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서울 V.C 탐방] 토스랩 "잔디로 아시아 최고의 협업 툴을 꿈꿉니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해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큐베이팅’과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이하 SBA)은 서울시에 있는 우수한 중소기업을 ‘하이서울기업’으로 인증해 지원하고 있다. 2021년 기준 985개사가 하이서울기업으로 활동 중이다.
SBA는 무엇보다도 우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을 서로 연결해 협업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전통적인 대면 네트워킹은 여러 제약으로 인해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BA는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 하이서울 V.C(Virtual Cluster)를 마련했다.
하이서울기업을 한곳에 모은 하이서울 V.C에서는 누구나 기업 정보를 확인하고 협력이나 제휴 제안을 할 수 있다. 영어 페이지도 제공해 해외 바이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물론 온라인 플랫폼인 만큼, 공간과 시간의 제약도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춘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 클러스터인 셈이다. 이에 IT동아에서는 하이서울 V.C에 입주해있는 기업의 목소리를 전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이번 시간에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의 업무용 협업 툴 ‘잔디(JANDI)’를 개발한 토스랩을 만나봤다.
일하는 경험을 혁신하다
IT동아: 토스랩은 어떤 회사인가?
김대현 대표(이하 김 대표) : 토스랩은 업무용 협업 툴 '잔디'를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잔디는 개인, 부서, 팀 간의 협업을 보다 편리하고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2014년 창업과 함께 업무용 협업 툴을 개발을 시작해 2015년 5월 베타서비스를 출시했다. 이후 2년 동안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기능을 강화하고 완성도를 높였다. 2017년 프리미엄, 엔터프라이즈 두 버전을 출시하면서 유료로 전환했다. 2015년만 해도 사용 팀 생성 수가 700개에 불과했지만, 2019년 8월에는 20만 사용 팀을 달성했다. 이후 11개월 만인 올 7월에는 30만 사용 팀을 달성하며 국산 업무용 협업 툴 중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IT동아: 토스랩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김 대표: 창업 전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두루 경험하며 사원부터 본부장까지 여러 직급을 거쳐왔다. 그러면서 ‘하루에 반을 넘게 시간을 보내는 ‘일’을 겨냥한 스타트업은 없을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회사 생활을 하며 경험한 조직 내 비효율 문제를 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비효율의 가장 큰 원인은 ‘정보 공유의 부재’와 ‘커뮤니케이션 문제’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많은 기업이 사용하고 업무용 협업 툴이 사용하고 있다. 그에 따라 협업 툴 시장도 급성장했다. 2014년을 전후로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열풍이 불었는데, 이러한 열풍이 국내에도 불어올 것을 예감해 2015년 5월 아시아 지역에 특화한 업무용 협업 툴 잔디를 세상에 선보였다.
IT동아: 업무용 협업 툴 잔디 개발 배경과 특징을 소개 부탁한다.
김 대표: 7~8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메신저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메신저로 단순한 소통하는 걸 넘어 업무를 논의하고, 업무 파일을 공유하는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입·퇴사자 관리 등에 문제점이 나타나게 되었다. 토스랩은 여기에 착안해 입·퇴사자 관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업무 전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다. 단순 메신저 기반이 아닌 IT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기존 협업 툴과 가장 차별화된 점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글로벌 1위 협업 툴 기업인 '슬랙(Slack)'과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이다.
잔디를 활용하면 업무 주제별 대화방을 통해 목적에 맞는 업무 주제만 논의할 수 있으며, 업무 용도에 따라 대화방 형태의 ‘챗뷰’나 게시글 형태의 ‘보드뷰’를 활용해 신속한 소통과 전사적 공지가 가능하다. 실시간 소통과 빠른 피드백, 간편한 파일 공유까지 가능하다.
보드 알람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알림 센터', 특정 사용자에게 정보 및 업무를 전달할 수 있는 '멘션 기능', 주요 메시지 및 파일 확인을 용이하게 하는 '즐겨찾기 기능', 파일에 의견을 남기는 '댓글 기능' 등 필수 협업 기능도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다. 또 소유자, 관리자, 정회원, 준회원 등으로 사용자 권한을 나눠 운영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초대된 토픽과 공유받은 콘텐츠에만 접근이 가능한 준회원 제도 등을 통해 조직 밖 구성원과 협업도 가능케 했다.
아시아 최고의 협업 툴을 목표로
IT동아 :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니즈가 커지면서 ‘잔디’의 수요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김 대표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잔디와 같은 온라인 서비스의 중요성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비대면 환경에서도 업무를 이어가야 하므로 보다 효율적인 온라인 업무 협업 툴을 찾으려는 니즈 앞으로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잔디는 사용자들의 원격 근무나 재택근무를 돕기 위해서 화상회의 플랫폼인 '구루미'를 내장하여 화상 회의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화상회의를 하며 토픽에 바로 접근해 자료 및 화면 공유도 가능하다. ‘줌’과 같은 외부 서비스와 연동해 이용할 수도 있다. 업무 상황에 따른 부재중 설정 등 상태 표시로 재택근무나 원격 근무에도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나의 할 일(To-Do)과 팀의 할 일 목록을 만들어 손쉬운 프로젝트 관리가 가능하다. 사용자 업무 환경에 맞춰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해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필요한 정보를 3초 내로 검색할 수 있는 ‘스마트 검색’ 기능, 협업 툴과 연동된 저장 공간인 ‘잔디 드라이브’ 기능도 추가했다.
IT동아: 제품 개발 후 시장에 진입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은 없었나?
김 대표 : 올해로 창업 7년 차에 접어든다. 처음에는 업무용 카톡이라고 설명해야 이해할 정도로 협업 툴이라는 개념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했다. 그러나 잔디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해외 사례를 분석하며 한국 시장에도 조만간 협업 툴의 중요성이 커질 거라 확신했다.
우리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에 가장 큰 어려움은 우수한 인력과 자원 확보이다. 잔디를 처음 출시하고 3년 동안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 기간은 고객 신뢰를 쌓았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동시에 재정적 어려움이 컸던 시기이기도 했다. 또한 스케일업을 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세일즈도 해야 하고, 시장 니즈도 지속해서 반영해야 한다. 이를 추진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또 다른 어려움이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현재 토스랩에는 유수의 IT 기업에서 개발 경험과 기획력을 쌓은 연구 개발 인력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IT동아: 잔디는 63개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다. 글로벌 진출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김 대표 : 그렇다. 대만, 일본,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연합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63개국에 진출해 있다. 토스랩의 목표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다. 이를 위해 개발 초기부터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아랍어 등 아시아 주요 언어를 제공했으며, 해외 고객사 사용 리뷰를 파악해 시장을 점진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현재 전체 매출의 15%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중 대만과 일본 이용자만 13%에 달한다.
처음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는 아무런 참고 사례가 없어서 진입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신뢰가 쌓이고 확보한 사례가 많아지면서 처음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외산 툴과 차별화를 위해서 아시아만의 경영 문화 등을 서비스에 반영했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에 고객사들이 특히 선호하게 된 것 같다.
IT동아: 앞으로의 계획은?
김 대표 : 글로벌 1위 협업 툴 하면 떠오르는 회사가 있지만, 아시아 최고의 협업 툴 브랜드는 쉽게 떠올려지지 않는다. 그 ‘아시아 최고의 협업 툴’ 자리를 차지하는 게 토스랩 목표다. 앞으로도 기업의 생산성 확대에 기여하는 서비스를 개발하여 유통하겠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