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PC 하드디스크 용량은 얼마입니까?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하드디스크 용량은 약 320~500GB 정도지만, 일반적인 사무실이나 가정용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용량은 이보다 더 적은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상황에서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디자이너에게 320GB 하드디스크를 주면 ‘이걸로 뭘 하라고?’라는 푸념을 들을 수도 있다.
물론 고용량 하드디스크가 이런 전문가들에게만 유용한 것은 아니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용량 파일을 다운로드받는 일이 잦아지고, 더불어 고품질, 고용량 콘텐츠를 선호하는 추세에 따라 PC 하드디스크의 용량도 PC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고화질 동영상은 파일 하나에 10GB에 육박하기도 하고, 온라인 게임 하나 설치하는데 30GB 이상의 여유 공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320GB 하드디스크의 경우 인기 온라인 게임 5개, 고화질 동영상 10여 편이면 하드디스크의 여유 공간이 거의 없어진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하드디스크 중에 TB(테라바이트, Terabyte, 1TB = 1,024GB)급 제품이 주류인 것 또한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가격도 저렴해져 일반 사용자들이 접근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유명 하드디스크 제조사인 웨스턴디지털의 제품의 경우, 1TB가 10만 원대 이하, 2TB가 10만 원대 초반, 2.5TB가 20만 원대 중반, 3TB가 30만 원대 초반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어림잡아 1TB당 10만 원꼴이다).
현재 단일 하드디스크로서 일반 사용자가 구입할 수 있는 가장 큰 용량은 3TB. GB(기가바이트, Gigabyte)로 환산하면 약 3,000GB다. 이는 평균 5MB의 MP3 음악 60만 곡을 저장할 수 있는 어머 어마한 크기다. 또는 평균 1.3GB(90분) 용량의 영화(일반 화질)도 2,300여 편을 담을 수 있는 용량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하드디스크를 연결해 사용할 때보다 관리적인 면(연결 케이블 부족 등)이나 비용적인 면(전기요금 절감 등)에서도 대단히 효율적이기도 하다. 여기에 발열이나 소음도 대폭 줄어든다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요즘 일고 있는 ‘친환경 컴퓨팅 환경’ 조성에 일익을 담당하기도 한다.
웨스턴디지털의 3TB ‘친환경’ 하드디스크인 ‘캐비어 그린’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다만 ‘캐비어 그린’은 ‘고용량’과 ‘친환경’이라는 목적에 적합한 제품이라, ‘성능’ 측면에서 보면 그리 뛰어난 수준은 아니다. 대신 대용량 파일을 안전하게 저장/보관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사용하는 용도라면 추천할 만하다(영화/음악/사진 감상 등).
‘캐비어 그린’과 같은 고용량 하드디스크를 선택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3TB 내외의 고용량 하드디스크를 PC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 구입 전에 꼭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PC 구입처나 제조사 등에 문의하여 자신의 PC에 TB급 하드디스크를 사용할 수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만약 이미 구입했지만 PC에 사용할 순 없는 상황이라면, 하드디스크용 외장 케이스를 추가 구입해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 경우, 파일 전송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영화나 음악을 보고 듣는 데는 큰 지장 없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