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보다 처음 온 사람이 더 싸게 사간다, 인터넷 최저가의 비밀
[IT동아 남시현 기자] 2020년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총 161조 1천억 원으로, 2019년 131조 2천억 원과 비교해 22.7% 증가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경제 성장과 모바일 구매 비중의 증가가 성장을 이끌었다. 온라인 구매는 오프라인보다 유통 단계가 적고, 또 판매자들이 최저 가격을 놓고 경쟁하는 구조여서 가격이 저렴하다. 공식 판매가가 정해져 있고, 유통 단계에서 가격 상승이 많이 반영되는 공산품일수록 온라인 구매가 저렴하다.
하지만 같은 물건이더라도 어떤 경로로 구매하느냐에 따라 제품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쇼핑, 쿠팡, 이베이코리아를 비롯한 여러 판매 채널이 존재하고, 제휴 결제나 이벤트, 쿠폰 등에 따라 제품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 그런데 구매 사이트에서 제품을 직접 검색해서 구매하는 것과 네이버나 카카오, 혹은 다나와, 에누리닷컴 같은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검색하는 것에 대한 실 결제 가격이 다르다. 동일한 채널에서 같은 판매자가 같은 물건을 판매하는 경우더라도 말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온라인 가격 비교, 접근 방법에 따라 가격 다 다르다
유통 경로가 다양하고, 판매처별 가격 편차가 크지 않은 ‘삼성전자 DDR4 PC4-25600 8GB’를 활용해 가격 비교를 해봤다. 먼저 A 경로는 네이버쇼핑을 통해 ‘삼성전자 DDR4 PC4-25600 8GB’를 검색한 다음 최저가로 판매 중인 판매자로 연결했고, B 경로는 같은 쇼핑몰에 접속해 ‘삼성전자 DDR4 PC4-25600 8GB’를 검색한 다음 동일한 판매자를 찾았다. 흥미롭게도 A 경로에서의 실구매가는 36,880원으로 나타나며, B경로의 판매가는 40,970원으로 가격 차이가 크다. 해당 경우 뿐만 아니라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우회 접속하는 거의 모든 물건에서 가격차이가 난다.
검색 방법에 따라 같은 물건도 가격이 다른 이유는 마케팅 전략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는 여러 채널이 동일한 물건을 팔고 있다. 플랫폼 입장에서 이득을 남기기 위해서는 자사 플랫폼에서 물건이 많이 팔려야 하며, 이를 위해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가장 먼저 검색될 수 있도록 가격을 깎아서 올린다. 물론 조건 없이 가격비교 사이트의 가격을 할인해주는 건 아니다.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접속한 경우에는 쿠폰이나 제휴 서비스 제공은 물론, 자체 포인트도 적립되지 않게 막혀있다.
쇼핑몰에서 직접 가격을 검색한 경우도 무조건 손해 보는 건 아니다. 쇼핑몰에서 접하는 가격이 조금 더 비싸긴 하지만, 기본 제공되는 쿠폰과 함께 제휴 서비스나 포인트 적립을 지원한다. 만약 해당 쇼핑몰에서의 등급이 높아 할인율이 높은 쿠폰을 보유하고 있다면, 인터넷 최저가보다도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반대로 쇼핑몰 등급이 낮아 할인을 적용할 수 있는 쿠폰이 없다면 인터넷 최저가보다 비싼 가격에 구매하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물건을 저렴하게 사고 싶다면 가격 비교를 먼저 진행해 인터넷에서 형성된 최저가를 확인하고, 그다음 가장 저렴하게 판매되는 곳에서 구매할지와 쇼핑몰 검색 후 쿠폰과 포인트를 사용해 최저가를 맞출 것인지 결정하면 된다. 만약 단골 쇼핑몰을 만들어 혜택과 포인트를 쌓을 생각이라면 최저가보다는 특정 몰에서 검색해서 구매해야 실적을 쌓을 수 있다.
특정 몰에서만 구매를 고집하는 게 맞을까?
실적을 쌓기 위해서라면 특정 몰에서만 제품을 검색해서 구매하는 게 맞지만, 오히려 물건을 비싼 값에 구매하게 될 수 있다. 오픈마켓은 판매자가 가격을 책정하는 구조고, 가격이 실제 최저가와 다른 경우도 종종 있다. 만약 A몰의 판매자가 애플 아이폰 12의 가격을 110만 원에 올려뒀고, B, C, D 몰에서는 아이폰 12를 105만 원에 올려뒀다고 가정하자.
이렇게 되면 A몰만 이용하는 사람은 B~D몰의 가격을 모르고 110만 원에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판매자가 시장에서 통용되는 가격에 맞게 가격을 조정하지 않았거나, 같은 몰 내에 가격 경쟁이 없어서 낮출 필요가 없는 등 이유는 여러 가지다. 특히 오픈마켓별로 판매자가 적거나, 제품을 쉽게 검색하기 어려운 제품은 실제 시장 가격과 동떨어진 가격인 경우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특정 쇼핑몰에서만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면 최소한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반드시 최저가를 확인해야 하며, 구매 가격이 합당한 수준인지 인지한 다음 구매하길 권장한다.
유통 채널마다 가격이 또 다르다
최저가 경쟁은 특정 채널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제품 최저가는 네이버쇼핑과 카카오 쇼핑하우 같은 포털 사이트의 가격 비교, 다나와, 에누리닷컴 같은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노출된다. 최저가 경쟁을 벌이는 이유도 이런 가격비교 사이트에서의 유입을 최대화하기 위함이다. 여기에서 노출되는 가격 비교 항목은 오픈마켓을 통해 수집된 정보가 자동으로 입력되는 경우인데, 모든 가격비교 사이트의 데이터가 일치하지는 않는다. 네이버쇼핑에서 최저가가 10만 원으로 검색된 제품이 다나와에서는 9만 6천 원인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S21 5G 256GB 자급제 제품을 네이버쇼핑과 다나와에 직접 검색해보았다. 갤럭시 S21 5G 256GB의 8월 20일 기준 온라인 최저가는 네이버쇼핑에서 848,940원, 다나와는 831,150원으로 확인된다. 카카오 쇼핑하우에서는 802,570원에서 판매하는 링크도 있다. 같은 제품이고, 출시가격이 정해진 품목이라 할지라도 가격비교 사이트에 연결된 판매자가 책정한 가격에 따라 가격이 다 다르다. 쇼핑몰에 관계없이 가장 저렴한 판매자만 찾아다닌다면, 여러 가격비교 사이트를 모두 조사하는 게 유리하다.
최저가 비교, 아는 만큼 보인다
인터넷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은 많지만,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은 정해져 있다. 예시처럼 가격비교 사이트를 모두 돌아다니며 가장 저렴한 물건을 찾아서 결제하거나, 특정 쇼핑몰 하나에서 물품을 집중 구매해 돌려받을 수 있는 혜택을 최대한 끌어모으는 것이다.
가장 애매한 경우는 여러 쇼핑몰에서 나눠서 결제해서 포인트나 쿠폰 등의 혜택이 분열되는 경우다. 한 몰에서 200만 원을 결제해 최고 등급의 대우를 받는 것과 3~4개의 쇼핑몰에서 50만 원씩 결제해 낮은 등급의 대우를 받는 경우를 말한다. 후자의 경우라면 가격비교 사이트를 돌아다니는 것보다 물건은 비싸게, 혜택은 적게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본인의 구매 습관을 점검해보고, 가장 유용하게 구매할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길 바란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