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성공 비결 담긴 협업 툴, '카카오워크'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업무가 일상화되면서 ‘협업 툴’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협업에는 특히 의사소통이 중요한 만큼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협업 툴이 많이 애용되고 있다. 지난 2013년 출시된 ‘슬랙’이 대표적이다. 슬랙이 실리콘밸리에서 돌풍을 일으킨 이후 많은 업체들이 메신저 기반 협업 툴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IT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미 개인용 메신저를 서비스 중인 기업들은 그 인지도와 익숙함을 무기로 협업 툴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 1위 메신저 ‘카카오톡’을 보유한 카카오도 지난해 9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이하 카카오엔터)가 개발한 기업용 메신저를 ‘카카오워크’를 출시하며 협업 툴 시장 문을 두드렸다.

28일 카카오엔터는 첫 웨비나(웹+세미나) ‘렛츠카웍’를 열고 카카오 내부 업무 문화와 철학을 이식한 협업 툴 ‘카카오워크’를 소개했다. '카카오TV'에서 생중계된 이날 행사에는 이석영 카카오엔터 부사장과 정덕범 카카오엔터 에코플랫폼 팀장이 연사로 나섰다.

카카오워크 특징을 설명 중인 이석영 카카오엔터 부사장 (출처=카카오워크 웨비나 캡처)
카카오워크 특징을 설명 중인 이석영 카카오엔터 부사장 (출처=카카오워크 웨비나 캡처)

카카오톡에 카카오 업무 문화와 철학 이식한 ‘카카오워크’

이석영 부사장은 먼저 코로나19 이후에도 카카오가 고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건 단순히 코로나19 수혜 때문이 아니라 성과에 기반을 둔 것이라며, 그 비결로 카카오 특유의 업무 방식을 들었다.

그 업무 방식이란 메신저 중심의 협업 커뮤니케이션을 말한다. 이 부사장은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만든 회사이니만큼 카카오톡을 업무적으로 활용하는 데 전문화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에선 ‘단톡방’에서 크고 작은 이슈 공유와 의사 결정이 모두 이뤄진다. 수십억 원이 걸린 의사 결정도 메신저로 이뤄질 정도다.

(출처=카카오워크 웨비나 캡처)
(출처=카카오워크 웨비나 캡처)

오프라인에서 컨퍼런스 콜, 미팅을 하려면 일정을 잡는 것만으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메신저를 활용하면 비대면으로 굉장히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메신저는 한날한시에 모일 필요가 없는 유연성 있는 의사소통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메신저를 중심으로 한 업무 처리가 일찍이 자리잡은 덕분에 카카오는 코로나19 시대에도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전혀 겪지 않았다. 원래 하던 그대로 하면 됐기 때문에 재택근무 전환을 위해 따로 준비를 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카카오톡과 같은 개인용 메신저를 전문적인 업무에 활용하려면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업무에 최적화된 협업 툴로써 개발한 메신저가 바로 카카오워크다. 이 부사장은 카카오워크를 통해 카카오가 일하는 방식을 다른 회사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카카오톡에 점만 찍어서 낸 게 아니다

카카오톡과 비슷하지만 업무용 메신저에 맞게 기능을 보완하고 강화했다 (출처=카카오워크 웨비나 캡처)
카카오톡과 비슷하지만 업무용 메신저에 맞게 기능을 보완하고 강화했다 (출처=카카오워크 웨비나 캡처)

카카오워크가 지닌 가잔 큰 강점은 익숙함이다. 카카오톡의 쌍둥이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기존 카카오톡 이용자라면 큰 어려움 없이 쉽게 접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새로 합류한 직원들도 메신저를 이용한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고, 익숙한 메신저를 쓰니 소통도 더 활발해진다.

그렇다고 카카오워크가 단순히 카카오톡을 조금 손봐서 낸 앱은 아니다. 이 부사장은 카카오워크를 만들기 위해 기업에 맞춰 많은 기능을 추가하고 보완하는 등 준비를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먼저 기존 카카오워크보다 보안 강화됐다. 카카오처럼 모든 이슈가 메신저로 공유되고, 수십 억 원짜리 의사결정도 처리된다면 더더욱 보안이 중요하다. 그래서 카카오워크는 개인용 카카오톡과 달리 기기가 아닌 서버에 저장된다. 전체 대화구간에 종단간암호화가 적용됐기 때문에 카카오나 경찰 등 제3자가 서버에 저장된 내용을 들여다 볼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다.

