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전용 HDD/SSD, 일반 제품과 뭐가 다를까?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귀중한 자원으로 꼽힌다. AI(인공지능)이나 클라우드, IoT(사물인터넷) 등의 미래산업들은 데이터를 이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를 담는 저장장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각 장치의 특성에 최적화된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출시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의 HDD나 SSD는 주로 PC용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NAS(Network-Attached Storage)나 CCTV 시스템, 휴대용 저장장치 등에 특화된 제품도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들어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는 것이 NAS용 제품이다. NAS는 네트워크 접속 기능을 갖춘 저장장치의 일종으로, 과거에는 주로 기업에서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개인용으로도 팔리고 있다. NAS를 인터넷에 연결하면 이를 마치 개인용 클라우드 저장소처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NAS에 10TB HDD를 사서 꽂으면 언제 어디서나 PC나 스마트폰 등으로 접속 가능한 10TB 용량의 클라우드 공간이 생기는 셈이다. 당연히 월 이용료는 들지 않는다.
NAS에는 PC용과 같은 SATA나 M.2 인터페이스 기반의 HDD나 SSD가 주로 탑재된다. 때문에 일반 PC용 HDD나 SSD를 NAS에 꽂아 쓰더라도 이용에 문제는 없다. 다만, 최근 들어 NAS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저장장치 제조사들은 ‘NAS 전용’임을 강조하는 HDD나 SSD를 다수 출시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인 씨게이트(Seagate)의 아이언울프(IronWolf) 시리즈를 사례로 들어 NAS 전용 HDD/SSD의 특징을 살펴보자.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시리즈는 기본형인 ‘아이언울프’ 제품군과 고급형인 ‘아이언울프 프로(Pro)’ 제품군이 있으며 각 제품군은 다시 HDD와 SSD로 나뉜다. HDD는 모두 SATA 규격 인터페이스를 이용하며, SSD는 SATA 규격 외에 NVMe 고속 데이터 전송기술을 적용한 M.2 규격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제품도 있다. 저장 용량의 경우, 2021년 2월 현재 HDD 제품군은 최대 18TB, SSD 제품군은 최대 3.84TB 용량의 제품까지 나온 상태다.
NAS 전용임을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제품의 외형, 그리고 수치적인 사양만 봐서는 일반 PC용 제품과 그다지 차이가 없다. 이를테면 아이언울프 프로 18TB 제품의 경우, 3.5 인치 크기에 분당 회전수 7200RPM의 플래터(자기디스크)를 내장하고 있으며, 256MB 용량의 버퍼(자주 쓰는 데이터를 임시 보관해 성능을 높이는 메모리)를 가지고 있다.
이는 같은 제조사의 일반 PC용 HDD인 바라쿠다(BarraCuda) 시리즈와 거의 같은 사양이다. 때문에 데이터 전송속도와 같은 성능적인 면에서 NAS용 제품과 PC용 제품은 이렇다할 차이가 나지 않는다. NAS용으로 나온 HDD나 SSD를 PC에 달아 이용한다 해도, 혹은 그 반대의 경우라도 이용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NAS용 저장장치의 차별점은 성능이 아닌 안정성과 내구성에 있다. 아이언울프 시리즈 HDD의 경우, HDD의 진동을 감지하는 RV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진동이 심한 환경에서 HDD를 운용하는 경우, 헤드가 데이터를 쓰거나 읽기 위해 움직이다가 플래터 상의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해 성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심하면 헤드가 플래터 표면을 긁어 제품이 손상될 수도 있다. RV 센서를 탑재한 제품은 HDD의 진동을 감지해 헤드 위치나 플래터의 회전속도를 조정하며 안정적인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
제품의 기본적인 제어를 담당하는 펌웨어 역시 NAS 전용의 것이 탑재된다. NAS의 경우, 2개 이상의 드라이브를 하나로 묶는 RAID(Redundant Array of Inexpensive Disks) 구성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 일부 드라이브가 손상되어도 모든 데이터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언울프 시리즈에 탑재되는 펌웨어는 RAID 상태에서 성능저하를 최소화하고 원활한 데이터 백업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PC가 아닌 NAS 환경에 최적화된 전원관리 패턴을 탑재하고 있어 작업 및 전력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소프트웨어 지원도 있다. 일부 제조사(시놀로지, 아수스토어, 뉴냅 등)의 지원 NAS에 아이온울프 HDD나 SSD를 탑재하면 IHM(IronWolf Health Management)이라는 기능이 활성화된다. 이는 시스템 환경 및 드라이브 상태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빨리 알려 조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후지원 정책도 눈에 띈다. 씨게이트에서는 자사 HDD나 SSD의 이용 중 사고나 각종 장애로 인해 데이터가 손상되는 경우, 연구소로 제품을 회수해 데이터를 복구하고 신제품으로 교환해주는 레스큐(Rescue)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언울프 시리즈의 경우, 구매 후 3년 간 1회 무료 복구 서비스가 제공된다. 그 외에 보증기간 역시 기본 모델은 3년, 프로 모델은 5년이 적용되는 등, 일반 PC용 제품(2년)에 비해 좀 더 충실한 사후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일반 PC용 HDD나 SSD라도 NAS에서 아무 이상 없이 잘 이용하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다만 NAS는 365일, 24시간 내내 끊임없이 구동을 이어가야 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NAS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 안정성 및 내구성, 그리고 보증기간 면에서 이점이 있는 NAS용 HDD나 SSD의 구매를 고려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