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빠르고 간단한 스팀 다림질의 묘미, 벨레 트윈버드 TB50
[IT동아 남시현 기자] 백화점이나 아웃렛에서 옷을 사면 ‘스팀 한번 해드릴까요?’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요청에 응하면 점원은 특수하게 생긴 옷걸이에 의류를 걸고, 호스가 달린 무언가로 옷의 겉면을 다듬는다. 이 물건은 스탠드형 스팀다리미로, 의류를 빠르게 다릴 때 사용한다. 으레 하는 절차로 보일 순 있지만 의외로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있다.
면이나 마 같은 식물성 섬유는 식물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섬유소인 셀룰로오스가 주 성분이다. 옷감에 흡수율이 좋은 수증기 상태로 물을 분사하면, 물을 머금은 셀룰로오스 분자의 결합이 느슨해진다. 옷감이 느슨해진 상태에서 주름을 당겨서 편 다음, 수분이 증발하면 다시 셀룰로오스의 결합이 고정되면 펴진 상태가 유지된다.
스팀 다림질은 빠르고 효과적이어서 최근 출시되는 다리미 대부분이 스팀 기능을 기본 탑재한다. 그중 고성능 제품은 스팀을 직접 분사하기도 하지만 기대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일반 다리미는 제품 자체가 무거워서 다리미를 들고 옷감을 당기면서 스팀을 분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면서 분무량도 많지 않아 다림질 없이 스팀만으로 옷감을 펴기 어렵다. 집에서 빠르고 신속한 스팀 다림질을 하고 싶다면, 스팀 전용 다리미를 구매하는 게 현명하다.
핸디 타입의 간편한 스팀 다리미, 벨레 트윈버드 TB50
벨레 트윈버드 TB50은 토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벨레(welle)에서 출시한 핸디형 스팀다리미다. 핸디형 스팀 다리미는 일반 다리미와 다르게 스팀을 분사해서 의류를 관리한다. 열로 눌려서 펴는 다림질을 할 수 없는 니트나 블라우스, 울이나 캐시미어 소재를 다림질할 때 사용되고, 소파나 커튼 등 세탁과 열판 다림질이 어려운 부분에도 쓸 수 있다. 즉, 열과 압력을 사용하는 일반 다리미로 관리할 수 없는 의류를 관리하기 위한 제품인 셈이다.
벨레 트윈버드 TB50의 첫 인상은 헤어 드라이어와 비슷하다. 노즐이 납작하고 물탱크가 큰 형태의 타사 스팀다리미들과 다르게, 원통형으로 된 백색 몸체에 금색 테두리를 둘러놓아 깔끔한 느낌을 준다. 특히 위쪽에 고리가 있어 드레스룸 어디에 걸어둬도 어울리는 느낌을 주고, 전용 거치대도 포함돼 자주 쓰는 곳에 두어도 좋다. 제품 크기는 높이 220mm에 길이 120mm, 폭 65mm며 무게는 약 370g으로 오랫동안 사용해도 부담 없는 무게다.
조작은 직관적이다. 손잡이 아래에 있는 레버를 뒤로 당긴 다음, 물탱크를 아래로 내려서 꺼낸다. 물탱크 용량은 50ml로 작지만, 와이셔츠 2.5벌을 다릴 정도는 된다. 물을 채운 다음 물탱크를 본체에 장착한 다음 전원을 꽂는다. 전원 버튼은 따로 없이 콘센트를 꽂으면 가열이 시작되며, 약 30초가 지나고 상단의 ‘HEAT’ 버튼의 불이 꺼지면 사용할 수 있다. 사용 중 HEAT 버튼은 주기적으로 껐다 켜짐을 반복하는데, 이는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동작이므로 정상이다.
옷을 다리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주의사항을 꼭 지켜야 안전하고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일단 물탱크에 넣는 물은 수돗물이 권장되며, 향료나 정수기 등의 물은 사용해선 안된다. 수돗물보다 정수기 물이 더 좋다고 생각될 순 있지만, 정수기 물은 미네랄 성분이 포함돼있을 수 있어 노즐이 막힐 수 있다. 가능하면 수돗물만 사용하자.
