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좋은 건 다 담았다는 QHD급 블랙박스, 아이로드 프라이버시
[IT동아 김영우 기자] 차량용 블랙박스는 어느덧 운전자들의 필수품이 되었다. 10여년 전만 해도 전방 1채널에 SD(480p)급 화질의 제품이 주류였는데 지금은 전후방 2채널, 화질은 HD(720p)급을 거쳐 풀HD(1080p)급 제품이 가장 대중적이다. 뒤이어 풀HD급보다 화질을 2배로 끌어올린 QHD(1440p)급 제품도 한창 보급 중이다.
부가기능의 발전도 눈부시다. 주차 중 충격 감지나 모션 감지는 이젠 기본이고 주행 중 차선 이탈 경고나 주차 중 앞차 출발 알림 등의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탑재되고 있다. 여기에 각종 IoT(사물인터넷) 네트워크와 결합, 사용자의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고 충격 등의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전하는 커넥티드(Connected) 기능도 점차 도입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재원씨앤씨의 ‘아이로드 프라이버시(IROAD PRIVACY)는 이러한 최근 블랙박스 시장의 트렌드를 한데 모은 2채널 제품 중 하나로, 전후방 QHD급 화질에 4가지 ADAS 기능, 스마트폰을 통한 영상 확인 기능 및 커넥티드 기능을 통한 전천후 알람 및 상태 모니터링 기능까지 지원한다. 이와 더불어 음성녹음 제한을 통한 사생활 보호기능, 야간에도 밝은 영상을 찍을 수 있는 나이트 비전 기능 등, 충실한 부가기능까지 갖춘 제품이다.
시인성 높은 IPS 화면 돋보여
아이로드 프라이버시의 기본적인 제품 구성은 전방 및 후방 카메라, 마이크로SD 메모리카드(32~256GB), 그리고 상시 전원 케이블 및 후방 카메라 케이블, 그리고 간단 설명서다.
여기에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스마트폰으로 저장된 영상 확인 및 다운로드가 가능한 와이파이 동글(수신기), ADAS 기능을 사용하기 위한 GPS 안테나, 혹은 커넥티드 기능을 이용하기 위한 아이로드 딥플라이(Deep Fly) 모듈이 추가될 수 있다. 기본 구성만으로도 블랙박스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지만 좀 더 다양한 부가기능까지 이용하고 싶다면 추가 구성품의 구매도 고려해 보자.
전방 및 후방 카메라 유닛의 디자인은 일반적인 차량용 블랙박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전후방 모두 QHD(2560 x 1440)급의 고해상도 영상을 초당 30프레임의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촬영 가능한 것은 큰 차별점이다. 일반적인 풀HD급(1920 x 1080)급 해상도 대비 2배 더 정밀한 화질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전방 카메라 유닛의 경우는 일반 보급형 블랙박스에 흔히 쓰이는 TN 패널이 아닌 IPS 패널을 갖추고 있다. 기본적인 색감이 더 우수하고 측면이나 위쪽, 혹은 아래쪽에서 보더라도 이미지의 왜곡이 없는 광시야각 화면이다. 화면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 꼭 본체 정면을 주시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화면 크기는 일반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3.5 인치다.
참고로 전방 카메라 유닛에 달린 IPS 패널의 표시 해상도가 SD급(800 x 480)에 준하기 때문에 제품의 온전한 QHD급 화질을 확인하려면 동영상 파일을 PC나 스마트폰으로 옮겨서 봐야 할 것이다. 요즘은 스마트폰이나 PC 모니터 중에도 QHD 화질을 지원하는 것이 적지 않다.
디테일 살아있는 전후방 QHD급 고화질
실제 촬영된 영상을 보면 기존의 풀HD급 블랙박스 대비 한층 정교한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전문가용 카메라나 최신 스마트폰 수준이라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기존 블랙박스 대비 좀 더 빠르게 움직이거나 더 멀리 떨어진 물체의 윤곽을 더 잘 확인할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둬야 할 것이다.
아이로드 프라이버시 주간 주행 영상(전방)
아이로드 프라이버시 주간 주행 영상(후방)
더 흥미로운 건 야간 촬영 영상이다. 어두운 영상을 밝게 보정하는 나이트 비전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빛이 적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밝게 찍힌다. 기존 블랙박스 대비 확실히 발전한 점이다.
아이로드 프라이버시 야간 주행 영상(전방)
아이로드 프라이버시 야간 주행 영상(후방)
다만 영상의 명암비를 극대화해서 전조등이나 가로등의 빛 반사가 심한 환경에서도 번호판이나 피사체를 놓치지 않는다는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을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번호판이 범퍼 아래쪽에 달린 차량의 번호를 인식하는 데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이런 차량의 번호판은 운전자 차량의 전조등 불빛을 정면으로 마주하기 때문에 실제 운전자 눈으로 보기에도 번호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긴 하다. 타사 제품에서도 느낀 아쉬움이었기에 이 제품만의 단점이라고 할 순 없겠다.
