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게이머를 위한 외장 하드,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 데이터복구
[IT동아 김영우 기자] 요즘 개인용 컴퓨터(Personal Computer, 이하 PC)용 저장 장치 시장은 확실히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olid State Drive, 이하 SSD)가 대세다. 기존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ard Disk Drive, 이하 HDD)에 비해 데이터를 읽거나 쓰는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HDD는 SSD에 비해 속도는 느리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훨씬 큰 저장 용량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여전히 쓰임새가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 게임들은 설치 파일의 덩치가 상당히 커서 저용량 SSD만으로는 마음껏 게임을 설치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 데이터복구(Seagate Gaming Hard Drive, 이하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와 같은 신제품이 꾸준히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는 게이머에게 특화된 제품임을 강조하는 외장 하드다. SSD와 같은 빠른 속도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최대 5테라바이트(TB)의 큰 용량과 게이밍 제품 특유의 화려한 적녹청 발광다이오드(RGB LED), 그리고 쓰기 편한 백업 기능을 제공한다. 그리고 제품이 망가지더라도 신제품 교환과 더불어 손실된 데이터의 복구 서비스(3년)까지 제공하는 등, 이용자의 게임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갖췄다.
최대 5TB의 고용량, 화려한 RGB LED 눈에 띄네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는 저장 용량에 따라 1테라바이트(TB)와 2테라바이트(TB), 그리고 5테라바이트(TB)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제품 크기는 한 손으로 무난히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작으며, 무게 역시 1테라바이트(TB), 2테라바이트(TB) 모델 382.5그램(g), 5테라바이트(TB) 모델 391그램(g)으로 가볍다.
제품 외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다양한 색으로 빛나는 적녹청 발광다이오드(이하 RGB LED)다. 요즘 나오는 게이밍 제품군의 추세를 따른 것인데, 제품 내의 파일 형식으로 제공되는(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도 가능) 전용 소프트웨어인 ‘툴킷(Toolkit)’를 통해 적녹청 발광다이오드(RGB LED)의 색상과 빛나는 패턴을 지정할 수 있다. 정적, 숨쉬기, 깜박임, 슬라이드 등의 패턴을 지정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직접 색상 전환 속도나 밝기 등을 지정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그리고 유명 게이밍 기기 브랜드인 ‘레이저(RAZER)’의 제품과 연동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툴킷 소프트웨어에서 ‘레이저 크로마 RGB(RAZER CHROMA RGB)’ 기능을 활성화하면 레이저의 키보드나 마우스, 쿨러 등과 짝을 맞춰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의 RGB LED를 빛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백업 및 복원, 동기화 기능으로 데이터 보호
툴킷 소프트웨어는 RGB LED의 제어 외에 PC 내의 특정한 폴더, 혹은 특정 형식(음악, 사진, 문서, 동영상 등) 파일을 지정해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로 백업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렇게 백업을 해두면 나중에 PC 상의 파일이 손상되거나 변형되어도 손쉽게 복원할 수 있다.
그리고 PC 내의 특정 폴더를 대상으로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의 폴더와 동기화 하는 미러(Mirror) 기능도 지원한다. 미러 폴더를 지정해두면 수동으로 백업을 할 필요 없이 PC 이용 중에 자동으로 실시간 백업이 진행된다.
USB 3.0 인터페이스 탑재, 타입-C 미적용은 아쉬워
외부 연결 인터페이스는 USB 3.2 Gen 1이다. 이는 기존의 USB 3.0 규격에서 이름만 바꾼 것이라 데이터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 역시 최대 5Gbps로 동일하다. 성능이 향상된 USB 3.2 Gen 2(기존의 USB 3.1, 최대 10Gbps)나 USB Gen 3.2 Gen 2x2(최대 20Gbps)를 지원하지 않는 점, 그리고 요즘 이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USB 타입-C 포트가 탑재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다만 범용성이나 호환성 면에선 USB 3.2 Gen 1도 나름의 장점은 있고, 어차피 HDD 기반의 저장 장치가 USB 3.2 Gen 1 이상의 대역폭을 소화할 정도로 빠른 속도를 기대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USB 3.2 Gen 1의 적용이 아주 큰 단점은 아닌 것 같다.
제공되는 케이블은 USB 3.0용 마이크로 USB 규격의 커넥터가 달린 것이다. 구형 스마트폰용으로 흔히 쓰던 USB 2.0용 마이크로 USB 케이블도 이용은 가능하지만 이렇게 하면 최대 성능 역시 USB 2.0 수준(최대 480Mbps)으로 낮아진다. 되도록이면 동봉된 케이블을 이용하자.