사용 전에는 두어 차례 시험 분사를 하고, 열이 가해진 상태에서는 1초에 한 번 정도 간격으로 버튼을 눌러야 한다. 너무 빠르게 누르면 물이 가열되지 않고 그대로 분사돼 의류가 젖는다. 제품을 기울여서 사용하는 경우도 스팀이 나오지 않거나, 뜨거운 물이 흐를 수 있으니 정상 각도와 좌우 75도 정도로 꺾은 각도까지만 사용해야 한다. 아울러 화상 위험이 있으니 사용 중에는 노즐에 너무 가까이 가선 안된다.
활용에 따라 의류 관리부터 가구까지
활용 방법을 숙지했다면 본격적으로 의류 관리에 돌입할 차례다. 벨레 트윈버드 TB50를 사용하기 적합한 소재는 울, 캐시미어, 실크, 벨벳, 폴리에스테르, 마 50% 이하, 면 소재다. 이중 울과 캐시미어, 실크, 벨벳은 5~7cm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사용하는 게 좋고, 면이나 폴리에스테르는 가까이서 사용하거나 브러시 툴을 부착해서 분사하면 된다. 특히 면과 폴리에스테르는 당긴 상태에서 스팀을 분사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의류의 소재와 형태에 따라 스팀 다림질이 잘 안될 수 있고, 지나친 스팀은 의류가 손상될 수 있으니 주의하자.
벨레 트윈버드 TB50에 브러시 툴을 장착하고 100% 면 소재로 된 셔츠를 다려보았다. 비교를 위해 좌측은 옷이 구겨진 채로 두고, 오른쪽만 두세 번씩 왕복하며 다림질을 했다. 스팀다리미 특성상 눌러서 편 듯 완벽하게 다림질되지는 않지만, 30~40초간 다림질 한 결과로는 충분히 만족스럽다. 특히 일반 다림질은 다림판을 깔고 옷을 계속 평평하게 펴서 다려야 하다 보니 짧아도 5분은 걸리고 공수도 더 많이 들어가는데, 벨레 트윈버드 TB50은 전원을 꽂고 옷걸이에 걸린 상태 그대로 다릴 수 있으니 훨씬 신속하고 효율적이다.
면 27%, 마 24%, 레이온 24%, 폴리에스테르 22%, 폴리우레탄 3%의 혼방 소재도 다림질해봤다. 이 옷은 일반 다리미로 다림질을 하고 잠깐 옮기는 것만으로도 다시 주름이 생길 정도로 잘 구겨져서 제대로 다림질 하기가 불가능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좌측은 그대로 두고, 오른쪽만 다림질을 해봤다. 완전히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1분 안에 구김이 잡힐 정도까지는 다림질됐다. 이렇게 잘 구겨지면서 다림질이 어려운 소재라면 일반 다리미보다 스팀 다림질이 훨씬 유리하다.
침대나 소파 등 천 소재가 사용되는 가구에도 활용하기 좋다. 패브릭 소파는 커버를 벗기고 세탁할 수 있지만, 벗겨지지 않는 부분도 있고 자주 세탁하면 형태가 흐트러져서 세탁이 쉽지 않다. 이럴 때 스팀을 사용하면 주름도 잡고 탈취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침구류나 러그, 카펫에 쓰기도 좋다. 침구류나 러그, 카펫 역시 세탁이 어려운 제품들인데, 벨레 트윈버드 TB50을 활용해 간단히 정돈할 수 있다. 물탱크가 작으므로 자주 충전해 줘야 하지만 동작 중에도 물탱크를 꺼내서 보충할 수 있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주 옷을 다려야 하는 직장인을 위한 물건
벨레 트윈버드 TB50은 블라우스나 셔츠 등 자주 다릴 의류가 많은 직장인들, 그리고 스팀 다림질하기 좋은 면, 리넨, 울 소재의 의류를 많이 가진 사람에게 적절하다. 다른 스팀다리미와 다르게 크기가 작고 가벼워서 소품처럼 걸어두기 좋고, 여행이나 출장 시에 휴대하기에도 제격이다. 소파나 매트리스, 커튼 등 가구나 소품 등에 스팀 살균이 필요한 경우도 써볼 만하다.
물탱크가 작아 자주 채워줘야 하고, 스팀 분사가 수동이어서 연속 분사나 스팀 분무량 조절이 쉽지않다는 게 단점이지만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면 큰 불편함은 없다. 벨레 트윈버드 TB50의 가격은 5만 8천 원대로 다른 제품들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진 않는다. 기존 스팀다리미와는 다른 깔끔한 디자인에 휴대까지 생각해 볼 제품을 찾는다면, 벨레 트윈버드 TB50은 어떨까?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