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학교 김정윤 교수 “계약학과 사업은 산학협력의 끝판왕”
[IT동아 김영우 기자] 몇몇 대학에서 ‘취업사관학교’라는 문구를 앞세워 홍보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는 것이 각 대학의 최대 목표가 되었다는 의미다. 다만 대학 4년 동안 열심히 공부를 한 학생이라도 정작 취업전선에 나가려면 공부를 다시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교육현장에서 배우는 것과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것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최적의 인재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큰 손실이다.
정부에서도 이런 문제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산학협력 사업을 종종 발표하곤 한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작년에 교육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를 통해 처음 실시된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사업이다.
이는 대학과 기업이 계약을 통해 현장 실무역량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는 제도로, 학생의 선발에서 교육, 그리고 현장 투입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직접 참여해 특정 기업에 최적화된 맞춤형 인재를 빠르게 양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성남시에 위치한 가천대학교가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사업에 참여한 대표적인 사례로, 이 학교의 첨단의료기기학과, 디스플레이학과, 미래자동차 학과, 그리고 게임·영상학과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취재진은 가천대학교 게임·영상학과 학과장이자 창업교육센터 센터장이기도 한 김정윤 교수(영상학 박사)를 만나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사업의 현황, 그리고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1.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 가천대학교 미래산업대학 게임·영상학과 학과장 및 창업교육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2003년도부터 온라인 게임 및 모바일 게임 개발 PD로 일하던 와중,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 게임스쿨에 출강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인재를 육성하는 일에 매력을 느꼈다. 특히 미래 게임업계에서 함께 일할 동료들을 발굴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관련 분야에서 박사 학위도 취득했고 2016년부터 가천대학교에 재직 중이다.
Q2. 가천대학교 게임·영상학과의 매력은?
: 여기는 그 어디보다도 산학협력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 게임 업체들이 많은 판교 및 강남과 지리적으로도 가깝기 때문에 이들과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가 가능하다. 실제로 작년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하는 문화기술 선도대학원 사업을 통해 석박사급 연구원을 육성하는 등 활발한 산학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Q3. 가장 강조하고 싶은 역점사업이라면?
: 역시 교육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 지원하고 있는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선도대학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현재 전국 8개 대학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게임 관련 학과로는 가천대학교가 유일하다. 이는 총 6년의 사업기간 동안 72억원의 재정지원금이 지원되는 대형 사업이다. 이는 쉽게 말해 입학과 동시에 특정 기업에 취업이 ‘약정’되는 획기적인 사업이다.
1학년 때는 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며 60학점을 이수하고 2학년부터는 직장 출근(월~목)과 학교 교육(금~토)을 병행하며 총 3년만에 조기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할 수 있다. 압축적인 과정을 통해 교육과 취업 사이의 틈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점, 그리고 각 기업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만족하는 맞춤형 인재를 키운다는 점이 최대 특징이다. 올해(21년) 40명을 모집했고 내년(22년)은 80명을 계획하고 있다.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2024년에 본격적으로 성과가 드러날 것이다.
Q4. 조기취업형 계약학과의 특징에 대해 좀 더 이야기 해달라
: 가천대 게임·영상학과의 경우는 현재 30여개 기업이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지원하는 학생은 처음부터 특정 기업을 지목해 원서를 내며, 작년 경쟁률은 7 : 1 전후였다. 지원 학생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기업측에서도 면접 및 선발에 참여한다. 합격하면 우리의 학생이자 해당 기업과 취업 약정을 맺은 예비 직원이 되는 것이다.
다만 취업 ‘확정’이 아닌 ‘약정’이기 때문에 만약 해당 학생의 역량이 미치지 못해 도중 탈락하면 학교에서 제적을, 기업에서는 사직을 당할 수도 있다는 위험 부담도 있다. 이런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정말로 열과 성을 다해 학생들을 이끌고 있다. 더욱이 이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사업을 통해 입학한 학생은 3년간 국가 및 학교, 기업에서 나오는 장학금을 받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큰 책임감을 느낀다.
Q5. 참여한 학생 및 기업들의 반응은?
: 학생들마다 수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몇몇 학생은 힘들어 하는 경우도 있었고, 기업 측에서 염려하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 교강사진들도 최선을 다한다. 기업측에서 프로젝트를 받아 수행하기도 하는데, 학생들과 교강사진이 함께 똘똘 뭉쳐서 최선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게임 개발은 크게 프로듀싱, 게임아트, 프로그래밍 분야로 나뉘는데,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지망하더라도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그래픽 아티스트가 되고자 하는 사람도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은 필요하다는 의미다. 게임 콘텐츠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협업이기 때문에 폭넓은 소통을 권장하고 있다. 학생들도 이런 진지한 자세로 도전하고 있다.
Q6.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사업의 미래에 대해 전망하자면?
: 간단히 말해 이 사업은 산학협력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처음으로 시작했지만 이미 어느정도 매력을 증명했다. 작년 수시모집때 영재고 학생이 지원하기도 했고 타 대학을 다니다 우리 학교에 들어온 학생도 있다. 현재까지 40명 모두 잘 다니고 있으며 한 명의 낙오도 없이 목표를 이루도록 이끌 것이다. 그리고 이건 우리 교강사진을 단련시키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교강사진들도 더 높은 단계에 이를 것이다.
그리고 교육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조기취업형 계약학과와 유사한 대학원 사업도 기획하고 있다. 이 경우는 개발자가 아닌 연구원을 육성하는 사업이 될 것이다. 학생 중에는 개발자가 아닌 연구원이 되고자 하는 경우도 있다. 산학협력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우리를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