모든 대화구간에 종단간암호화를 적용해 보안을 강화했다 (출처=카카오워크 웨비나 캡처)
모든 대화구간에 종단간암호화를 적용해 보안을 강화했다 (출처=카카오워크 웨비나 캡처)

채팅 기능도 업무 용도에 맞춰 강화했다. 단톡방 참여 인원을 관리자가 관리하는 기능이라던가, 메시지를 읽지 않은 인원을 확인하는 기능처럼 기업 입장에서 필요한 기능들이 추가됐다. 단톡방에 새로 추가된 멤버들이 이전 대화 맥락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이전 대화 보기’ 기능도 추가했다. 회사 단톡방에서 흔히 마주치는 답하기에도, 답하지 않기에도 애매한 메시지에는 ‘이모지 반응’으로 간단히 화답할 수 있다.

메시지를 더블 탭해서 그대로 할 일 목록으로 추가하는 기능도 카카오톡과는 차별화된 기능이다. 이외에도 모든 채팅방에 탑재된 AI 비서 ‘캐스퍼’, 검색 결과를 업무 연관성이 높은 순서대로 보여주는 강력한 통합검색 기능 등이 있어서 업무 편의성을 돕는다.

업무 솔루션이 아닌 업무 플랫폼

꾸준히 기능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출처=카카오워크 웨비나 캡처)
꾸준히 기능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출처=카카오워크 웨비나 캡처)

카카오워크는 아직 출시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규 서비스다. 네이버가 협업 툴인 ‘네이버웍스’를 지난 2013년 ‘라인웍스’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시작했다는 걸 생각하면 늦다고도 할 수 있는 행보다. 신규 서비스답게 강력한 통합 솔루션을 원하는 기업이라면 아직 기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적지 않다.

그러나 카카오엔터 측은 “카카오워크는 솔루션이 아니라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쓰던 기간계 시스템과 유연하게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ERP(전사적 자원관리) 업계 1위인 SAP와 협력 중이다. 지난 2월 SAP 전자결재 솔루션을 카카오워크와 통합한 걸 시작으로, 앞으로는 다른 SAP 시스템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커스텀 봇’ 기능을 활용하면 다양한 기존 사내 시스템을 카카오워크와 연계해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꾸준히 기능이 추가되고 개선되는 점도 기대해볼 부분이다. 카카오워크는 출시 이후 현재까지 7번의 메이저 릴리즈, 1000여 개의 기능 개선을 거쳤다. 앞으로도 꾸준히 고객사 의견을 반영해 기능을 개선하거나 추가할 예정이다. 당장 이번 주에는 다크모드 추가, PC 파일뷰어 제공, 워터마크 기능 개선 등이 포함된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정덕범 팀장은 여러 계열사를 둔 기업들이 복수의 워크스페이스를 관리할 수 있게 하거나, 카카오워크를 쓰는 기업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외부 대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시지 번역 기능도 추가해 다국적 직원, 협력사와의 소통 편의도 강화할 계획이다.

낮은 문턱이 가장 큰 장점

기본적인 기능은 무료로 쓸 수 있다 ((출처=카카오워크 웨비나 캡처)
기본적인 기능은 무료로 쓸 수 있다 ((출처=카카오워크 웨비나 캡처)

사실 스마트폰과 카카오톡이 일상화된 이후로 적지 않은 기업들이 카카오톡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따로 복잡한 관리 기능이 필요하지 않고 기본적인 메신저 기능만 필요한 경우에 굳이 비용을 들여 업무용 메신저를 도입하는 대신 익숙한 카카오톡을 활용하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메신저 업무 때문에 일과 사생활의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이럴 때 개인용 메신저와 업무용 메신저를 분리하면 그런 피로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다. ‘근무 시간 외 알림 끄기’ 설정을 하면 긴급한 상황이 아닌 이상 알림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어차피 카카오톡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면, 업무에 최적화된 카카오워크 도입을 적극 검토해보는 건 어떨까. 기본적인 업무 메신저와 전자결재, 근태관리 기능은 무료로도 사용할 수 있어 비용 부담도 없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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