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0, IT 기자가 바라본 게임 쇼의 모습은
지금 부산 벡스코는 지스타 2010의 열기로 가득하다. 전국 수능 날인 오늘(18일)의 열기가 이 정도이니, 곧 다가올 주말에는 더욱 많은 사람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가히 발 디딜 틈이 없을 것만 같기도 하다. 사실 지금까지의 지스타는 ‘걸스타’라고 불릴 정도로 아리따운 도우미 분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었는데, 이번 지스타는 정말 게임을 중점적으로 다룬 행사로 보였다는 것이 살짝 아쉽기도(?) 했다.
이번 지스타에 참가한 게임 업체들과 발표작도 화려했다. 블리자드 디아블로3,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 NHN 테라, XL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위메이드 창천2 등 아직 출시되지 않은 대작들의 향연은 대단했다. 유명 게임 업체 부스에는 평균 30분 이상은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로 길게 늘어선 줄에 한숨이 나올 정도. 한 관계자는 “여기야말로 지옥도가 아닌가 싶다”라고 말할 정도로, 많은 관람객에 행복한 한탄을 내뱉기도 했다.
그런데 본 기자는 지스타 행사장을 돌아다니는 동안 한가지 고민이 생겼다. 다름 아닌 IT 기자가 게임쇼 행사장에서 딱히 무엇을 해야 할지 한동안 갈피를 잡지 못했던 것. 동료 게임 기자들의 눈빛 속에도 ‘대체 IT 기자가 여긴 왜 온 거지?’라는 의문이 섞여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IT의 발전이 있기에 좀 더 실감 나고 멋진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고, 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 빠른 처리 속도의 CPU, 화려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도와주는 그래픽 카드, 이제는 3D 영상도 볼 수 있는 노트북과 데스크탑, 여기에 각종 게임을 편하게 즐기도록 도와주는 키보드, 마우스 같은 주변 기기들. 이러한 IT 제품이 없다면 지금의 게임 산업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취재의 주제는 이렇게 잡았다. ‘IT 기자가 바라본 게임 쇼의 모습’을 담아내기로. 이번 기사에서는 그래픽 기술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AMD와 엔비디아의 다양한 기술을 알아보도록 하자. 물론, 행사의 꽃인 도우미 분들도 뺄 수 없다.
요즘 누가 모니터 하나로 게임 하나?
AMD 아이피니티 기술로 6개의 모니터를 즐기다
다중 모니터 출력 기술인 AMD 아이피니티와 엔비디아 3D 서라운드 기술을 행사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처음 방문한 NHN 테라 부스에서 AMD 아이피니티 기술을 통해 6개의 모니터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은 다시 떠올려봐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넓은 화면에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은 정말이지 부러울 따름이다(아이피니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전 기사(http://it.donga.com/openstudy/3285/)를 참고하도록 하자).
특정 그래픽 카드 하나만 있으면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6개의 모니터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AMD 아이피니티 기술이 탑재된 그래픽 카드 뒷면에 6개의 미니 디스플레이 포트를 이용하면 된다. 연결 방법이나 설치 방법도 어려운 편이 아니라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D 영상을 3개의 모니터에서-엔비디아 3D 비전 서라운드 기술
아바타 이후로 열풍을 일으킨 3D 영상 콘텐츠를 PC 내에서 구현해주는 엔비디아의 3D 비전 기술과 이를 3개의 모니터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3D 비전 서라운드 기술도 여러 곳에서 체험할 수 있었다. 먼저, 위메이드가 준비 중인 새로운 신작 게임 네드(NED) 온라인을 3D 비전 기술을 통해 입체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었다. 해당 기술을 지원하는 그래픽 카드와 삼각뿔 모양으로 생긴 이미터, 그리고 안경을 착용하면 가능하다.
여기에 3D 비전 서라운드 기술을 통하면 3개의 모니터에서 입체 영상을 즐길 수 있다. AMD 아이피니티처럼 6개의 모니터는 불가능하지만, 3개의 모니터에서 3D 입체 영상을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곳뿐만이 아니다. 요즘 스타크래프트 2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3 체험관 내에서 엔비디아의 3D 비전 기술을 다시 한번 볼 수 있었다. 아예 블리자드 부스 내 한 켠에 엔비디아 부스를 작게 설치해 디아블로 3를 3D 비전 서라운드 기술을 통해 체험해 볼 수 있었으며, 지포스 GTX 460 그래픽 카드도 제조사별로 전시해 주목을 끌었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이렇듯 지스타 2010에서 AMD와 엔비디아는 주연이 아닌 조연이 되어, 각 게임을 보다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도록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속된 말로 남의 잔치이니 굳이 나서서 주인공이 되지 않으려 노력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이를 이용해 각 게임을 체험하는 사용자를 보면 새로운 다양한 기술에 놀라는 모습에서 두 기업이 노리고자 하는 바를 짐작할 수 있었다. 6개의 모니터를 통해 직접 체험한 영상과 3개의 모니터에서 3D 입체 영상을 직접 바라본 관람객들에게는 게임과 더불어 두 기업의 기술력이 알게 모르게 각인되었을 것임이 틀림없다.
경험해간 관람자가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모니터 6개로 게임 해봤냐?”라든가, “모니터 3개에서 3D 입체 영상이 보이더라”라고 자랑할 때 덩달아 홍보가 되고 마케팅이 되는 것이다. 본 기자도 이런 다중 모니터 출력 기술 좀 경험해 보게 누가 모니터 좀 선물해 주면 좋으련만.
다음 2부 기사에서는 지스타 2010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게이밍 전문 주변 기기와 IT 업체에 대해서 만나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