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가 된 와이파이6 공유기, 그런데 지원 스마트폰은?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2018년을 즈음해 유무선공유기 시장에 큰 변화가 있었다. 신형 와이파이 규격인 와이파이6(Wi-Fi 6, 802.11ax)를 지원하는 제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시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와이파이6의 가장 큰 특징은 데이터 전송 속도의 향상이다. 와이파이 기기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탑재된 안테나 구성에 따라 달라지는데 와이파이6가 이론상 구현할 수 있는 최대속도는 600Mbps ~ 9.6Gbps다.

기존의 와이파이5(Wi-Fi 5, 802.11ac) 역시 이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최대 속도는 433Mbps ~ 6.9Gbps에 달했기 때문에 단순히 수치상으로만 보면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체감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시장에서 팔리던 와이파이5 규격 공유기들은 최대 867Mbps 정도 까지만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최상위급 제품이라고 해도 2.2Gbps까지 지원하는 것이 사실상 한계였다.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삼성 갤럭시 S10 스마트폰과 넷기어 나이트호크 RAX120 공유기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삼성 갤럭시 S10 스마트폰과 넷기어 나이트호크 RAX120 공유기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대부분의 와이파이6 공유기들은 1.2 ~ 2.4Gbps 사이의 속도를 문제없이 지원하며 일부 고급 제품은 4.8Gbps의 고속 접속 모드를 지원하기도 한다. 와이파이5에 비해 고급 사양에 대한 적용이 상당히 빨라서 초기 제품부터 이론상의 최대속도에 상당부분 근접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와이파이6는 최대 데이터 전송속도가 빨라진 것 외에 체감적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응답속도, 그리고 동시에 여러 기기가 접속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지연시간 역시 개선된 것도 특징이다. 와이파이6는 OFDMA(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 접속, 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 Access) 기술을 지원하므로 여러 기기의 데이터를 동시에 병렬 처리할 수 있고 기존의 와이파이5에서 발생하던 멈칫거림이 크게 줄어들었다.

와이파이6 보급에 소극적인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

이렇게 와이파이6는 장점이 많은 기술이고 지원 공유기의 보급도 활발하다. 제품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인터넷 공유기 인기순위를 보면 상위 1~3위를 모두 와이파이6 지원 제품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노트북도 다수 나왔다. 다만, 문제는 스마트폰이다. 특히 국내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은 와이파이6 지원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편이다. 국내 최초로 와이파이6를 지원한 스마트폰은 2019년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 시리즈다. 이후 출시된 갤럭시 S20 시리즈 및 갤럭시 S21 시리즈, 그리고 갤럭시 노트 10, 20 시리즈를 비롯한 삼성전자 플래그십(최상위)급 스마트폰에 와이파이6가 적용된 바 있다.

올해 4월에 출시한 갤럭시 퀀텀2(A82) 역시 와이파이6는 미지원이다 (출처=삼성전자)
올해 4월에 출시한 갤럭시 퀀텀2(A82) 역시 와이파이6는 미지원이다 (출처=삼성전자)

다만 플래그십급을 제외한 중급형, 보급형 제품군에는 여전히 와이파이6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준플래그십급을 지향한다며 2019년에 내놓은 제품이었던 갤럭시 A90 5G가 와이파이6를 지원하지 않아 실망을 준 바 있는데, 이러한 흐름은 2021년 현재까지도 변함이 없다. 올해 선보인 갤럭시 A72, 갤럭시 퀀텀2(A82) 등도 와이파이5까지만 지원한다.

LG전자의 경우는 더 심하다. LG전자는 자사의 플래그십 제품군인 G나 V 시리즈까지 포함하더라도 와이파이6 지원 스마트폰을 한 번도 국내에 선보인 바 없다. 2020년에 선보인 V60이 유일하게 와이파이6 지원 제품이었지만 이는 해외 시장에만 출시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철수를 선언한 지금, 앞으로도 와이파이6 지원 LG전자 스마트폰을 구경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전 제품군에 와이파이6 적용한 애플

반면, 애플의 경우는 2019년에 출시한 아이폰11 시리즈에 와이파이6를 적용한 이후, 모든 제품에 와이파이6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아이폰12 시리즈는 물론이고, 가장 저렴한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SE(2세대)까지도 와이파이6를 지원한다. 디자인이나 부가기능 면에서는 가격대별로 차이를 두더라도 이동통신기기의 기본기인 통신성능 면에서는 최신의 기술을 차별없이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돋보이는 점이다. 물론 애플 역시 5G의 적용이 경쟁사에 비해 늦었다는 점은 지적 받을 만하지만 요금이나 서비스면에서 현재 5G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싸늘한 편이다.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인 넷기어의 국내 마케팅을 담당하는 넷기어코리아 김희준 이사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최근 공유기 시장에서 와이파이6는 확실히 주력으로 자리잡았으며, 우리 같은 경우는 공유기 부문에서 전체 판매금액의 80%를 와이파이6 제품군이 차지할 정도”라고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5G 보다 오히려 와이파이6가 소비자들에게 주는 편익이 더 클 수도 있으니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와이파이6 보급에 적극 나서 줬으면 좋겠다”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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