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하는법] PC가 안 켜지면? 초보자도 할 수 있는 자가진단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멀쩡하던 데스크톱 PC가 어느 날 갑자기 켜지지 않거나, 부팅이 되지 않아 당황한 경험이 다들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컴퓨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해서 수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큰 비용을 내고 수리 기사를 부를 수밖에 없게 된다. 컴퓨터 전원이 안 켜지면 굉장히 심각한 문제일 것 같지만, 알고 보면 허무할 정도로 간단한 조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 경우도 적지 않다. 가능하면 전문가 진단을 받는 게 가장 좋겠지만, 매번 그러기에는 비용 부담도 크니 간단한 자가진단이나 조치법 정도는 알아두는 게 좋다. 컴퓨터를 잘 몰라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자가진단법을 알아보도록 하자.

컴퓨터 파워에 달린 스위치 확인

먼저 가장 간단한 것부터 살펴봐야 한다. 전자제품이 제대로 안 켜지면 대부분 전원 케이블은 잘 연결됐는지, 멀티탭 스위치는 켜져 있는지 부터 확인하지 않는가? 컴퓨터도 다를 게 없다. 그런데 컴퓨터 부품에 익숙지 않다면 놓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게 바로 컴퓨터에 달린 ‘파워 서플라이 유닛’이다. 컴퓨터 부품에 전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인데, 여기에도 전원 스위치가 달려있다.

전원 버튼을 눌러도 아무 반응이 없다면, 먼저 파워 스위치부터 확인하자. 최근 나오는 컴퓨터 케이스는 대부분 파워가 가장 아래에 달려있다
전원 버튼을 눌러도 아무 반응이 없다면, 먼저 파워 스위치부터 확인하자. 최근 나오는 컴퓨터 케이스는 대부분 파워가 가장 아래에 달려있다

간혹 본체 위치를 옮기다가 본인도 모르게 살짝 건드리는 등의 이유로 이 스위치가 내려가 있는 경우가 있다. 본체 뒷면 파워 스위치가 ‘O’ 쪽으로 눌려있다면 ‘I’ 쪽으로 돌려놓자. 이런 일이 정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허무한 사례지만, 의외로 종종 생기는 일이다.

램 접촉 불량 확인

컴퓨터 전원을 눌렀을 때 전원 LED도 켜지고, 팬이 도는 소리도 나는데 화면에는 아무것도 안 뜨면서 부팅이 안 된다면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할 건 램 접촉 불량이다. 간혹 컴퓨터 본체에 충격이 가해지면 그 영향으로 램 접촉이 헐거워지면서 접촉 불량이 생길 때가 있다. 물리적 충격이 없더라도 램 접촉부 금속 재질이 공기와 접촉할 때 ‘산화피막’이란 게 형성되면서 접촉 불량이 일어나기도 한다.

케이스를 열면 CPU 바로 옆에 보이는 길쭉한 부품이 램이다
케이스를 열면 CPU 바로 옆에 보이는 길쭉한 부품이 램이다

이럴 때는 본체를 열어서 램을 한 번 뺐다가 산화피막이나 이물질을 제거한 뒤 다시 꽂아주면 된다. 산화피막을 제거할 때는 지우개가 효과적이다. 지우개로 접촉부를 꼼꼼하게 잘 문질러 닦아준 뒤 다시 꽂으면 된다.

램을 뺄 때는 램 양옆의 잠금장치를 바깥으로 젖히면 된다. 다시 꽂을 때는 반대로 잠금장치를 바깥으로 젖혀놓은 상태에서 램을 슬롯에 맞춰 끼운 뒤 힘을 줘서 누르면 된다. 누르다 보면 딸깍하는 소리가 나면서 잠금장치가 저절로 잠긴다. 혹시 램을 꽂는 방향이 헷갈린다면, 접촉부에 이가 빠진 것처럼 비어있는 틈이 램 슬롯 형태와 들어맞는지 확인하면 된다

램을 뺄 때는 양옆 잠금장치를 바깥으로 젖히면 된다. 램을 다시 꼽기 전에 지우개로 잘 문질러 닦으면 산화피막을 제거할 수 있다
램을 뺄 때는 양옆 잠금장치를 바깥으로 젖히면 된다. 램을 다시 꼽기 전에 지우개로 잘 문질러 닦으면 산화피막을 제거할 수 있다

힘을 줘서 누를 때는 두 손으로 램을 넓게 잡아서 힘이 균일하게 전달될 수 있게 하는 게 좋다. 참고로, 메인보드에 따라서 잠금장치가 양옆이 아니라 한쪽에만 있는 경우도 있다. 불량품이거나 부서진 게 아니니깐 당황하지 말자.

디스플레이 출력 단자 확인

사무실이나 집에서 본체 위치를 조정하느라 본체 뒷면 선을 다 뽑았다가 다시 연결했을 때 종종 발생하는 사례다. 컴퓨터를 켰을 때 본체나 스피커에서 각종 작동음이 들리는 걸 보면 분명 부팅은 된 거 같은데, 모니터는 ‘신호 없음’이라는 메시지만 띄운다. 모니터나 본체 단자가 혹시라도 헐겁게 꽂혀있지는 않은지 확인해도 아무런 이상은 없어 보인다.

이럴 때는 모니터 연결 단자를 제자리에 꽂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내장 그래픽을 지원하는 메인보드를 사용 중이라면 메인보드에도 HDMI, DVI 등 모니터 연결 단자가 있다. 별도로 그래픽카드를 이용 중인데도 실수 혹은 착각으로 이 내장 그래픽 단자에 모니터를 연결할 때가 있다. 화면 신호를 보내고 있는 건 그래픽카드에 있는 출력 단자이기 때문에, 내장 그래픽 단자에 모니터를 연결해봤자 모니터는 아무런 신호도 받을 수 없다. 이런 경우, 단순히 모니터 케이블을 그래픽카드 출력 단자에 끼우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해결된다.

본체 뒷면 모습. 위쪽에 세로로 배치된 것이 내장 그래픽 출력 단자, 아래쪽에 가로로 배치된 것이 그래픽카드 출력 단자다
본체 뒷면 모습. 위쪽에 세로로 배치된 것이 내장 그래픽 출력 단자, 아래쪽에 가로로 배치된 것이 그래픽카드 출력 단자다

내장 그래픽 단자는 본체 위쪽에 있는 메인보드 입출력부에 있고, 그래픽카드 출력 단자는 본체 아래 그래픽카드 슬롯 쪽에 있다. 세로로 된 단자는 ‘내장 그래픽’, 가로로 된 단자는 ‘외장 그래픽’이라고 구분해도 된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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