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의 ESG 금융] 채권 분석에 ESG 요인을 적용하는 방법 Part 3: 국가 신용 분석
E(Environment)·S(Social)·G(Governance). ESG가 화제입니다.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새로 생기는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자와 매출을 관리하기 위해 ESG 경영 전략은 꼭 세워야 합니다. 그러려면 ESG의 범위와 개념을 명확히 하고, 평가 방식과 사례도 철저히 연구해야 합니다.
새로운 분야가 자리 잡을 무렵이면 여러 이익 집단이 난립해 잘못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왜곡하는 일이 많이 생깁니다. ESG 분야도 그렇습니다. 아직 EGS의 영역과 관련 단어의 뜻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생긴 폐해입니다.
필자는 지난 4년간 국내외 금융, ESG 관련 기관 여러 곳과 일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홍기훈의 ESG금융] 칼럼을 마련해 독자와 소통하려 합니다. 금융 관점에서 경영자가 알아야 할 ESG 이론을 사례 중심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채권 분석에 ESG 요인을 적용하는 방법 Part 3: 국가 신용 분석
지난 칼럼에서는 기업 채권을 분석할 때 ESG 요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이번에는 국가의 채권을 분석할 때 어떤 ESG 요인을 어떻게 파악해서 반영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홍익대학교 조윤형 학생이 자료 정리를 도왔습니다.
주식을 분석할 때 ESG 요인을 반영하는 경향은 업계에 조금씩 자리 잡고 있지만, 채권, 특히 국채 분석 시 ESG 요인을 반영하는 경향은 더디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회사채 분석 방법은 주식 분석 방법과 어느 정도 유사해서인지, ESG 요인을 조금은 더 빨리 받아들입니다.
기업의 주식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ESG 요인은 그 기업의 채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채를 분석할 때 ESG 요인을 반영하는 것은 이해하기 쉽습니다. 반면, 국채에 ESG 요인을 적용하는 것은 쉬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경 오염을 많이 일으키는 나라의 채권을 그렇지 않은 나라의 채권보다 저평가해야 하는지'를 따지고 보면,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ESG 요인이 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보다 훨씬 작다면? 그 나라에는 ESG 요인이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적용할지 난감해집니다.
위 사례는 지엽적인 부분에서는 옳을 수 있습니다. 환경 오염, 자원 고갈, 고용인의 건강과 안전, 신의 성실의 의무, 비즈니스의 무결성, 임원 급여, 특수 관계자와의 거래 등 '기업 채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ESG 요인'들이 국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국가에 영향을 주는 ESG 요인은 기업에 영향을 주는 ESG 요인과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이런 오해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국채에 영향을 주는 ESG 요인은 대개 '사회 문제'입니다.
CFA 연구소(CFA Institute) 과 책임투자원칙기구(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PRI)가 의뢰한 설문조사인 CFA-PRI 조사 결과로도 증명됩니다, 금융권 종사자들은 환경 문제보다 사회 문제가 국채 가격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고 답했습니다.
국채를 분석할 때 환경 문제보다 해당 국가의 사회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것,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특히 국채 투자 기간 동안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사회 문제'가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다음은 국채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여겨야 할 ESG 요인들의 예시입니다.
▲환경 이슈 =>기후 변화의 영향 / 에너지 자원과 관리 / 자연 재해 / 천연 자원
▲사회 이슈 =>인권 / 교육과 인적 자본 / 국민 보건 수준 / 정치적 자유 / 인구통계학적 변화 / 고용 수준 / 기대 수명 / 사회적 배제와 빈곤 / 소득 격차 / 사회와 제도에 대한 신뢰 / 범죄 및 안전 / 식량 안보
▲거버넌스 이슈 =>제도적 힘 / 부패 / 체제 안정 / 법치주의 / 보안 / 규제의 효과와 효율 / 회계 기준 / 언론의 자유 / 정치 자유
보세요. 지난 칼럼에서 알아본 '회사채에 투자할 때 분석해야 할 ESG 요인'과는 매우 다릅니다. 이렇게 다르니 국채를 분석할 때 ESG 요인을 반영하기 어려웠고, 자연스레 도입도 늦어진 것입니다.
국채에 투자할 때 중요하게 여겨야 할 ESG 요인은 아래 기관이나 기업(출처)이 제공하는 정보에서 수집할 수 있습니다.
▲프리덤 하우스 - 세계의 자유 설문 조사 ▲국경 없는 기자 - 세계 언론 자유 지수 ▲새로운 세계 거버넌스 포럼 - 전 세계 거버넌스 지수 ▲분니스 엔트윅룽 힐프트 - 세계 위험 지수 ▲국제 투명성 - 부패 인식 지수 ▲세계 은행 (World Bank) - 업무 용이성 지수 ▲국제 연합 개발 계획 - 인간 개발 지수 ▲평화를 위한 기금 (Fund for Peace) - 취약 상태 지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 더 나은 생활 지수 ▲국제노동기구 - 노동, 보건 및 안전 통계 ▲엑세스 이니셔티브 및 세계 자원 기관 - 환경 민주주의 지수 ▲천연 자원 거버넌스 기관 - 자원 거버넌스 지수 ▲예일 대학교 - 환경 성과 지수 ▲세계 에너지 위원회 - 에너지 트릴레마 지수 ▲국제통화기금 (IMF) - 국가 보고서 ▲EU - 국가 보고서 ▲미국 중앙 정보국 (CIA) - 월드 팩트북 ▲ESG 리서치 제공기관 ▲신용 평가 기관
이번 칼럼에서 국채를 분석할 때 어떤 ESG 요인을 어떻게 구분해 반영하는 지를 논의했습니다.
지금까지 총 9회의 칼럼을 통해 ESG 요인을 금융 분석에 적용하는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이제는 실제 사례를 토대로 'ESG 통합이 어떻게 이뤄지는 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겠습니다.
글 /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 위험관리, ESG금융, 대체투자입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적으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리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