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사라진다··· 데이터랩이 기능 대체
[IT동아 남시현 기자] 오는 2월 25일,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005년 5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지 16년 만의 일이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는 이용자들이 실시간으로 검색하는 키워드를 순서대로 보여주는 서비스로 꾸준히 국민 서비스로 평가받아 왔지만, 최근 들어 정치적 논란이나 마케팅 용도로 유용되는 등 신뢰성을 상실해 본연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네이버는 지난 2019년 11월 인공지능 기반의 검색어 추천 서비스인 ‘리요(RIYO:Rank-It-YOurself)'를 도입해 신뢰성 회복에 나섰지만 끝내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게 됐다.
양날의 칼 된 ‘급상승 검색어’, 어디서부터 잘못 됐나?
오늘날 네이버는 한국인의 인터넷 서비스 전반에 영향을 주는 플랫폼으로 성장했지만, 그 근간은 여전히 검색 서비스다. 네이버는 검색 결과로 보여줄 수 있는 한글 웹 문서가 턱없이 부족했던 시기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사용자가 직접 웹 문서를 만드는 UGC(User Generated Contents)서비스인 지식iN, 블로그, 카페를 선보이는 등의 웹문서 확보했고, 정보의 다양성을 확보한 시기부터 검색어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특히 다양한 사용자들의 관심사가 정보로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네이버는 2005년 5월부터 실시간으로 검색량이 높은 검색어를 차트로 편성해 제시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지금의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는 3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검색하는 트렌드를 보여주는 지표로 현재 주목받는 이슈나 소식 등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모았지만, 지나친 정치색과 광고로 유용되기 시작하면서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정치적 측면에서는 2018년 1월 더불어민주당의 의뢰로 수사가 시작된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에서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가 조작 대상이었음이 밝혀지면서 신뢰성에 타격을 입었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당시 특정 집단이 실시간 검색어를 조작하는 등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켰다.
아울러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조작해주고 거액의 금품을 받는 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특정 기업의 초성 퀴즈 이벤트 등으로 실시간 검색어 차트가 본연의 역할을 잃는 등의 문제도 계속 이어졌다. 결국 2019년에 들어서 도입한 ‘리요’ 서비스를 통해 이슈별 묶어보기, 이벤트·할인, 시사, 엔터, 스포츠 및 연령대 구분까지 도입해 실시간 검색어를 완전히 개편했지만, 연이어 추락한 신뢰성을 회복하는 데 실패했다.
급상승 검색어 폐지는 시대적 흐름 반영
네이버는 이번 실시간 급상승 폐지의 이유를 이용자의 검색 다양성 증대로 꼽았다. 네이버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 모바일 검색이 보편화하고 사용자들의 검색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실제로 스마트폰 상용화가 시작한 10여 년 전과 비교해 검색어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검색어 종류의 수(UQC, Unique Query Count)’는 33.6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를 검색창으로 옮기고, 개인 성향에 맞는 언론사 구독의 추가와 개인화 추천 등으로 꾸준히 발전해왔고, 리요 역시 이러한 서비스의 일환이었다.
이를 궁극적으로 발전한 예시가 바로 네이버 데이터랩 서비스다. 네이버 데이터랩은 실시간 쇼핑 검색어나 분야에 따른 검색은 물론 검색어 트렌드의 고급 검색, 지역별 관심도나 카드 소비 통계, 댓글 통계 등 보다 심도있는 통계로 정보를 제공한다. 급상승 검색어가 폐지되더라도 어느 정도 정보가 축적된 데이터랩을 통해 검색어를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 되자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폐지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폐지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됐다. 작년 2월 20일, 포털사이트인 다음(Daum)이 실시간 이슈 검색어 서비스를 종료했다. 다음은 네이버 대비 이용자가 작아 실시간 검색어의 주목도가 떨어지긴 했지만, 재난·속보 등의 순기능보다는 여론전, 광고 등으로 유용되는 결과가 많았기 때문이다. 네이버 역시 같은 수순을 밟는 셈이다. 하지만 세계 1위 검색 사이트인 구글의 경우, 실시간 검색어 순위 등을 제시하지 않더라도 검색에 아무 문제가 없다. 이번 실시간 검색어 폐지를 계기로 네이버 본연의 임무인 검색 서비스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