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플러스 2010' 5,500여 명 대중 참가 속 성황리 개막
국내 최대 규모 포럼인 '테크플러스 2010: Innovate Korea(이하 테크플러스 포럼)'가 9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5,500여 명 관객 속에서 성황리에 개막됐다. 포럼 첫째 날 펼쳐진 특별연설에서 황창규 지식경제R&D 전략기획단장은 2020년 대한민국 산업기술의 미래비전을 제시하며 '융합'을 국가 R&D전략의 새 패러다임으로 지목했다.
황창규 단장은 "비전의 목표는 국민소득 4만 불, 세계 5대 기술 강국"이라며 "글로벌 혁신과 창의의 주체가 되는 대한민국, 지구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공동 번영을 꿈꾸는 대한민국이 2020년 대한민국이 가야 할 진정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산업기술 미래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대한민국의 역할이 'Fast Follower(따라가는 자)'에서 'First Mover(시장을 선도하는 자)'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도 강조했다. 황 단장은 'The One 전략'을 소개하며 "세상에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기술과 제품,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세상을 선도하는 'First Mover'로 가는 길"이라면서 "신기술의 산업화, 주력산업의 고도화를 통해 선진국을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날 테크플러스 포럼은 ECO, ART, EDGE 3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타드 브래들리 HP 수석부회장, 이브 도즈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 '실리콘밸리와 한국을 잇는 벤처투자자' 페리 하 DFJ Athena CEO, 한다윗 바릴라 브리지 대표가 첫 번째 세션인 ECO를 장식했다. 두 번째 ART 세션에서는 '디자이노베이터' 로베르토 베르간티 밀라노 폴리테크니코 교수, 석금호 산돌커뮤니케이션 대표, 이재영 기계제어공학부 한동대 교수, 뮤지션 남궁연이 강단에 섰다. 마지막 EDGE 세션은 '천재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 버지니아 공대 교수, '증강현실의 선구자' 필리프 드 파소리오, 미디어아티스트 신기운 등이 참여했다.
이날 재계, 문화계, 정치계 인사 다수와 일반 대중 수천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테크플러스 포럼은 국내에서 열린 포럼 중 '최대 규모'라는 역사를 남겼다. 현재까지 참석자 수가 1,000명을 넘기는 사례가 있긴 했지만, 이번 행사처럼 5,000명이 넘는 관객이 한꺼번에 참여한 사례는 없었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또한 체육관에서 열린 최초의 국내 포럼이라는 역사도 만들었다. 호텔 회의장이 아닌 공간이 확 트인 체육관에서 개최함으로써 포럼의 진입문턱을 낮춰 많은 대중의 참여가 가능했다. 특히, 10~20대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등록자 수 기준으로 전체 참석자의 33%(1,900여 명)가 대학생과 중/고등학생이었다. 주최 측은 기존 포럼의 틀에서 벗어난 파격적인 강연 형식이 젊은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TED 콘퍼런스'의 '17분 강연'과 비슷하게 연사들이 '세상을 바꾸는 생각'에 관한 이야기를 주어진 20분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들려줬다. 딱딱하고 지루한 포럼을 지양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TED는 미국의 비영리단체로서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세 주제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1984년 설립된 이후 1990년부터 매년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초대되는 연사들은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낸 사람들로 빌 클린턴, 앨 고어, 빌 게이츠, 래리 페이지, 말콤 글래드웰 등 세계적인 명사들이 참석한 바 있다. TED 포럼의 내용은 TED 사이트에서 무료로 볼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미국의 TED 프로그램을 차용하지만 독자적으로 운영, 기획되는 TEDx 포럼이 각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두터운 매니아층이 형성되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각 대학별 또는 지역별 TEDx 모임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디자인/공학 관련 업계 종사자뿐 아니라 가족 단위 관객까지 다수 참여했다. 관객 가운데는 해외에서 대학을 막 졸업하고 돌아와 이브 도즈 교수가 재직 중인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교육목적으로 참가한 단체들도 다수였다. 한국디자인진흥원 교육생들은 교육 일환으로 100여 명이 한꺼번에 참가해 최대 단체 규모를 자랑했다. 화장품 업체 한스킨 인턴사원 10여 명 역시 교육 차원에서 참가했다.
더불어 TOUCH, INSIGHT 2개의 세션이 진행되는 둘째 날(10일) 강연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주최 측은 일부 관객들이 다음날 강연에 나서는 8명 중 산업디자이너 카림 라시드, 타임지 100인에 꼽힌 '21세기 엘리트' 제런 레이니어,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에 대한 질문을 여러 차례 해왔다고 전했다. 또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은 2개 세션 종료 후 마련된 'WRAP-UP' 프로그램에서 2011년도 산업기술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한 '국민실천제안'을 할 예정이서 관심 받고 있다. 마지막 순서로 가수 김장훈, 클래지콰이의 공연도 준비돼 있어 참가자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또한 실내체육관 2층 복도와 통로에 전시공간을 마련, 참가자들에게 산업기술의 역사와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전시공간은 과거, 현재, 미래의 주요 산업기술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A공간과 국가 간의 R&D 결과물을 전시할 수 있는 B공간으로 구성됐다. 전시는 다음날 행사 폐막 때까지 계속될 것이어서 참가자들이 점식식사 시간 등 휴식 시간을 이용해 더 많이 찾을 것으로 주최 측은 내다보고 있다.
글 / IT동아 박민영(biaret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