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시대의 기업은 고객경험 중시해야', 어도비, '2021년 디지털 트렌드' 발표
[IT동아 남시현 기자] 지난 2월 7일, 조성희 감독의 한국형 우주 SF 영화 ‘승리호’가 전 세계 동시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영상 순위 최정상에 올랐다. 승리호는 1,000명의 VFX(시각 효과) 전문가가 참여한 블록버스터 급 영화지만, 극장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돼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승리호 이전에도 조일형 감독의 ’#살아있다’거 극장 개봉 후 넷플릭스로 공개돼 전 세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영화는 반드시 극장에서 개봉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이 코로나 19를 계기로 송두리째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비단 영화계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다.
맥킨지앤컴퍼니가 코로나 19가 본격화한 3월 중순부터 3월 사이 전 세계 40여 국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소비자 행동 변화 리포트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배송량은 지난 10년간 누적된 배송량이 단 8주 만에 달성되었고, 원격 학습은 2주 만에 2억 5천만 명을 돌파했고, 원격 의료는 15일 만에 10배나 증가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역시 넷플릭스가 7년간 축적한 고객을 디즈니 플러스가 단 5개월 만에 유치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변화는 모든 세대와 전체 산업에 걸친 변화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 모두가 이 변화에 상당히 빠르게 적응하고 있으며, 향후 모든 일상이 디지털을 중심으로 재편될 거라는 점이다.
어도비가 진단하는 2021년 디지털 트렌드는?
2021년 2월 18일, 어도비는 이컨설턴시(econsultancy)와 함께 ‘2021 디지털 트렌드’ 보고서를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코로나 19가 장기화 조짐을 보인 2020년 10월 15일부터 12월 11일 사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으며, 아시아 태평양 및 유럽, 중동, 북미지역의 기업, 에이전시, 컨설팅, 마케팅 기업 소속 경영진 등 총 13,277명이 참여했다.
발표에 앞서 어도비코리아 우미영 대표는 “작년 이맘때 어떤 기관도 2020년이 이렇게 흘러가리라 예측하지 못했다. 결국 대다수 기업들이 예상치 못한 위기에 대처하느라 힘든 한 해를 보내게 됐지만, 디지털을 통한 혁신이 어느 때보다 큰 변화를 가져왔다”라며, “이번 보고서는 전 고객 여정에 대한 통합된 인사이트를 실시간으로 확보하고 빠르게 실행에 옮긴다면 변화무쌍한 고객 행동과 시장 환경 속에서도 장기적인 비즈니스 성장을 이룰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공적인 고객 경험을 위한 전략과 기술을 확보한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 이하 CX) 선두 기업은 고객 충성도를 등에 업고 두 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거둘 수 있었다고 한다. 2020년 업계 성장률 비교에 따르면, 43%에 달하는 CX 선두기업이 업계 성장률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경험을 일반적으로 다루는 기업의 경우 43%가 업계 성장률의 정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고, 업계 성장률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비율도 10%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고객경험을 중시한 기업이 아닌 기업과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는 계기가 됐다.
CX 선두기업과 일반 기업의 경영진 및 임직원을 상대로 고객경험 향상을 가로막는 장벽에 대한 조사결과도 제시됐다. CX 일반기업의 경우 43%가 레거시 시스템을, 42%가 워크플로우를, 35%가 디지털 스킬 및 역량 부족을 고객 경험을 가로막는 문제로 보았다. 레거시 시스템은 기업 전반에 남아있는 고전적 형태의 업무 환경을 의미하며, 워크플로우는 근무환경의 흐름과 효율을 의미한다. 디지털 스킬 및 역량 부족은 직원 개개인의 역량이나 기술 도입의 부재다. 반면 CX 선두기업은 27%가 레거시 시스템을, 29%가 워크플로우를, 22%만이 디지털 스킬 및 역량 부족을 문제로 손꼽았다.
어도비가 조사한 결과를 추론해 나온 고객경험 향상의 핵심은 △ 레거시 기술에서 탈피한 클라우드 기반의 유연한 기술 △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위한 디지털 역량과 조직문화 △ 차별화된 요소를 줄 수 있는 고객 공감을 꼽았다.
실제로 클라우드와 연결된 플랫폼을 갖춘 기업은 특정 사건이나 프로젝트에서 전체 정보에 대한 정보인 인사이트를 확보하는 속도가 더 빠르고 정확하며, 실행력 역시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역량 및 조직문화는 유연한 근무환경은 물론, 개인화나 AI 및 봇, 비디오 등 최신 트랜드에 맞는 기술을 적용하고, 협업이나 원격근무를 위한 인프라 투자나 승진 등의 동기 부여도 함께 제공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 공감은 디지털이 주는 편리함을 넘어서야하며, 전 고객 여정에 대한 온전한 이해가 차세대 고객관리의 핵심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여기에 우미영 대표는 고객에 대한 깊은 공감 투명성과 신뢰, 그리고 진정성 있는 브랜드 목표, 고객에 대한 공감도 함께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우미영 대표는 “어도비가 성공하는 기업을 위해 드리는 제안은 우선 차별화되고 뛰어난 고객 경험을 만들기 위해 전 여정을 아우르는 인사이트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인사이트로부터 고객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내야 한다”라면서, “그것은 오프라인뿐만이 아니라 온라인을 아울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혁신을 요구하는 시대적인 흐름은 지속될 것이다. 경험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경험이 마케팅을 넘어서 비즈니스의 핵심 전략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1 디지털 트렌드 보고서’는 어도비 홈페이지를 통해 다운로드할 수 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