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내가 쓰고 돈은 남이 번다, 쿠팡 파트너스
[IT동아 남시현 기자] 온라인 제휴 마케팅 ‘쿠팡 파트너스’의 일부 회원이 본인과 관계없는 제삼자의 콘텐츠 및 미디어로 수익을 창출해 물의를 빚고 있다. 쿠팡 파트너스는 쿠팡이 2018년 7월 선보인 제휴 마케팅으로, 회원이 운영하는 미디어에 게재하여 방문자의 관심에 의해 발생한 광고 클릭을 통해 회사가 얻은 수익을 “회사”와 “회원”이 일정한 비율로 배분하는 광고서비스 및 이에 부수되는 제반 서비스다. 쉽게 풀이하면 본인이 광고를 올리겠다고 등록한 미디어에 쿠팡의 광고를 올린 다음, 매출이 발생하면 결제금액의 3.00%를 지급한다.
미디어를 등록하는 과정에 있어서 꼭 본인 소유의 미디어일 필요는 없기 때문에 네이버 카페나 커뮤니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회원이 이를 악용해 특정 개인 및 법인 소유의 미디어를 본인의 수익 창출 페이지로 등록하고, 댓글을 활용해 광고를 올려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어떻게 다른 사람이 소유한 미디어에 댓글을 올리는 게 댓글 작성자의 수익이 될 수 있는 걸까?
절차상 허점을 노린 수익 창출, 어떻게 가능한가
IT동아에서 관리하는 포스트를 기자 개인 명의의 계정에 등록해 수익을 창출해봤다. 가장 먼저 쿠팡 파트너스 홈페이지를 방문해 회원가입을 한 다음 쿠팡 파트너스를 신청했다. 가입 시 개인과 법인/개인사업자 여부를 확인하고, 본인이 수익을 창출한 웹사이트 목록과 모바일 앱 목록, 웹사이트의 성격과 항목, 추천인 코드만 입력하면 가입 절차가 끝난다. 이 과정에서 ‘등록하지 않은 채널에서 광고 활동을 하면 부정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는 안내만 있다. 소유주 여부를 기재할 수 있지만, 확인 절차가 없어 형식적일 뿐이다.
그다음 IT동아 포스트에 개인 계정으로 발급한 쿠팡 파트너스 광고 URL을 댓글로 남겼고, 대댓글로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이라 기재한 다음 결과를 기다렸다. 2월 1일에 7개 정도의 쿠팡 파트너스 링크를 남겼는데, 2월 19일 현재 44회의 클릭과 2개의 구매 건수를 달성했다. 실제로 수익까지 거두었는데, 원작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누적 수입이 1만 원을 돌파하는 달의 25일에 정산이 이뤄진다.
예시의 상황이 아닌 다른 상황에 대입해보자. 파워블로거 A는 매주 1~2개의 콘텐츠를 꾸준히 업로드한다. 그런데 최근 제품 관련 소개마다 친절하게 댓글과 제품 관련 URL을 다는 B가 있다. B가 작성한 URL이 제품 소개긴 하지만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한 A는 B의 댓글을 그대로 둔다. 사실 B는 쿠팡파트너스에 A 명의의 블로그를 본인이 광고하는 웹페이지로 등록해놨고, A가 B의 댓글을 방치해둔 덕분에 댓글에 있는 링크에서 창출된 수익은 B에게 돌아간다. 이 과정에서 A가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면 수익은 B가 계속 가져간다.
실제 상황은 좀 더 복잡한 양상을 띤다. 예시의 쿠팡 파트너스 회원은 파워블로거 혹은 인플루언서가 작성한 게시물에 ‘제품 할인 소식 공유’라는 댓글을 꾸준히 달고 있다. 네이버 카페로 연결된 해당 링크로 진입하니 카페 게시물에 쿠팡 파트너스 구매 URL이 나열돼있다. 정황상 해당 쿠팡 파트너스 회원은 콘텐츠 원작자의 이의제기를 회피하기 위해 네이버 카페를 쿠팡 파트너스 미디어로 등록했고, 해당 페이지의 수익 창출을 위해 다른 사람이 작성한 블로그에 댓글을 쓰는 걸로 파악된다. 이외에도 URL을 변조해 쿠팡 파트너스임을 확인하기 어렵거나, 저작물 이용이 허락된 게시글을 본인 미디어로 그대로 가져와 쿠팡 파트너스 광고를 수록하는 등의 사례도 있다.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 어디까지로 보아야 하나?
하지만 일부 사용자가 문제를 일으키는 점에 대해 쿠팡 파트너스에 관리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쿠팡 파트너스가 회원에게 광고를 맡긴 게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의 법률관계가 형성된 것이며, 수급인이 제삼자에게 손해를 끼친 것에 도급인의 책임이 없다. 대신 제삼자의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한 점이 저작권 침해로 인정된다면 민법상 공동불법행위에 대한 방조로 볼 여지는 있다.
쿠팡 파트너스는 이 부분을 회원 약관으로 보완한다. 쿠팡 파트너스의 운영정책의 이용제한 항목을 보면, 쿠팡 파트너스는 이용약관 또는 운영정책에 위반되는 사항이 없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해 회원의 서비스 이용을 일시 또는 영구적으로 제한한다.
이용 제한 사유는 서버에 부하를 가하거나 광고를 변조하는 기술적 금지 행위나 영리 추구 및 홍보성 게시물, 불법성 게시물, 다른 회원에게 구매나 클릭을 유도하거나 무의미한 키워드를 남발해 광고를 노출하거나 프로그램을 활용한 노출, 서비스의 기밀 정보를 공개하는 등의 활동을 금지한다. 아울러 지적재산권 위반 게시물과 저작권자의 동의 없는 저작물의 배포, 상표권은 물론 행운의 편지 글, 스팸글, 홍보글 등의 도배성 내용 등도 제한된다.
반면 수익 창출을 위한 웹페이지 등록 기준은 다소 모호하다. 이용 약관 제2조 (용어의 정의) 2항에는 ’회사가 제공하는 광고를 회원이 운영하는 미디어에 게재하여 방문자의 관심에 의해 발생한’이라는 문구가 있고, 7항에도 ‘“미디어”란 이 약관에 따라 회사의 광고를 게재하는 매체로 회원이 운영하는 블로그, 웹사이트 등을 의미합니다’라고 기재해 광고 범위를 개인이 운영하는 미디어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네이버 카페나 커뮤니티 등의 광고를 위해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수익을 창출하는 정도는 용인된다. 타인 소유의 콘텐츠나 미디어를 본인의 수익 창출원으로 설정하는 걸 예방할만한 내용은 포함돼있지 않다.
개인 미디어 등록은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
쿠팡 파트너스 회원이 다른 소유의 콘텐츠를 활용해 개인의 수익고를 올리는 활동은 도의적 차원의 문제다. 댓글을 작성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며, 그 내용이 광고일지라도 당연히 자유다. 하지만 그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미디어를 수익 창출의 계기로 삼는 건 콘텐츠를 만든 소유주의 노력과 권리를 침해하는 활동으로 볼 여지가 있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쿠팡 파트너스가 특정 개인이 작성 권한을 가진 네이버 블로그나 포스트, 티스토리 등의 매체에 한해 소유주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다면 일부 회원은 꾸준히 허점을 파고들어 수익을 창출할 것이다. 직접 콘텐츠를 작성해 쿠팡 파트너스 활동을 하는 회원에 대한 역차별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쿠팡 파트너스 측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수 차례 연락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