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인수전 개막, 이커머스 시장 지각변동 ‘눈앞’
[IT동아 김영우 기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기 위한 ‘큰 손’들의 눈치싸움이 본격화되었다. 내일(16일) 예정된 예비입찰에는 SK텔레콤과 롯데, 신세계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카카오 및 MBK파트너스등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인 지마켓, 옥션, 해외직구 쇼핑몰 G9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 시장 점유율 기준, 네이버(18.6%), 쿠팡(13.7%)에 이어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3위(12.4%)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작년 거래액은 20조원, 매출은 1조 3,000억원에 달했다. 10년 넘게 흑자도 달성할 정도로 전반적인 실적은 그리 나쁘지 않다. 다만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의 성장은 그에 미치지 못한 점, 그리고 한때 국내 1위였다가 네이버와 쿠팡에게 선두를 내준 점 등으로 인해 미국 이베이 본사가 이베이코리아를 매각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수년 간 돌았고, 올해 결국 매물로 나왔다.
이베이코리아를 어디에서 인수하더라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만약 시장 점유율 4위인 11번가(SKT 산하, 6.2%)에서 인수한다면 1위인 네이버와 다투는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7위인 카카오(2.9%)에서 인수한다면 쿠팡을 3위로 밀어내고 업계 2위가 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4~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무리하게 인수하다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에 대우건설을, 2008년에 대한통운 인수하면서 재계 7위까지 올랐으나 유동성 문제로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반면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 사례도 적지 않다. IBM은 2018년 오픈소스 기업인 레드햇을 인수해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기술 역량을 크게 강화했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은 2008년,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이후 SK브로드밴드)을 인수해 유무선 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베이코리아의 인수를 노리는 업체들이 대부분 이미 이커머스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이 마무리된 후에도 무난한 결합이 기대된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1,041억 달러 규모로 세계 5위의 규모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도 대비 19.5%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비대면 소비가 증가한 것에 힘입은 것이다. 이와 더불어 국내 2위의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이 지난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 첫날 40% 이상 상승 마감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뒤이어 신선식품 배송업체인 마켓컬리가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등 한국 이커머스 업체의 해외진출도 본격화된 상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으로 촉발된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지각변동은 향후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흐름에도 일정수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