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 디카 업계에도 찬물, 8월 생산량 줄어

[IT동아 차주경 기자] 세계 정보 통신 업계를 마비시킨 반도체 수급난이 디지털 카메라 업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부품 수급 문제 때문에, 8월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이 예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신제품을 출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일으킨 수요 감소를 극복하고, 휴가철 성수기를 맞아 실적도 올리려던 디지털 카메라 업계는 반도체 수급난이라는 악재를 맞아 해결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CIPA(Camera and Imaging Products Association, 일본사진영상기기공업회)는 8월분 일본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과 출하량을 공개했다. 이 기간의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은 61만 2,641만 대다. 올 7월 생산량의 81.9%, 지난해 8월 생산량의 79.2%에 머무르는 수치다.

8월 렌즈 일체형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은 23만 3,028대로, 지난해 8월 생산량의 71.6% 수준에 머물렀다. DSLR 카메라 생산량은 14만 8,316대로 올 7월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지난해 8월 생산량과 비교하면 79.3% 선에 그친다. 미러리스 카메라 생산량도 23만 1,297대로 올 7월 대비 75.2%, 지난해 8월 대비 88.6%에 머물렀다.

디지털 카메라 업계의 성수기는 여름 휴가철에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겹치는 8월~9월이다. 이 시기에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과 출하량도 크게 늘어나는데, 2021년 8월에는 이 경향이 사라졌다. 원인으로는 반도체 수급난이 유력하다.

8월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이 지난달, 지난해 같은 달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월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이 지난달, 지난해 같은 달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카메라의 주요 부품인 이미지 센서는 대표적인 비메모리 반도체다. 디지털 카메라의 데이터 전송을 맡는 램, 기기를 제어하는 메인 보드 등 주요 부품에도 메모리 반도체가 여러 개 장착된다. 세계 규모의 반도체 수급난 때문에 스마트폰, 전기 자동차 업계는 제품 생산량을 조절하거나 줄였다. 디지털 카메라 업계에도 이 여파가 미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반도체를 탑재하지 않거나 적은 수만 탑재하는 교환식 렌즈의 8월 생산량은 76만 430대다. 올 7월 대비 97.3%로 크게 줄지 않았고, 지난해 8월 대비로는 102.2%로 오히려 소폭 늘었다.

실제로 일부 광학 기기 제조사는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난 때문에 신제품 공급이 지연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니콘은 고급 미러리스 카메라 Z7과 Z7 II의 구성품에서 유선 전원 어댑터 ‘EH-7P’를 제외한다고 밝혔다. 사유는 반도체 부품 수급난이다. 리코이미징도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 GR III의 부품 일부 조달이 어려워 공급이 늦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광학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 생산량 자체는 소폭 감소한 것이 맞는다. 기존 생산분이 있으니 지금 신제품 출하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10월~11월 이후에는 디지털 카메라 본체 위주로 공급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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