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브라우저 전쟁의 시대에 대처하는 자세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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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윈도우 기본 웹 브라우저로 정착하기 시작한 것은 과거 윈도우 98이 사용되던 시기 즈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때부터 우리나라 대부분의 웹페이지도 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기준으로 개발되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게임 사이트나 은행 사이트 같은 경우에는 특히).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대체할 수 있는 웹 브라우저가 점점 각광을 받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모질라의 파이어폭스(FireFox), 구글의 크롬(Chrome), 애플의 사파리(Safari) 등을 들 수 있다(사실 이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웹 브라우저가 대략 30여종이 넘는다).

일단 대표적인 웹 브라우저들을 짤막하게 살펴보자.

인터넷 익스플로러
먼저 웹 브라우저의 터줏대감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최근 경쟁 브라우저 제품이 출시되어 만만치 않은 도전을 받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새로운 버전(8.0)을 출시했다.

그동안 타 브라우저에 비해 보안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극복하고자 8.0 버전에서는 개인 보안성을 가장 강화했다. 여기에 인터넷 검색 속도와 웹페이지 로드 속도를 개선하는 기능도 넣었다. 아직까지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가진 웹 브라우저이나, 해가 지날수록 점점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2008년 8월 75% → 2009년 11월 63.3%).

파이어폭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는 모질라의 파이어폭스다. 이 파이어폭스는 실행 속도나 안정성 면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압도한다. 글자와 그림만 있는 웹페이지라면 인터넷 익스플로러보다 빠른 로딩 속도를 보여 외국에서는 이미 파이어폭스의 사용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점유율 순위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바로 아래인 2위로, 2008년 8월에는 점유율이 19%였으나 2009년 11월에는 25.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대세인 국내에서는 한때 10%까지 점유율이 올라갔으나 다시 하락하여, 2009년 11월 현재 시점에는 5.6%에 불과한 상황이다.

크롬
전 세계 점유율 3위인 구글의 크롬도 떠오르는 신흥 강자다. 파이어폭스에 버금가는 실행 속도와 깔끔한 디자인이 잘 어우러져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실증을 느낀 사용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헌데 사실 그냥 관심 정도에서 머무는 듯한 느낌이다. IT 관련 뉴스 등에서는 크롬이 마치 브라우저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인 양 보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실정에서는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본인도 출시되자마자 설치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파이어폭스에 마우스가 더 자주 가는 걸 보면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사파리
위 브라우저들에 비해 아주 미약한 세력이지만, 나름대로 매니아 노선을 구축하고 있는 애플의 사파리도 있다. Mac과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이 선보인 윈도우용 웹 브라우저인데, 항상 탁월한 제품 디자인으로 각광을 받는 회사답게 '디자인' 하나만은 확실히 눈에 띈다.
웹페이지 로딩 속도도 파이어폭스나 크롬과 비슷하며, 무엇보다 독특한 팝업창 돌출 모양이나 웹페이지 내 텍스트 상자의 크기를 변경할 수 있는 등의 부수적 기능은 사용자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것 같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사용만이 정답일까?
위 그래프는 2009년 11월의 전세계 웹 브라우저 점유율(출처: 넷애플리케이션즈)을 나타낸 것으로, 아직까지는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로만 한정한다면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90%를 가뿐히 넘길 것이다.
사실 웹 브라우저는 인터넷을 서핑하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에 어느 것을 사용해도 관계없다(앞서 말한 대로 위 제품 외에도 수십 종의 웹 브라우저가 사용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대부분의 웹페이지들이 역동적인 인터넷 효과를 위한 액티브X(ActiveX) 컨트롤 파일을 사용하도록 개발된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이 액티브X 컨트롤 파일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발하여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적용하도록 하는 인터넷 프로그래밍 기술이다. 웹페이지에서 동영상을 볼 수 있게 한다거나 인터넷 뱅킹을 가능케 한다거나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근본적인 기틀을 바로 이 액티브X 컨트롤 파일이 마련해주고 있다.

외국의 웹사이트는 우리나라 웹사이트와는 달리 액티브X 사용을 대부분 자제하고 있기 때문에, 액티브X 파일을 아예 지원하지 않는 파이어폭스나 크롬 같은 웹 브라우저가 점점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외국에서 액티브X 파일 사용을 자제하는 이유는 인터넷 보안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통해 컴퓨터로 전송되는 바이러스나 스파이웨어, 악성 코드 등이 이 액티브X 파일 형태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인터넷에서는 이 액티브X를 배제한다는 것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액티브X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웹페이지 전체를 다시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좋은 기능, 성능의 웹 브라우저가 출시되어도 그저 관심만 있을 뿐 큰 호응은 얻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실제로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자가 일반적으로 이동하는 인터넷 페이지를 파이어폭스와 크롬, 사파리를 통해 확인해 보았다.

