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코드, 아이폰에서 음란물 제재 수위 낮춘다

김대은 daeeun@itdonga.com

[IT동아 김대은 기자] 게임 사용자를 위한 음성 채팅 서비스인 ‘디스코드(Discord)’가 아이폰, 아이패드 등 iOS 기기에서 음란물을 완전히 차단하기로 한 기존의 결정을 다소 누그러뜨렸다. 아이폰·아이패드에서 음란물을 완전히 차단하는 기존 제재가 과도하다는 사용자 불만에 따른 것이다.

디스코드는 전 세계적으로 2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메신저다. 출시 초기 ‘오버워치’ 등 실시간 음성 채팅이 필요한 게임과 함께 널리 활용되다가, 현재는 게임 이용자들의 메신저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California)에 위치한 디스코드 본사
미국 캘리포니아(California)에 위치한 디스코드 본사

기즈모도 등 외신에 따르면, 디스코드 측은 최근 지침을 개정하여 아이폰/아이패드에서의 음란물 열람을 일부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르면 서버의 목적 자체가 명백한 포르노 또는 음란물 게시인 경우, 해당 서버가 음란물 서버임을 뜻하는 ‘NSFW(Not Safe For Work)’ 딱지가 붙고, iOS 기기에서 해당 서버를 볼 수 없도록 차단된다.

만약 서버의 목적이 음란물 게시가 아니라면 사용자 나이가 17세 이하인 경우에만 채널이 차단되고, 18세 이상이면 본인 의사에 따라 음란물을 보도록 설정할 수 있다. 18세 이상인 사람이 NSFW 채널을 열람하기 위해서는, iOS 기기가 아닌 안드로이드나 데스크톱, 웹 버전 등을 사용해야 한다.

18세 이상인 사람은 본인의 선택에 따라 음란물을 열람할 수 있다.
18세 이상인 사람은 본인의 선택에 따라 음란물을 열람할 수 있다.

디스코드는 지난주 애플의 앱스토어 방침에 따라 아이폰/아이패드에서 음란물을 볼 수 없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애플이 앱 개발자로 하여금 사용자가 음란물을 보도록 별도 선택을 한 경우에만 음란물을 볼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디스코드는 그러한 선택을 하는 옵션을 만드는 대신, 아이폰/아이패드 사용자가 아예 음란물을 볼 수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디스코드의 이러한 방침은 많은 사람의 반발을 불러왔다. 성인들이 합법적으로 음란물을 공유하는 것을 차단하는 건 개인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간섭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일부 성소수자 예술가들이 디스코드 채팅방을 통해 자신들의 예술 작품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디스코드의 일률적인 음란물 기준 적용 탓에 그런 활동을 지속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디스코드가 이처럼 음란물 제재에 혈안인 것은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이미지를 얻기 위함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달 블룸버그 등 외신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디스코드를 100억 달러 이상에 인수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디스코드는 과거부터 아동 음란물을 공유하거나, 특정 인물을 괴롭히기 위한 모임 창구로 활용되면서 많은 논란을 겪어 왔다.

디스코드의 음란물 관련 문제는 해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크게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해 텔레그램 기반의 ‘N번방’에 대한 수사 및 처벌이 이루어지면서 음란물 배포는 잠시 자취를 감추는 듯했으나, 최근 디스코드에 성착취물 등 음란물을 주고받는 사례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이달 초 디스코드 서버를 운영하며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13만 개가량을 판매해 온 중고교생 12명이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디스코드의 주된 이용자는 주로 게임을 많이 즐기는 10~20대 젊은 청년층이다. 이들이 디지털 성범죄에 빠지지 않도록 가정 및 사회의 적절한 계도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 IT동아 김대은 (daeeu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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