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안드로이드 TV가 된 프로젝터, 벤큐 TK850i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프로젝터(혹은 빔프로젝터)는 극장의 영사기처럼 빛을 스크린에 투사해 영상을 큰 화면으로 출력하는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회의, 발표 때 노트북 등을 연결해 100인치 이상의 큰 화면으로 출력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가격이 저렴해지고 화질과 성능, 편의성 등이 크게 개선되면서, 프로젝터를 가정에서 영화 감상용으로 활용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최근 출시되는 가정용 프로젝터는 크기와 무게는 줄이면서, 스마트TV 같은 유용한 기능을 갖추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전문업체인 벤큐의 'TK850i'도 이 같은 가정용 프로젝터의 기본 조건을 충족하는 프로젝터다.

안드로이드 TV 기능이 내장된 벤큐 TK850i 홈시어터 프로젝터
안드로이드 TV 기능이 내장된 벤큐 TK850i 홈시어터 프로젝터

가장 먼저, 구글 안드로이드 TV 기능이 들어있다. 안드로이드 TV는 구글이 인증하는 OTT 서비스 기능으로, 스마트TV처럼 (인터넷 연결 후) 프로젝터 자체로 유튜브, 왓챠, 아마존 프라임 등의 주요 OTT 콘텐츠를 볼 수 있다.

국내외 주요 OTT 서비스를 바로 실행할 수 있다
국내외 주요 OTT 서비스를 바로 실행할 수 있다

TK850i에는 'QS1' 수신기(동글)가 함께 제공되는데, 이를 본체에 장착하면 안드로이드 TV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즉 플레이스토어에서 필요한 앱을 추가 설치할 수도 있다. QS1 동글은 USB 메모리처럼 생겼고(연결 단자는 HDMI다), 본체 윗 커버를 열고 해당 HDMI 단자에 끼운 다음 간단한 설정 절차를 거치면 된다.

QS1 동글이 기본 제공된다
QS1 동글이 기본 제공된다

TK850i 본체 크기는 가로x세로 약 38cm x 26cm, 높이는 약 13cm 정도고 무게는 약 4kg이다. 가정에서 사용하기에 그리 부담스럽지 않을 크기고, 천장/벽면에 고정 설치하지 않고 평평한 곳에 올려 놓고 사용해도 괜찮다. 본체 디자인도 투박하지 않아 집안 인테리어나 분위기에 어긋나진 않을 듯하다.

크기가 크지 않아 평평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사용해도 좋다
크기가 크지 않아 평평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사용해도 좋다

앞쪽에는 투사 렌즈와 커버가 있고, 위에는 렌즈 조작 레버(줌, 초점 조절 등), 기본 메뉴 조작 버튼 등이 있다. 뒤쪽에는 HDMI 2개, USB 2개 등 각종 영상/사운드 입출력 단자가 제공된다. 유선랜 단자는 없고 (QS1 동글로) 무선 랜을 지원한다.

뒤쪽에 여러 영상/사운드 입출력 단자가 제공된다
뒤쪽에 여러 영상/사운드 입출력 단자가 제공된다

바닥에는 높낮이 조절 나사가 뒤에 2개, 앞에 1개 있다. 뒤 나사는 최대 약 3cm, 앞 나사는 최대 약 4cm까지 높일 수 있다. 거실 소파 곁 협탁 같이 평평하고 안정된 공간에 배치하는 게 바람직하다.

앞 높낮이 조절 나사로 최대 4cm까지 높일 수 있다
앞 높낮이 조절 나사로 최대 4cm까지 높일 수 있다

벤큐 TK850i는 DLP 투사 방식의 홈시어터용 프로젝터다. 투사 방식은 DLP 외에 LCD 방식, 레이저 방식 등이 있는데, 방식마다 장단점이 있어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다만 가정용 홈시어터 용도로는 색 표현력이 우수한 DPL 방식이 보편적으로 적용된다.

프로젝터의 3요소라 할 수 있는 게 초점거리, 명암비, 밝기인데, TK850i의 초점거리는 최단 약 1미터부터 최장 약 5미터 정도로, 거리에 따라 최소 40인치~200인치 이상 화면을 출력한다.

초점거리 2미터에서 약 80인치 화면이 출력된다
초점거리 2미터에서 약 80인치 화면이 출력된다

즉 스크린(또는 흰 벽면)에서 약 2미터 거리면 80인치 내외, 3미터면 100인치 내외, 4미터 정도면 140인치 크기의 화면을 볼 수 있다. 대형 크기의 TV가 60~70인치임을 감안하면, 화면 크기로는 말 그대로 홈'시어터'가 맞다. (영화를 100인치 이상의 화면으로 보면 몰입감이 한층 더하다.)

명암비는 30,000:1(정적 명암비)이다. 명함비는 쉽게 말해, 화면의 가장 어두운 부분에서 가장 밝은 부분까지 명암 단계를 의미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좀더 또렷하고 선명한 명암을 구분, 출력할 수 있다. 가정용 프로젝터로 30,000:1이면 비교적 명암비가 높은 프로젝터에 속한다.