인터넷 검색 및 결과 (네이버 기준)
인터넷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크롬 사파리
키워드 검색 정상 정상 정상 정상
검색 결과 표시 정상 정상 정상 정상

인터넷 뉴스 보기 (네이버 기준)
인터넷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크롬 사파리
텍스트 뉴스 정상 정상 정상 정상
사진 뉴스 정상 정상 정상 정상
동영상 뉴스 정상 정상 정상 정상
기타 뉴스 기능 정상 정상 정상 정상

인터넷 동영상 보기
인터넷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크롬 사파리
네이버 비디오 정상 정상 정상 정상
판도라 TV 정상 정상 정상 정상
엠군 정상 정상 정상 정상
엠엔캐스트 정상 정상 정상 정상

인터넷 카페 및 블로그 활동
인터넷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크롬 사파리
네이버
카페/블로그 정상 정상 정상 정상
다음
카페/블로그 정상 부분 정상
(카페 플레이어
실행 불가) 부분 정상
(카페 플레이어
실행 불가) 부분 정상
(카페 플레이어
실행 불가)
싸이월드 정상 정상 부분 정상
(싸이 플레이어
실행 불가) 부분 정상
(싸이 플레이어
실행 불가)
엠파스
카페/블로그 정상 부분 정상
(액티브X 설치/
사용 불가) 부분 정상
(액티브X 설치/
사용 불가) 부분 정상
(액티브X 설치/
사용 불가)

인터넷 쇼핑몰 이용(전자 결제 포함)
인터넷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크롬 사파리
인터파크 정상 구매 불가
(인증서 설치
불가) 구매 불가
(사이트 비정상
실행) 구매 불가
(사이트 비정상
실행)
옥션 정상 구매 불가
(사이트 비정상
실행) 구매 불가
(사이트 비정상
실행) 구매 불가
(사이트 비정상
실행)
G마켓 정상 구매 불가
(사이트 비정상
실행) 구매 불가
(사이트 비정상
실행) 구매 불가
(사이트 비정상
실행)

인터넷 온라인 게임 실행
인터넷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크롬 사파리
카트라이더 정상 실행 불가
(관련 액티브 X
설치/실행 불가) 실행 불가
(관련 액티브 X
설치/실행 불가) 실행 불가
(사이트 비정상
실행)
서든어택 정상 실행 불가
(관련 액티브 X
설치/실행 불가) 실행 불가
(사이트 비정상
실행) 실행 불가
(사이트 비정상
실행)
던전앤파이터 정상 구매 불가
(사이트 로그인
불가) 실행 불가
(사이트 비정상
실행) 실행 불가
(사이트 비정상
실행)

인터넷 뱅킹 이용
인터넷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크롬 사파리
신한은행 정상 실행 불가
(관련 액티브 X
설치/실행 불가) 실행 불가
(관련 액티브 X
설치/실행 불가) 실행 불가
(사이트 비정상
실행)
국민은행 정상 실행 불가
(관련 액티브 X
설치/실행 불가) 실행 불가
(사이트 비정상
실행) 실행 불가
(사이트 비정상
실행)

위와 같이 4개의 웹 브라우저로 확인해본 결과,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는 모든 작업이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처리되었지만 기타 웹 브라우저에서는 온라인 게임이나 인터넷 뱅킹에서 정상 실행이 불가능했다.
이는 관련 액티브X 파일이 설치 또는 실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특정 사이트를 제외하고 일반 웹페이지 서핑 시에는 나머지 웹 브라우저의 실행 속도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보다 빠르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웹 브라우저의 시장에 대한 견해
현재로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만 써도 모든 인터넷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지만, 이렇게 한 가지 제품만을 기준으로 최적화하는 기술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보안에 취약한 액티브X의 위협이야 요즘 백신 프로그램을 적절히 사용해 어느 정도는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인터넷의 모든 기능을 사용하려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해야 한다는 건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어이 없는 일이지만, 몇몇 사이트의 경우는 특정 버전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만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만약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별도 유료화한다면 어떨까? 별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구매해서 사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독점, 독주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경쟁 제품이 몇 개쯤은 존재해야 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파이어폭스나 크롬의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지금이야 아무 탈 없이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지만, 세상사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것 아닌가.

'웹 브라우저 전쟁'이라는 소리를 많이들 하고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아성에 도전하는 후발 웹 브라우저의 성능, 기능을 만끽하는 건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분명 흥미로운 일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전 세계 점유율은 하락했으나, 얼마 전에 출시된 윈도우 7이 사람들을 또 다시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견인하는 역할을 해줄지도 모른다(2009년 5월까지만 해도 인터넷 익스플로러 8.0의 사용자가 6%에 불과했으나, 2009년 11월 현재는 18.1%까지 상승하였다). 이에 파이어폭스는 3.6 버전(베타)을 출시하였고, 구글 크롬의 도전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다시 성장세를 되찾을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점점 더 다른 주자들에게 영역을 빼앗겨갈 것인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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