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오버클록 메모리는 왜 방열판을 달까?
[IT동아 남시현 기자] IT동아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IT동아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 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IT동아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 기사인 '뉴스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마이크로닉스 (2021년 9월 7일)
제목: 마이크로닉스, PNY XLR8 Gaming DDR4 메모리 2종 출시
내용: 한미마이크로닉스가 미국 ‘PNY 테크놀로지(이하 PNY)’의 데스크톱용 DDR4 메모리 2종을 선보인다. 주력 모델인 PNY XLR8 Gaming DDR4-3600은 3,600MHz (PC4-28800)의 동작 속도로 작동하며, 본체에 화이트 색상의 방열판을 장착해 열전도 성능을 높였다. 방열판에는 LED 기능이 탑재돼 기가바이트, 에이수스, MSI, 애즈락의 메인보드와 연동해 원하는 색상으로 점등할 수 있다. PNY XLR8 Gaming DDR4-2666은 2,666MHz (PC4-21300)의 속도로 동작하며, 고성능 제품 대비 낮게 설계돼 장착 호환성을 확보했다.
해설: PNY 테크놀로지가 국내 시장에 출시한 PNY XLR8 Gaming DDR4-3600과 PNY XLR8 Gaming DDR4-2666은 방열판이 적용된 오버클록(Overclock) 메모리다. 오버클록 메모리는 시스템 메모리에 인가되는 전력량 및 데이터 처리 타이밍을 수정한 메모리로, 일반 메모리보다 더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 일반 메모리와 다르게 오버클록 메모리에 방열판이 장착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더 빨리 해소하기 위해서다.
반도체는 상온에서는 도체지만, 전압이나 열을 받았을 때 전도도(도체에 흐르는 전류의 크기를 나타내는 수치)가 바뀌는 특성이 있다. 내부에는 전기 신호를 흘려 넣었을 때 연산 처리를 수행하는 트랜지스터가 탑재돼 있으며, 트랜지스터가 빼곡히 들어가 있으면 있을수록, 또 처리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성능이 향상된다. 하지만 무조건 트랜지스터를 밀집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트랜지스터가 작동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전력 중 일부는 열에너지로 손실된다. 반도체 자체가 전기가 완전히 통하는 물질이 아니어서 저항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생하는 열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다면 트랜지스터의 작동에 영향을 주게 된다. 오버클록 메모리는 성능을 높이기 위해 조금 더 높은 전력을 인가하고, 이 과정에서 일반 메모리보다 발열이 심해 방열판을 장착한다.
PNY XLR8 GAMING DDR4-3600은 기본 상태에서 3,600MHz(PC4-28800)의 주파수로 동작하도록 설정이 잡혀있고, 이는 삼성전자의 주력 판매 제품인 DDR4-2666과 비교해 약 35% 빠른 동작 속도다. 기본 제품과 비교해 더 빠른 속도로 동작하도록 설정돼 있어서 발열도 더 많이 발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전용 방열판을 탑재한다. 원래 오버클록(본래 설계된 주파수를 높이는 것)을 반영하면 발열이 증가해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으나, 전문 제조사가 만든 오버클록 메모리는 최적의 설정과 방열 설계가 반영돼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오버클록 메모리에 방열판이 기본 사양처럼 제공되는 만큼, 몇 년 전부터는 PNY XLR8 GAMING DDR4-3600처럼 LED 기능을 기본 탑재하는 제품도 늘고 있다. PNY XLR8 GAMING DDR4-3600은 방열판 상단에 RGB LED가 탑재돼 다양한 조명 효과를 적용할 수 있으며, 자체적인 조명 시스템을 갖춘 기가바이트, 에이수스, MSI, 애즈락 마더보드와 연결했을 때 효과를 동기화할 수 있다.
PNY XLR8 Gaming DDR4-2666이 앞서 제품보다 방열판이 조금 더 낮게 설계된 이유도 발열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PNY XLR8 GAMING DDR4-3600은 방열판이 없는 제품보다 높이가 1~1.5cm가량 높아서 대형 공랭식 CPU 쿨러를 장착했을 때 쿨러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PNY XLR8 Gaming DDR4-2666은 동작 속도를 기본 수준으로 설정하고, 방열판 높이를 낮췄다. 방열판 면적이 조금 더 좁지만, 동작 속도를 낮춰 발열을 줄였으므로 큰 문제는 없다. 이렇게 되면 일반 메모리에 방열판을 장착한 제품과 다르지 않지만, 오버클록 메모리는 일반 메모리에는 제공되지 않는 인텔 익스트림 메모리 프로파일(XMP) 2.0가 지원된다.
인텔 익스트림 메모리 프로파일(XMP) 2.0은 인텔 마더보드에 사전 설정된 메모리 프로파일을 뜻하며, 메모리를 꽂고 시스템 방열 성능에 맞는 적정 속도를 설정하기만 하면 오버클록이 끝난다. 삼성이나 SK하이닉스에서 판매하는 일반형 녹색 DDR4 메모리는 XMP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서 사용자가 모든 설정값을 수동으로 지정해서 오버클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텔 H410 칩세트를 탑재한 보급형 메인보드는 메모리 오버클록을 지원하지 않고, AMD A520 칩세트 메인보드도 메모리 오버클록 기능이 취약하다. 보급형 메인보드는 가급적 일반 메모리를 쓰는 게 좋다.
오버클록 메모리는 같은 작업도 조금 더 빨리 끝나고, 게임 프레임도 조금 더 확보할 수 있다. 메모리를 오버클록할 생각이 있다면, PNY XLR8 GAMING DDR4-3600처럼 사전에 안정적인 오버클록 값이 적용된 제품을 구매하거나 혹은 직접 오버클록 설정값을 찾아가며 지정하면 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