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되는 쿠팡플레이?" 쿠팡이 OTT 서비스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IT동아 장현지 기자] 쿠팡이 작년 12월부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시작했습니다. 넷플릭스처럼 온라인 상에서 영화, TV시리즈 등의 영상 콘텐츠를 제약없이 무제한으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죠. 별도 가입없이 쿠팡 계정정보로 로그인하면 됩니다.
한달 이용료 2,900원인 쿠팡 와우 멤버십(로켓와우) 회원이라면 추가 결제 없이 쿠팡플레이를 시청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계정 하나를 5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어, 나눠 낼 경우 한 달에 약 580원만 내면 쿠팡플레이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시작 소식이 들려올 당시 기존 OTT 서비스들보다 비교적 낮은 이용료로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생중계 기능이 추가되어, 손흥민 선수가 뛰는 프리미어 리그 토트넘 홋스퍼 경기를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어서 화제였죠. 쿠팡플레이는 토트넘 경기뿐 아니라 다른 팀의 경기 하이라이트 부분도 업로드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쿠팡플레이 서비스 시작 소식을 들었을 때, OTT 시장에는 이미 넷플릭스, 왓챠 등 덩치 큰 선두주자가 있어 쿠팡플레이가 어떻게 자리잡을지 궁금했습니다.
낮은 이용료와 더불어 생중계 기능을 추가하고, 쿠팡플레이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로 경쟁력을 갖춰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쿠팡플레이는 추후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 계획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사교양, 어학, 입시 강좌도 볼 수 있습니다. YBM, 대교 등 국내 교육 기업과 협업해 교육 분야까지 콘텐츠의 폭을 늘렸죠. 이 또한 차별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쿠팡은 이커머스(e커머스), 그러니까 인터넷으로 상품을 사고 파는 곳인데, OTT 서비스까지 한다니 다소 놀랍죠. 월 2,900에다가 쿠팡 유료 회원이면 무료로 볼 수 있으니 수익이 많이 날 것 같지도 않은데 왜 하는건가 싶기도 하고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저 아마존을 따라가려는 걸까요?
쿠팡 외에도 콘텐츠 분야와 연계해 서비스를 확장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최근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이 사용할 수 있는 '티빙 방송 무제한 이용권'을 출시했죠. 티빙은 최신 방송 VOD를 시청할 수 있는 OTT 서비스입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으로 티빙의 VOD는 최신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약 7만 개 가량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처음으로 추가되는 제휴사죠. 자사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바이브, 네이버 웹툰을 볼 수 있는 쿠키 등 디지털 서비스 이용권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혜택으로 추가했습니다. 쿠팡은 직접 만들었다면, 네이버는 협약으로 서비스한다는 차이일뿐 본질은 같습니다. 이외에도 네이버는 멤버십 혜택을 고도화를 위해 폭넓은 외부 협력 의사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은 19년 8월에 웹툰 플랫폼 서비스 '만화경'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만화경은 격주간 온라인 만화잡지로 웹이나 앱에서 무료로 웹툰을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사이트 내에서 첫회를 볼 수 있고 이어보려면 만화경 앱을 설치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우아한형제들은 오래전부터 한나체, 주아체 등 폰트 개발해서 무료로 배포했고, ‘배민신춘문예’,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단순한 외식 배달 서비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과 문화 콘텐츠까지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기업들이 콘텐츠 시장에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콘텐츠를 통한 '이용자 확보'와 플랫폼에 머무르는 '지속 시간'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우선 자사 서비스가 얼마나 편리하고 좋은지 이용자에게 경험하게 할만한 흥미로운 것이 필요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감정을 이끄는 콘텐츠가 되겠죠.
손흥민 경기를 보기위해 쿠팡플레이에 가입했다가, 쿠팡 로켓회원 혜택도 무료로 쓸 수 있다니 한번 써보는 겁니다. 서비스를 경험하고 나면 멤버십 비용이 올라가더라도 이용을 지속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아예 이용하지 않던 서비스를 2,900원에 결제하는 것과, 이미 편리하게 이용하던 서비스의 이용료를 조금 더 지출하는 것은 심리적 부담이 다르니까요.
또한 콘텐츠를 즐기기위해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상품을 노출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고, 이는 자연스레 구매율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그 중에서도 영상은 이목을 끌고 이용자를 오래 머무르게 하기 적합하죠. 쿠팡이 다양한 콘텐츠 중에서 OTT 서비스를 선택한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커머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택합니다. 대중의 관심이 TV에서 유튜브로 넘어가면서, 홍보 모델은 연예인에서 크리에이터로 바꾸기도 했죠. 쿠팡도 최근 첫 화면에 크리에이터 사진을 내세우고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했습니다. 다른 커머스 플랫폼도 마찬가지지만, 쿠팡은 이용자의 관심을 끌고 확보하기 위해 트렌드에 반응하는 속도가 비교적 빠른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커머스 플랫폼에서 이용자를 늘리고 이목을 끌기 위해 콘텐츠 사업을 시작하거나 협업하는 사례가 늘 것이라 예상합니다.
글 / IT동아 장현지(h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