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손맛이 짜릿한 드론, 디스이즈엔지니어링 시프트 레드
[IT동아 남시현 기자] 4차 산업 혁명은 기존의 산업과 정보 통신 기술(ICT)을 융합해 효율을 끌어올리는 혁신을 뜻하지만, 전에 없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인 항공기를 뜻하는 ‘드론(Drone)’이다. 무인 항공기는 오래전부터 군용 무인 항공기(unmanned aerial vehicle, UAV) 혹은 취미용 RC(리모트 컨트롤) 비행기의 형태로 존재해 왔지만, 통신과 배터리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미디어나 물류, 유통은 물론, 농업, 건축 분야, 공공 안전 등 다양한 산업까지 그 용도가 확장됐다. 드론 전문 조사 기관 드로니(DRONEII)는 전 세계 드론 시장이 연평균 13.8% 성장률을 유지해 2025년까지 총 428억 달러(한화 약 51조 3천억 원)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드론 기술이 이동과 운송 분야를 뒤흔들 신기술로 대접받으면서 중국과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각국에서 드론 산업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다양한 기업들이 드론 산업에 뛰어들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기업은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이하 TIE)'이다. TIE는 국내 드론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드론 비행의 핵심 반도체인 비행 제어 장치(플라이트 컨트롤러) 기술을 갖고 있으며, 한 손으로 드론을 조작하는 조종기 특허와 드론이 공중에서 자세를 제어하는 호버링 기술도 갖고 있다. 대다수 기업들이 중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으나, TIE 만큼은 원천 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편리한 조작과 기동성 앞세운 드론, TIE 시프트 레드
TIE 시프트 레드는 한 손으로 조종할 수 있는 휴대용 드론이며, 국내 기업 제품으로는 보기 드물게 국산 기술이 집약된 드론이다. TIE 시프트 레드의 무게는 배터리를 포함해 93그램(이하 g)에 불과하며, 프로펠러를 제외한 본체 크기는 가로 및 세로 115밀리미터(이하 mm)에 높이 57mm로 한 손에 들어온다. 프로펠러와 보호 장치까지 추가했을 때는 194x188x59mm로 제법 커진다. 날개는 4개가 대각선 방향으로 장착돼 있으며, 무선 통신은 와이파이 대역에 해당하는 2.4기가헤르츠(이하 GHz) 및 5GHz 듀얼 밴드를 지원한다.
재질은 플라스틱으로 돼 있고, 바닥 지지대는 투명 실리콘으로 돼있다. 전면 방향으로는 500만 화소 카메라가 장착돼 있고, 테두리에 파란색 LED가 점등되며 동작 상황을 표시한다. 후면에는 마이크로 SD 슬롯과 배터리 삽입구, 충전용 USB C형 단자가 있으며, 아래 방향으로 전원 버튼과 각종 센서류가 배치돼 있다. 아직까지 배터리나 마이크로 SD 카드를 눌렀을 때 자동으로 빠져나온다거나, 모터가 외부로 노출된 부분 등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카메라는 500만 화소며, 렌즈는 최소 40센티미터(cm)에서 무한대까지 촬영된다. 정지 사진 및 비디오는 최대 FHD(1,920x1,080) 30프레임으로 촬영되고,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실시간 비디오 스트리밍은 HD(1,280x720) 30프레임으로 전송된다. 이미지 품질이 교육용 노트북 웹캠 수준이어서 기대하기는 어렵고, 이미지의 좌우 및 수평 흔들림을 보정하는 짐벌(Gimbal) 기능도 없기 때문에 사진 및 영상 촬영 용도로 쓰기보다는 비행에 필요한 시야나 위치 데이터 확보 정도의 기능만 한다.
TIE 시프트 레드의 핵심은 바로 컨트롤러다. 보통 드론 리모컨은 전후, 좌우, 상하, 제자리 회전 등의 레버를 복합적으로 조종하는 방식인데 반해, TIE 시프트 레드는 근거리 초정밀 감지(Near Field Micro Sense, NFMS)로 불리는 고유한 조종 방식을 채택했다. TIE 시프트 레드에서만 접할 수 있는 이 기술은 자성을 띄는 반지를 컨트롤러 위의 허공에서 움직여서 위치를 조정하는 기술로, 레버보다 더욱 조종법을 익히기 쉽다. 조종기는 약 1시간 동안 연속으로 쓸 수 있고, 하단의 USB C형 단자로 충전한다.
