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은 스마트 시대의 원년”…CES 2011 결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이하 CES 2011)가 지난 9일(현지시각)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주최측은 이번 CES 2011에는 전 세계 2,700여 업체가 참여했으며, 관람객 역시 12만 명을 넘기는 등 성황을 이뤘다고 전했다.
올해 CES 박람회의 주요 화두는 스마트 - 3D - LTE 였다. 주요 전자업체들은 스마트TV를 필두로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다양한 스마트패드(이하 태블릿PC)를 선보였다. ‘스마트TV’는 초고속 인터넷을 기반으로 PC와 모바일 그리고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결합한 미래형 가전기기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파나소닉, 샤프전자, 소니, JVC 등 내로라하는 가전업체의 부스에는 저마다 색다른 전략을 내세운 스마트TV가 선보여 박람회장을 찾은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스마트TV 기술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으로,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후문이다.
예를 들어 VOD 콘텐츠 확보는 물론 각종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이르기까지 무엇 하나 표준(통일성 및소비자의 혼란을 막기 위함)으로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여러 업체간 협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스마트TV가 향후 PC와 가전의 영역을 허물고 새로운 IT혁명을 이끌 주요 화두로 낙점됐다는 것이다.
◆ TV 업계의 주요 화두는 ‘스마트’ 그리고 ‘3D’
이렇게 획기적인 스마트TV로 전 세계의 관심을 이끈 가전업체들은 또 한가지 무기로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주인공은 바로 3D TV, 지난해에는 월드컵 특수와 함께 몇몇 업체에서만 선보인 3D 기능이 올해는 거의 대부분의 TV 제품에 적용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3D 기능을 구현하는 방식을 두고 삼성전자(셔터글래스)와 LG전자(필름패턴편광)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박람회 기간 내내 화질 논쟁을 펼치기도 했다. 게다가 파나소닉과 소니 등은 무안경 방식의 3D TV를 새롭게 선보여 3D 기능의 발전 전망을 밝게 했다.
◆ 물밀듯이 쏟아진 100여종의 스마트패드(태블릿PC)
CES 2011에서는 5.5인치부터 12.1인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를 자랑하는 100여종의 태블릿PC가 공개됐다. 애플의 아이패드 그리고 삼성전자 갤럭시 탭에 대항하는 다양한 태블릿PC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사실 LG전자와 모토로라, RIM 등 휴대폰 관련 업체들이 통신 기능이 탑재된 태블릿PC를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CES 2011 개막 이전부터 기정 사실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막이 열리자 델, 아수스, 에이서, 파나소닉, 샤프, 레노버, 코미, 넥사, 뷰소닉 등의 해외 유명 IT 업체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비밀리에 준비했던 태블릿PC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소문난 잔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국내기업의 활약도 빛났다. 아이덴티티탭으로 알려진 엔스퍼트와 유경테크놀로지스, 아이스테이션, 오코스모스 등 국내 업체도 CES 2011 현장에서 태블릿PC 열풍의 주역으로 함께했다.
엔스퍼트 디바이스 부문 이상수 사장은 “CES 2011의 주제는 컨버전스 디바이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국내외 IT 기업들의 공통적인 화두였으며, 핵심 기술력을 바탕으로 관련 제품 및 기술들이 다양하게 소개됐다”며, “이 가운데 엔스퍼트는 미디어와 콘텐츠 쉐어링을 위한 다양한 특화 솔루션이 탑재된 미디어 컨버전스 태블릿PC로 화제를 모았다”고 전했다. 덧붙여 “CES 2011에서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이 줄을 이어 1분기 내에 굵직한 계약 체결로 이어져 해외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양키 그룹은 올해 태블릿PC 시장이 1,080만 대(약 40%)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밀듯이 쏟아진 태블릿PC 홍수 속에 삼성전자, LG전자, 국내 중소업체의 선전이 반가운 까닭도 태블릿PC 시장의 밝은 미래 덕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특명, 4세대 이동통신 기술(LTE)을 선도하라!
한편, 보다 빠른 모바일 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이동통신 기술의 변화도 감지됐다. CES 2011에서는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LTE(Long Term Evolution, 이하 4G)의 상용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4G는 3세대(3G) 이동통신의 뒤를 잇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데이터 전송속도가 현재보다 최대 5배 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북미시장 기준, 와이맥스(Mobile WiMAX) 기반의 4G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스프린트와 LTE 기반 4G 이동통신 기술을 상용화한 미국 최대 이통사 버라이즌의 영향으로 관련 단말기 업체의 대격변이 예고됐다. 그 결과 CES 2011 현장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토로라, HTC 등 관련 업체들의 신제품 단말기가 봇물을 이뤘다.
그 흔한 모델명도 없이 ‘삼성 4G LTE 스마트폰’으로 CES 2011에 홀연히 등장한 삼성전자의 단말기는 올해 1분기 미국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을 통해 출시될 제품으로, 주요 사양은 4.3인치 슈퍼 AMOLED+ 디스플레이에 1GHz 프로세서, 800만 화소 카메라 등을 탑재하고 있다. 게다가 버라이즌의 4G망에서 50Mbps급의 빠른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LG전자는 ‘레볼루션(Revolution)’이라는 LTE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레볼루션 역시 버라이즌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며, 독자 개발한 LTE 모뎀을 통해 HD급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모바일 환경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올 7월을 기점으로 국내에도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 이동통신 시장에서 국내산 단말기의 선전을 기원해보는 대범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 2011년은 스마트 시대의 원년
CES 2011의 주요 화두를 통해 살펴본 2011년은 본격적인 스마트 시대의 원년이라 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해 31일 신년사를 통해 "2011년은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 새로운 기기들이 대중화되면서 본격적인 스마트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스마트폰의 밝은 미래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또한 좀처럼 함께하지 못했던 PC와 가전이 ‘스마트’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뭉치고, 실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IT 산업과 접목되는 그야말로 스마트한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도 해볼 수 있다. 2011년,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마트한 삶을 누리기 위한 만반의 준비다.
글 / IT동아 이기성(wlrl@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