속도는 평범, 용량으로 승부하는 제품
AMD 라이젠9 5950X 중앙처리장치(CPU)에 32기가바이트(GB) DDR4 메모리, MSI X570 메인보드로 구성된 윈도우10 PC에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2TB)'를 연결하고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CrystalDiskMark 8.0)'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성능을 측정해봤다. 테스트 결과, 순차적 묶음 전송 속도 항목에서 읽기 133.81메가바이트(MB)/초(s), 쓰기 132.88메가바이트(MB)/초(s)의 속도를 냈다. SSD 제품군에 비할 정도의 속도는 아니지만 애당초 그와 같은 속도를 기대하고 구매하는 제품은 아닐테니 그냥 참고 정도만 하자. 외장형 제품이지만, 내장형 HDD와 비슷한 성능을 낸다는 점은 좋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에 게임을 설치해서 플레이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는 건 아니다. 설치 파일의 용량이 적은 캐주얼 게임이나 SSD가 대중화되기 전에 나온 구작 게임의 경우는 HDD에 설치하더라도 큰 스트레스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특히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와 같은 외장 하드의 경우는 USB 포트에 연결하기만 하면 되므로, PC를 직접 분해해서 저장 장치 업그레이드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초보자들도 손쉽게 이용이 가능하다.
SSD와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에 동일하게 ‘사이버펑크 2077’ 게임을 설치해 첫 실행 속도 및 본 게임 불러오기 속도를 비교해봤다. 비교에 이용한 SSD는 마이크론의 크루셜 P5 NVMe SSD(대원 CTS) 500기가바이트(GB) 모델이다.
SSD에서 구동할 때는 첫 실행에 3.5초, 본 게임에 들어가는데 6초가 걸렸다. 그리고 동일한 게임을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에 설치한 경우, 첫 실행에 5.5초, 본 게임에 들어가는데 9.3초가 걸렸다. SSD에서 실행할 때에 비해 데이터를 불러오는 속도가 30~40% 정도 느려지긴 했지만, 게임 플레이 자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로딩이 잦은 게임이 아니라면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를 게임 설치용으로 이용해 볼만 하다.
손상된 데이터까지 복구해주는 사후 서비스 제공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의 사후서비스(A/S) 기간은 기본 3년을 제공한다. 고장이 났을 때 단순히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서비스만 제공하는 다른 제품과 달리,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는 제품 교환과 함께 손상된 데이터까지 복구해주는 서비스인 ‘레스큐(Rescue) 데이터 복구 서비스’도 적용한 것이 눈에 띈다.
데이터 복구 서비스는 3년 내에 1회를 제공하는데, 씨게이트 연구소의 소개에 따르면 복구 성공률이 90% 이상이라고 한다. 제품이 파손되거나 실수로 파일을 지워서 소중한 데이터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다면 제조사에 연락해 레스큐 데이터 복구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하드웨어 사양 자체는 평범, 세세한 디테일에 눈길
최근 출시되는 게이밍 관련 제품, 특히 저장 장치는 대부분 SSD 기반의 제품이었다. 이런 시기에 나온 씨게이트의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가 좀 엉뚱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리고 하드웨어의 기본적인 사양만 보면 다른 외장 하드 제품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세세한 ‘디테일’에 힘을 기울여 게이머들에게 어필하는 점은 눈에 띈다. 최대 5TB의 큰 용량을 제공하면서도 휴대성이 좋은 점,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RGB LED를 품은 점, 그리고 단순히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A/S를 넘어, 손실된 데이터까지 복구해준다는 점은 차별점이라고 할 만하다. 툴킷 소프트웨어의 자동 백업 기능을 이용해 중요한 게임 데이터를 편하게 저장할 수도 있는 것도 나름의 매력이다.
그리고 게이머 입장에서 볼 때, 자주는 아니지만 어쩌다 가끔 하고 싶은 게임도 있다. 그런데 자주 하지도 않는 게임을 SSD에 설치하기엔 저장 공간이 아쉬울 수 있는데, 이때 속도는 좀 느리더라도 용량이 크고 연결이 간편한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 같은 제품을 이용해 볼만 하다. 파이어쿠다 게이밍 HDD는 2021년 9월 현재 온라인 최저가 기준, 1TB 모델이 7만 9,900 원, 2TB 모델이 9만 9,900 원, 5TB 모델이 17만 9,000 원에 팔리고 있다. 가격은 다른 외장 하드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 기자(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