손짓만으로 비행, 익숙해지는 데 시간은 걸릴 듯
본격적으로 비행할 준비와 장소를 확보했다면, TIE 시프트 레드 하단의 전원 버튼과 컨트롤러를 켜고 대기한다. 기기가 연결되면 기기와 리모컨이 동일한 멜로디를 내며 연결을 알린다. 이때 컨트롤 링을 리모컨 중앙에 맞대면 드론이 약 1미터(m) 높이로 뜨며 호버링을 시작하고, 이 상태에서 동작을 인식해 다양한 방향으로 드론이 움직인다.
참고로 TIE 시프트 레드는 무게가 가벼워서 등록이나 허가가 필요하지 않은 ‘모형 비행 장치’에 가깝지만, 촬영용 카메라와 시각 보조 장치를 갖췄기 때문에 ‘저위험 무인 비행 장치’다. 따라서 국토교통부의 ‘드론정보포털’과 ‘Ready to Fly’ 앱을 실행해서 비행 가능 구역을 확인한 다음 관련 규정에 따라 비행해야 한다.
드론 비행은 컨트롤러를 활용한 시계 비행, 그리고 ‘SHIFT Drone’ 애플리케이션을 드론과 연동한 시각 보조 비행을 지원한다. 시계 비행은 말 그대로 주변의 가시거리가 넓은 상태에서 드론의 위치를 보면서 직접 조종하는 방식이고, 시각 보조 비행은 드론의 카메라가 보고 있는 화면을 스마트폰으로 보면서 비행하는 방식이다. 단순한 드론 조종이나 재미를 위한 목적이라면 시계 비행이 좋고, 영상 촬영을 연습하거나 애플리케이션에 있는 다양한 조종 방법을 원한다면 스마트폰에 연동해서 쓰자. 물론 스마트폰으로 화면을 본다고 해도 드론은 꼭 시야 내에 있어야만 한다.
TIE 시프트 레드의 최대 비행시간은 약 13분이며,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은 약 8분 정도 비행할 수 있었다. 바람이 적게 부는 상태에서는 호버링을 충분히 유지하지만, 기체가 가볍기 때문에 바람이 강하게 불 때는 다소 흔들거리는 편이다. 또한 동작 인식이므로 무의식중에 다른 각도로 손을 이동하는 경우에 기체 위치가 바뀌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부분은 익숙해져야 편할 듯하다. 물리 컨트롤러가 달린 기체와 비교해 세밀하게 제어하기 어려운 편이었지만, 반대로 조작 자체는 쉬워서 진입 장벽은 더 낮다는 느낌이다.
아쉽게도 배터리가 끝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기록된 홈 위치로 돌아오는 기능 없이 제자리에서 착륙하므로 배터리 상태를 잘 확인해야 하고, 장애물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회피하거나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은 없기 때문에 장애물도 잘 피해서 비행해야 한다. 대신에 통신이 불안정하면 자동으로 호버링을 유지하는 기능, 그리고 드론 긴급 정지 기능 정도는 있다.
손쉽게 ‘드론’을 이해하고 싶다면
TIE 시프트 레드는 우리나라 드론 기술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제품이다. 조이스틱으로 조종하는 기존 시중의 드론들과는 확실하게 차별점을 두고 있고, 누구나 쉽게 조종할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타사의 고성능 드론들과 비교해 안정성이나 비행 성능이 조금 부족하기는 하지만, 이 제품은 TIE의 기술을 실증하는 목적이 더 강하므로 타사 드론과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다. 가격은 드론 본체와 배터리, 컨트롤러가 포함된 가격이 19만 원대고,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펠러나 컨트롤 링, 추가 배터리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무난한 가격대에 취미 생활로 즐길 수 있는 초경량 비행체를 찾는다거나, 국산 드론 기술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싶다면 정답은 디스이즈엔지니어링(TIE)의 시프트 레드일 것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