스트에 사용한 PC는 AMD의 6코어 CPU인 페넘II X6 1055T CPU와 AMD 라데온 HD 5770 그래픽카드를 장착했으며, 메인보드는 기가바이트 MA770T-US3이다.
오버클러킹을 전혀 하지 않은 초기 상태에서 측정해 본 결과, 윈도우 7 부팅 후 유휴 상태에서는 CPU가 32W, 그래픽카드가 8W 정도의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다음에는 3D 그래픽 성능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3DMark Vantage’를 구동하여 CPU와 그래픽카드를 과부하 상태로 만든 후 다시 측정해 보니 CPU의 소비 전력은 최대 110W, 그래픽카드의 소비 전력은 최대 50W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전압은 계속 12V 정도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다음에는 CPU와 그래픽카드를 오버클러킹한 상태에서 제대로 전원 측정이 되는지를 확인해 볼 차례다. CPU의 경우, 메인보드 바이오스 메뉴에서 코어 클럭을 2.8GHz에서 3.22GHz로 높였다. 그리고 그래픽카드의 경우, AMD의 카탈리스트 드라이버 메뉴에서 GPU 클럭은 875MHz에서 950MHz로, 비디오 메모리 클럭은 1,3GHz에서 1.4GHz로 높인 후 다시 같은 과정으로 테스트를 해 보았다.
오버클러킹을 가하니 유휴 상태에서는 CPU의 소비전력이 38W로, 그래픽카드의 소비전력은 13W 정도로 측정되어, 오버클러킹을 하지 않을 때에 비해 전반적으로 15% 정도 전력 소비량이 많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3DMark Vantage 구동 시에는 CPU는 125W, 그래픽카드는 60W 정도의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측정되어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전력 소모율이 상승했다. 하지만 전압(V)은 여전히 12V 정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아 비교적 안정적으로 오버클러킹이 된 것으로 추측이 가능했다.
철저히 매니아들을 겨냥한 제품
이번에 살펴본 잘만의 ZM-PCM1과 ZM-VPM1은 앞서 말한 것처럼 대중적으로 많이 팔릴만한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그 수는 적을지언정, 이런 제품이 반드시 필요한 소비자층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전압 1V, 클럭 1MHz를 세세히 조절해가면서 최적의 오버클러킹 값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 그리고 현재 사용중인 파워서플라이(전원공급기)에서 안정적인 전원을 공급해주고 있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픈 사람들이 바로 그 대상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CD나 DVD 드라이브를 1개 이상 다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여분의 5.25인치 외부 베이는 용도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잘만의 ZM-PCM1과 ZM-VPM1은 이러한 놀고 있는 5.25인치 외부 베이를 이용해 장착하므로 PC 케이스의 외견을 튜닝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물론, 이 제품에 표시되는 전원 수치들의 의미를 모른다면 단순한 ‘깜박이’에 그칠 테지만 말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