길게 저장, 적극적인 배터리 보호, 사생활 보호 기능까지
그 외에 지원하는 기능으로는 메모리 카드 용량을 아끼면서 최대한 오래 저장이 가능한 타임랩스(주차 중) 기능 및 하이퍼랩스(주행 중)이다. 이는 녹화 영상의 초당 프레임을 줄여 용량을 압축하는 방식으로 주행 중 혹은 주차 중 녹화 가능 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이를테면 가장 저용량인 32GB 메모리카드를 이용할 경우, 일반 모드에선 약 4시간 주차 녹화가 가능하지만 타임랩스 기능을 활성화하면 약 30시간 분량의 영상을 저장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하면 일반 녹화에 비해 세심한 움직임을 영상에 담을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평상시에는 타임랩스로 주차 중 녹화를 하다가 충격이나 움직임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초당 30프레임의 일반 녹화 모드로 자동 전환되는 기능도 제공한다.
그 외에 요즘 블랙박스라면 기본인 차량 배터리 보호 기능(LBP)도 탑재했다. 주차 녹화 중 차량의 배터리 전압이 일정 수준(사용자 설정에 따라 11.3/23.3V ~ 12.3/24.3V) 이하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블랙박스 전원이 꺼지는 기능이다. 차량 배터리 성능이 급감하는 겨울철(11~3월)에만 배터리 차단 전압을 12.3/24.3V로 자동으로 높여 녹화 시간이 좀 줄어드는 대신 좀 더 적극적으로 배터리를 보호할 수 있는 부가기능도 제공한다. 전압 외에 시간 설정을 통해 주차 중 일정 시간(3~48시간)이 경과하면 자동으로 전원을 끄는 타이머 기능도 제공하며 섭씨 75도 이상의 고온 상태이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해 제품 고장을 막는 옵션도 있다.
그 외에 블랙박스 동작 중 음성 녹음 기능을 임의로 끄는 사생활 보호 기능도 제공한다. 방법은 화면 내의 P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사고 발생 시, 차량내 대화 내용이 나중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우려하는 운전자에게 유용할 것이다. 이 제품의 이름이 아이로드 ‘프라이버시’인 것도 이 기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영상 확인 및 다운로드
전방 카메라 유닛 측면에는 좌측면에는 운전자가 원하는 순간을 우선적으로 녹화하는 강제 녹화 버튼, 우측에는 아이로드 전용 와이파이 동글(별매)을 꽂는 USB 포트가 있다. 여기에 와이파이 동글을 꽂고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아이로드 링크(IROAD Link) 앱을 설치하면 블랙박스에 저장된 동영상 파일을 스마트폰에서 보거나 블랙박스 설정을 변경하고 펌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등의 연동 기능을 쓸 수 있다.
참고로 아이로드 전용 와이파이 동글은 150Mbps 데이터 전송 속도만 지원하는 보급형 사양(RTL8188EU 칩셋)의 제품이라는 점이 좀 아쉽긴 하지만 다른 와이파이 동글은 호환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전용 제품을 쓰도록 하자.
블랙박스 본체의 기능 메뉴에서 와이파이 기능을 활성화한 후, 사용자 스마트폰의 아이로드 링크 앱 지시를 따라 해당 와이파이 신호를 잡아주면 저장된 영상, 혹은 실시간 영상을 바로 재생하거나 해당 동영상 파일을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해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블랙박스의 와이파이 신호가 닫는 곳에서만 쓸 수 있는 기능이라 사실상 차량 실내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쉽지만, 블랙박스 자체 화면에서 영상을 확인하거나 메모리카드를 빼서 PC로 복사하는 등의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상당히 유용한 건 사실이다. 실시간 재생은 스마트폰의 와이파이 성능에 따라 끊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다운로드 후 재생이 좀 더 안정적이다.
평생 요금 면제, 딥플라이 커넥티드 기능
좀 더 본격적인 스마트 기능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접속이 가능한 커넥티드 모듈인 딥플라이(별매)를 달자. 사물인터넷 서비스에 최적화된 NB-IoT 규격의 통신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설치하는 딥플라이 모바일 앱과 연동한다. 딥플라이가 제공하는 기능은 현재 차량 위치 파악, 주차 중 충격 발생시 실시간 알람 사용자의 운전습관(가속, 급가속, 급감속 등) 평가, 운전자 정보에 따른 자동차 보험료 비교견적, 현재 차량 배터리 전압 확인 및 전원 차단 전압 설정 등 다양하다.
