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메모리

김영우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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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Universal Serial Bus)란 컴퓨터와 주변기기 사이에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사용하는 버스(bus: 데이터가 전송되는 통로) 규격 중 하나다. 1990년대 후반부터 대부분의 개인용 컴퓨터에 USB 장치를 꽂을 수 있게 됨에 따라 USB는 현재 다른 규격 버스에 비해 보급률이 매우 높다. 또한, USB는 컴퓨터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도 자유롭게 장치를 꽂고 뺄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플래시 메모리(flash memory)란 데이터를 저장, 보관할 수 있는 반도체의 일종이다. 일단 데이터를 저장하면 삭제나 수정이 불가능한 롬(ROM)이나 삭제, 수정은 가능하지만 전원이 차단되면 모든 데이터가 사라지는 램(RAM)과 달리, 자유롭게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삭제할 수 있으면서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그대로 보존되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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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USB와 플래시 메모리, 이 두 가지 요소를 결합해 하나의 제품으로 만든 것이 바로 ‘USB 플래시 드라이브(USB flash drive)’, 흔히 말하는 ‘USB 메모리’다. USB 메모리는 대개 손가락 하나 정도의 크기의 막대형 본체에 USB 커넥터가 노출된 형태다. 내부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플래시 메모리 칩, 그리고 커넥터와 메모리 칩 사이에서 데이터 전송을 제어하는 컨트롤러(controller: 제어기)로 구성되어 있다.

USB 버스와 플래시 메모리의 적절한 만남

USB 메모리는 2000년, 이스라엘의 IT 업체인 M시스템(M-System)에서 8MB와 16MB, 그리고 32MB 용량의 제품을 내놓으면서 처음으로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USB 메모리는 이전까지 이동용 저장장치의 주류를 이루던 3.5인치 플로피디스크(1.44MB)에 비하면 상당히 넉넉한 용량을 갖추고 있었으며, 물리적인 구동이 필요한 디스크가 아닌 반도체를 저장 매체로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의 내구력 역시 우수했다. 더욱이, 데이터 기록을 하기 위해 별도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CD나 DVD와 같은 광디스크보다 훨씬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호평을 받았다.

USB 메모리는 USB 버스를 이용하므로 언제나 자유롭게 탈착이 가능하며,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여 전원이 끊어지더라도 저장된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아 누구라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컴퓨터 하드웨어가 그러하듯, USB 메모리 역시 해당 컴퓨터에 설치되어 있는 운영체제의 종류에 따라 사용 조건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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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개인용 컴퓨터용 운영체제인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시리즈의 경우, 2000년에 출시된 윈도우 2000(서비스팩 설치 필요)과 윈도우 Me 부터 USB 메모리를 기본적으로 지원한다. 이보다 구형 운영체제인 윈도우 98의 경우, 별도의 드라이버(driver: 특정 하드웨어를 작동시키기 위한 기본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사용할 수 있다.

2010년 현재의 USB 메모리 시장은 2 ~ 8GB 용량의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최대 512GB 용량의 제품도 개발된 상태다. 현재와 같은 개발 속도로 볼 때 2011년 안에 1TB 이상의 제품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USB 버스의 규격에 따른 제품의 구분

USB 버스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향상됨에 따라 USB 메모리의 속도도 차츰 향상되었다. 초기의 USB 메모리는 최대 12Mbit/s(초당 전송 메가비트)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갖춘 USB 1.1 규격을 사용했으나, USB 메모리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의 제품들은 최대 480Mbit/s 속도의 USB 2.0 규격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2010년 중반부터는 최대 5Gbit/s까지 전송할 수 있는 USB 3.0 규격이 공개되어 이를 지원하는 제품도 차츰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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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버스는 기본적으로 하위 호환성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하위 규격의 USB 포트에 상위 규격의 USB 메모리를 꽂아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런 경우 데이터 전송 속도는 하위 규격에 맞춰지게 된다. 예를 들어 USB 2.0 포트에 USB 3.0 USB 메모리를 꽂을 경우, 사용 자체는 가능하지만 데이터 전송속도가 USB 2.0 규격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플래시 메모리의 종류에 따라 가격과 속도 달라져

