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베가를 이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베가 엑스’ 출시
팬택, PC와 전쟁을 선포하다!
2010년 12월 21일, 국내 스마트폰 2위 업체인 팬택은 기존 제품 ‘베가’의 후속 모델인 ‘베가 엑스(Vega Xpress)’를 출시하며, PC와 전쟁을 선포했다. 무슨 뜻인고 하니, 이제 휴대성이 결여된 데스크탑 PC는 사라질 것이며, 스마트폰처럼 작고 가벼우며 언제든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가 그 시장을 대체할 것이라는 의미다.
팬택 마케팅본부장 임성재 전무는 과거 애플 스티브 잡스 CEO의 “PC는 한물간 농장 트럭이다. 이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세상이 온다”라는 말을 언급하며, “향후 5년 안에 휴대성이 없는 PC는 사라질 것이다. 이를 ‘P의 법칙’이라 부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세계적인 CPU 제조사인 인텔도 과거 데스크탑 PC용 CPU에 주력했지만, 지금은 모바일용 CPU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지금까지 모바일 기기는 PC를 보완하는 기기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이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기기가 될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2011년 태블릿 PC 출하량은 5,500만 대에 이를 것이다. 스마트폰은 곧 태블릿폰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팬택도 6~7개월 후에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의 장점을 지닌 이른 바 ‘태블릿폰’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베가 엑스는 PC와 승부를 겨룰 최초의 스마트폰이다”라고 말했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확실히 5년 후면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가 PC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과거에는 영화 속에서나 나올 것만 같던 아이패드, 갤럭시 탭과 같은 태블릿 PC를 지금은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5년 후’라는 것이다. 아직은 아니다. 열흘 있으면 다가올 2011년에도 스마트폰을 데스크탑 PC나 노트북의 완전 대체품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다만 팬택이 그만큼 이 시장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팬택 스마트폰 라인업 중 프리미엄급에 해당하는 ‘베가(Vega)’의 후속 모델인지라 전반적인 사양은 현재 출시한 어떤 제품과 비교하더라도 뒤지지 않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체 언제까지 사양과 성능이 높다는 것을 강조할 것인지. 물론, 제품 제조사는 신제품을 출시하며 탑재된 부품과 그에 따른 성능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다만, 스마트폰은 하드웨어 사양만큼 제품에 탑재되는 운영체제와 인터페이스 등이 얼마나 최적화되었는지도 중요한데, 이에 대한 설명이 적어 아쉬웠다.
베가 엑스의 기본 사양
이어서 팬택 국내상품기획팀 이응준 상무가 베가 엑스에 대해 설명했다. 일단 베가 엑스의 크기는 이전 모델인 베가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해 4인치 LCD를 탑재하고도 스마트폰 중 가장 얇은 폭(62.8mm)과 길이(120.5mm)라는 점을 강조했다. 무게도 119.9g 정도이다. 이 상무는 “경쟁사 제품보다 1.4mm가 얇다”라며, “스마트폰은 크기 1mm 를 줄이는데 처음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가장 많이 접하는 화면이 홀드(잠금) 화면이다”라며, “베가 엑스는 홀드 화면에서 부재중 전화나 수신 문자, 이메일을 확인하고 바로 그 기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아이콘을 배치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팬택은 이 기능을 ‘스마트 홀드(Smart Hold)’라고 소개했다.
이어서 ‘라이브 채팅(Live Chatting)’ 기능도 선보였는데, 전화를 걸면서 상대방과 문자를 주고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외에 RF 안테나를 내장해 모바일 뱅킹과 교통카드 결재가 가능하며, TV나 PC와 와이파이로 연결해 동영상과 같은 콘텐츠를 연동할 수 있는 DLNA 기능도 탑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DDR2 메모리와 퀄컴 스냅드래곤 2세대 1GHz CPU(MSM8255)를 탑재했다”라며, ”과거 DDR 메모리가 시골의 2차선 국도라면 DDR2 메모리는 고속 도로에 해당한다. 이로써 성능은 기존 제품보다 1.5배 정도 상승했고, 전력 효율도 2~3배 증가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팬택은 올 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리우스, 베가, 이자르, 미라크 등과 같은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 2위 이동통신사 KDDI를 통해 ‘팬택-au IS06’을 선보이며,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하는 베가 엑스는 그만큼 시장 공략에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발표가 끝난 후에 임 전무는 이번 팬택 베가 엑스에 관련된 주요 인사를 한 명씩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팬택이 베가 엑스에 거는 기대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실제 만져 본 베가 엑스
현장에는 베가 엑스를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베가 엑스와 같은 스마트폰은 실제로 한번 만져 봐야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리고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참여한 팬택 직원이 옆에 있어 다양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두께는 확실히 얇았다. 본 기자가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 3Gs와 두께를 비교해 보니 약 2~3mm정도 더 얇았다. 4인치 LCD를 채택하여 전체 크기는 아이폰 3Gs보다 컸지만, 한 손으로 사용하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다만, 디스플레이가 아몰레드가 아닌 일반 TFT LCD 이다. 아몰레드수급 상의 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기본 사용자 내장 메모리(어플 설치 공간)는 500MB 정도이다(용량이 좀 작다는 느낌이 강했다). 현장에 비치된 베가 엑스에는 2GB 마이크로 SD 메모리가 장착되어 있었지만, 실제 제품에는 8GB 제품이 기본 포함된다(최대 32GB 지원). 시스템 RAM은 512MB이다.
그리고 홈 화면을 총 6개 화면으로 각각 다르게 설정할 수 있으며, 트위터, 미투데이 계정을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SNS 매니저’ 어플을 탑재해 해당 기능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연락처를 등록한 사람의 SNS 계정을 등록하면 주소록에 실시간으로 연동이 된다는 점도 주목 할만하다(모토로라의 ‘모토블러’ 같은 기능이다).
탑재된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버전 2.2(프로요)이다. 향후 2.3 버전(진저브래드) 업그레이드에 대해서는 ‘곧 있을 것이다’라는 답변만 들었을 뿐, 이외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스카이가 출시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 하나라도 업그레이드 된다면 베가 엑스를 포함한 다른 모든 제품도 이내 업그레이드될 것이라 말했다.
아울러 체험 공간에는 화이트, 블랙, 시크릿핑크, 골드브라운 4가지 색상 제품이 모두 전시되어 있었다. 화이트와 블랙은 12월 중에, 시크릭핑크와 골드브라운은 내년 1월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후면에는 자동 초점(AF) 기능이 있는 500만 화소 카메라(LED 플래시 지원)가 탑재되어 있다. 다만 제품에 최적화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제법 많이 수정했을 것이고, 이에 따라 향후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기도 했다.
물론, 오랜 동안 사용한 것이 아니라 잠깐 만져 본 수준에 불과하기에 제품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좀더 아기자기한 홈 화면과 아이콘 등은 기존 팬택 스카이 만의 디자인을 떠올리게 했다. 2010년 스마트폰으로 체제 전환을 성공적으로 한 팬택이 내놓은 차기 야심작 베가 엑스. 과연 내년 어떤 성과를 거두게 될지 궁금하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