여기에 더해 운행 경로를 일별, 혹은 월별로 저장해 지도 상에서 확인하고 총 운행시간이나 주행 거리 등도 확인할 수 있는 차량 운행 기록 확인 기능도 제공한다. 다만 실시간 충격 알림 기능의 경우, 다른 커넥티드 블랙박스의 경우는 충격 당시의 사진까지 함께 전송하기도 하는데 아이로드 프라이버시 딥플라이의 경우는 충격 여부와 시간만 알 수 있다. 앱에서 영상까지 확인하려면 차량 블랙박스와 블루투스로 연결된 근거리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은 약간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로드 프라이버시 딥플라이 기능이 다른 블랙박스의 커넥티드 기능 대비 확실하게 우월한 점도 있다. 바로 경제성이다. 다른 블랙박스 커넥티드 서비스의 경우는 매년 몇 만원 정도의 요금을 내야 이용이 가능하지만 아이로드 프라이버시는 딥플라이 모듈만 구매하면 평생 이용 요금이 무료다. 아이로드 프라이버시용 딥플라이 모듈은 2021년 8월 현재 기준 온라인 쇼핑몰에서 5만 9,000원에 팔리고 있는데 다른 커넥티드 모듈에 비해 몇만 원 정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점도 매력이다.
ADAS 기능, 없는 것 보다는 낫지만
커넥티드 기능까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면 딥플라이 모듈보다 저렴한 GPS 안테나(별매)만 달아서 쓰는 것도 생각해 볼만 하다. GPS 안테나를 달면 4가지 ADAS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운전 중 차선이탈시 경보 기능, 앞차와 빠르게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을 경고하는 추돌 경보 기능, 그리고 신호 대기를 하다가 앞차가 출발하면 이를 알리는 기능, 그리고 안전운전도우미(과속 단속 카메라 경고) 기능이 그것이다.
그리고 GPS 안테나를 달면 블랙박스 시간이 항상 자동으로 정확하게 맞춰지며, 현재 차량 좌표 데이터도 동영상 파일에 함께 저장되므로 사고 발생 시 좀더 체계적인 분석이 가능하다. 참고로 딥플라이 모듈은 자체적으로 GPS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딥플라이 모듈 사용 시에는 GPS 안테나를 따로 달 필요 없이 모든 ADAS 기능을 쓸 수 있다.
다만 블랙박스 기반의 ADAS 기능은 요즘 차량에 자체 내장된 고가의 ADAS 옵션에 비하면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도 알아 두자. 차량 전반의 기능에 접근하지 못하고 블랙박스 촬영 영상과 GPS 정보만으로 ADAS 기능을 구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용해 보니 앞차 출발 경보나 안전운전 도우미 기능은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높은 편이지만, 추돌 경보나 차선이탈 방지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아이로드 프라이버시의 차선이탈감지 기능과 추돌 경보 기능은 시속 60km/h 이상에서만 작동 가능하도록 설정되어 있어 더욱 그러하다. 도움이 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도록 하자. ADAS 기능 발동 시에 출력되는 효과음이 너무 짧고 단순한 점 역시 개선했으면 좋겠다.
편리하게 영상 확인하는 PC용 소프트웨어 제공
메모리카드를 PC에 꽂고 저장된 영상을 보기 위한 ‘아이로드 PC 뷰어’ 소프트웨어도 홈페이지에서 제공한다. 이를 통해 전후방 영상 재생, 영상 백업, 확대, 재생 속도 조절 등의 기능을 쓸 수 있으며, 블랙박스에 GPS나 딥플라이를 단 경우에는 영상이 찍힌 장소도 지도로 확인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제법 잘 갖춰져 있는 편이라 편리하다.
사양과 구성, 가성비는 만족
재원씨앤씨의 아이로드 프라이버시는 전후방 QHD급 고화질에 스마트폰 연동, ADAS 기능, 커넥티드 서비스 등 최근 차량용 블랙박스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적용한 제품이다.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다 담은’ 느낌이다. 여기에 차량 내 음성 녹음 기능을 임의로 켜고 끌 수 있는 사생활 보호 기능을 추가해 나름의 차별화도 했다.
장점이 많은 제품이지만 출시 초기라 아직 덜 다듬어진 느낌도 있다. 배터리 보호 기능을 설정할 때 자동 차단 전압 설정 메뉴와 타이머 메뉴가 완전히 동떨어진 곳에 있어서 다소 불편하다는 점, ADAS 기능 관련 효과음이 너무 짧고 다른 효과음과 구분도 쉽지 않아 효용성을 떨어뜨린다는 점, 딥플라이(커넥티드) 앱에서 설정한 자동 차단 전압 수치가 블랙박스 본체에 제대로 적용되지 않거나 앱을 구동할 때마다 초기화가 되어 버리기도 하는 점 등 세세한 아쉬움도 있었다.
그래도 '가성비'는 좋은 편이다. 2021년 8월 온라인 판매가 기준 64GB 메모리를 탑재하고 와이파이 동글 및 GPS 안테나, 출장장착 서비스까지 사은품으로 포함된 아이로드 프라이버시 제품이 22만 9,000원에 팔리고 있으며, 별매인 딥플라이 모듈도 5만 9,000원만 주고 사면 평생 서비스 요금이 면제다(사은품 구성이나 판매가는 향후 변동 가능). 타사 제품 대비 사양이나 비용 면에서 분명한 이점이 있다. 현재 버전 1.002까지 펌웨어가 나온 상태인데, 제조사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몇 가지만 개선한다면 확실하게 추천할 만한 제품으로 거듭날 것 같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