한편 USB 메모리 속도는 USB 버스 규격뿐 아니라 내장된 플래시 메모리의 종류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플래시 메모리의 종류는 크게 SLC(Single Level Cell) 방식과 MLC(Multi Level Cell) 방식으로 나뉘는데, SLC 방식 플래시 메모리는 1개의 기억소자 당 1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하는데, 안정성이 높고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지만 가격이 비싸다. 반면, MLC 방식은 1개의 기억소자 당 2비트 이상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으며, SLC 방식의 플래시 메모리에 비해 안정성과 속도는 낮지만 단가가 저렴해 대용량 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USB 메모리 역시 이들 방식에 따라, 제품의 외형이나 사용법은 같지만, 속도 및 성능 면에서는 SLC 방식이, 가격대비 가용 용량 면에서는 MLC 방식의 USB 메모리가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 중인 USB 메모리는 거의 대부분이 MLC 방식이므로, 비싸더라도 SLC 방식의 USB 메모리를 원한다면 구매 전에 반드시 제품 사양을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형태에 따라 구분되는 USB 메모리

그 외에 USB 메모리는 제품의 외형적 형태에 따라서도 구분할 수 있다. 뚜껑으로 USB 커넥터를 감싼 캡(cap)형, 스위치를 밀어 USB 커넥터를 빼거나 감추는 슬라이드(slide)형, 그리고 커넥터 부분을 회전시켜 사용하는 스윙(swing)형 등이 대표적이다. 카드나 펜 등의 형태를 한 제품도 일부 존재하지만 주로 판촉용/선물용 제품으로 사용된다. 초기에는 캡 형 메모리가 가장 많았으나 뚜껑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단점이 부각되면서 슬라이드 형이나 스윙 형의 USB 메모리를 선호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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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USB 커넥터의 모양에 따라서도 구분된다. 초기에는 단자부 손상 방지용 철재 프레임을 두른 ‘A타입’ 커넥터를 채택한 제품만 존재했으나, 최근에는 단자부를 완전히 노출시킨 커넥터를 갖춘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 노출형 커넥터는 제품 전체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USB 포트에 꽂을 때 다소 헐거운 느낌이 들 수 있으며, 커넥터 손상 우려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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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고장은 없지만 사용자의 관리와 주의가 필요

USB 메모리는 내부 구조가 간단하고 기계적으로 동작하는 부분이 없어 상대적으로 잔고장은 많지 않다. 다만 저장된 데이터가 손상되거나 유실되는 문제가 자주 발생하여 사용자를 난처하게 하는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윈도우 운영체제에 USB 메모리를 꽂으면 대게 ‘이동식 디스크’ 등으로 인식되는데, 이 역시 하나의 드라이브이기 때문에 사용 중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파티션 인식 불가 문제와 바이러스 감염 문제다.

파티션은 운영체제에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디스크의 저장 구역을 설정하는 것을 말하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이 파티션 설정 정보가 손상됨으로써 USB 메모리 자체가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윈도우에서는 USB 메모리를 빼기 전 ‘분리 절차’를 거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이를 따르는 사용자는 그리 많지 않다. 당장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파티션 인식 불가 문제가 전적으로 분리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단언할 순 없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안전하게 분리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한편 바이러스의 경우, USB 메모리는 특성 상 여러 컴퓨터에 꽂아 사용하므로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실제로 USB 메모리를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가 사회적 이슈가 된 적도 있었다. 따라서 외부 사용이 잦은 USB 메모리라면 자신의 컴퓨터에 꽂은 후 바이러스 검사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이다. 오지 여행을 다녀오면 반드시 예방 접종을 해야 하듯이, 여러 컴퓨터를 거친 후에는 USB 메모리에도 백신을 투여해야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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