가정용 프로젝터로 30,000:1 명암비를 지원한다
가정용 프로젝터로 30,000:1 명암비를 지원한다

참고로, 명암비를 '수 백만:1'로 표기하는 사례도 있는데, 이는 '동적 명암비' 수치며, 프로젝터 성능의 기준은 될 수 없다.

다음으로, 밝기도 중요하다. 밝기 기준은 '안시(루멘)'으로 표기하는데, TK850i는 3000안시다. 안시가 높을수록 밝고, 밝을수록 주변이 환해도 프로젝터 영상이 선명하게 출력된다. 3000안시 이상이면 제법 좋은, 비싼 프로젝터에 속한다.

실제로 TK850i는 대낮에 커튼(블라인드)을 닫지 않아도(혹은 전등을 끄지 않아도) 충분히 분명한 화면을 보여준다. 단, 프로젝터는 극장처럼 어두운 환경에서 '빛을 발하'는 기기니, 야간이거나 어두운 곳에서 훨씬 선명하게 잘 보인다.

이외에 TK850i는 4K UHD 해상도(3,840 x 2,160)를 지원한다. 또렷한 색감을 출력하는 HDR10도 적용됐다. 유튜브의 UHD 영상을 출력해 보니, TV 못지 않은 선명한 색감과 화질을 확인할 수 있다. TV 화면만큼 선명하면서 극장 같은 필름영사 느낌도 나니 감상 분위기가 한결 달라진다.

유튜브 4K UHD 영상 재생 - 선명한 색감으로 출력된다
유튜브 4K UHD 영상 재생 - 선명한 색감으로 출력된다

자체 스피커도 내장하고 있어 안드로이드 TV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별도 스피커를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 스피커 출력은 그리 크지 않지만(5W 2개), '소리를 듣는' 데는 별 불편 없다. 물론 여건이 되면 출력, 음질 좋은 외부 스피커를 광케이블 출력(S/PDIF)으로 연결하는 게 좋다. (또는 음질 좋은 헤드폰을 꽂아 들어도 괜찮다.)

프로젝터는 작동 시 내부의 열을 빼내기 위해 냉각팬이 회전하는데,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팬 소음이 어느 정도 발생한다. TK850i 사양표에는 소음수치가 30db(데시빌)로 표기돼 있는데, 팬 소음이 좀 있긴 하지만 영상 관람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내부의 열을 빼내기 위해 좌우측에 통풍구가 있다
내부의 열을 빼내기 위해 좌우측에 통풍구가 있다

한편, TK850i 설치와 관련해서는, 스크린이 있으면 가장 좋지만, 스크린 없이 일반 벽면(무늬 없는)에 투사해도 부족함 없는 화질, 색감을 즐길 수 있다. 밝기와 명암비가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크린 없이 회색 벽면에 투사한 영화 '승리호'의 한 장면
스크린 없이 회색 벽면에 투사한 영화 '승리호'의 한 장면

이외에 TK850i는 음성 입력/명령 기능을 비롯해, '시네마마스터 비디오 플러스' 기술과 '시네마마스터 오디오 플러스+2' 기술도 지원한다. 렌즈 각도에 따라 화면 비율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오토 키스톤' 기능은 기본이다. 스마트폰 화면을 출력하는 크롬캐스트도 제공된다.

HDMI 연결 없이 무선랜으로 화면을 출력할 수 있다
HDMI 연결 없이 무선랜으로 화면을 출력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꽤 쓸 만한 4K 가정용 프로젝터인데, 결정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 2021년 3월 현재, 넷플릭스는 안드로이드 TV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를 보려면, 노트북으로 연결해 꼭, 크롬 브라우저로 재생해야 한다. 넷플릭스의 국내 확산을 고려하면, 빠른 시간 내 넷플릭스가 정식으로 지원되길 바라본다.

넷플릭스 영화는 노트북을 연결해 크롬 브라우저로 재생해야 한다
넷플릭스 영화는 노트북을 연결해 크롬 브라우저로 재생해야 한다

벤큐 TK850i는 QS1 동글 포함 180만 원대다. 넷플릭스 미지원을 제외하고, 기본 사양과 기능, 화질/품질 등을 고려하면 인정할 만한 가격대다.

인터넷을 통해 자동으로 펌웨어 업데이트도 가능하다
인터넷을 통해 자동으로 펌웨어 업데이트도 가능하다

여담으로, 영화 보기에는 TV보다 훨씬 더 감성적이고 몰입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프로젝터는 아직 TV를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다. 주변 밝기에 영향을 크게 받고, 설치/사용 조건도 TV보다는 까다롭고 번거롭기 때문이다. 평소에 TV 방송을 아예 안본다면 모를까, 프로젝터는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에 따른 선택사항이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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