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넷플릭스에 디즈니플러스까지 가세, 국내 OTT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IT동아]
2021년 올해에도 미디어 시장은 OTT 도입과 발전으로 급격히 변하리라 예상된다. 그 중심에는 여전히 넷플릭스가 있다. 넷플릭스의 핵심 경쟁력은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양질의 고유 콘텐츠다. 2013년 공개돼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하우스 오브 카드'나 '나르코스', '기묘한 이야기' 등 넷플릭스가 제작, 배포하는 고유 콘텐츠는 소비자를 끌어 모으기에 충분했고, 영화제작사 등 관련 기업은 이를 발판으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다.
이 같은 OTT 트렌드에 따라, 국내 토종 OTT 기업 또한 글로벌 시장과의 협력으로 투자 확대와 제도 개선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에 '왓챠(Watcha)', '웨이브(Wavve)' 같은 국내 OTT 서비스가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토종 OTT 기업을 육성하려 움직이고 있는데,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2년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OTT기업 5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또한 기존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 유연한 정책을 펼치고, 전 세계 시장에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도록 국산 콘텐츠 유통 활성화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노력과 투자가 빛을 발하려면, 관련 기업 투자와 더불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에게도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하다. 콘텐츠 자체에 대한 투자가 가장 큰 성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콘텐츠 확보에만 약 16조 원을 투입할 예정인데, 이는 작년 보다 3조 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글로벌 선도 기업도 매년 콘텐츠 제작에 아낌 없이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콘텐츠 품질에 더해, 한국산 콘텐츠가 글로벌 OTT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OTT 플랫폼 자체의 활용 또한 매우 중요하다. 제대로 만든 콘텐츠를 시청자들이 간편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은 사용자 시청환경(User interface)이 잘 갖춰진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자체 플랫폼이면 더욱 유리하다. 국내 방송사는 이미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 생산하고 있으니 플랫폼만 제대로 갖추면 OTT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은 마련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노트북, 스마트TV, 커넥티드TV(안드로이드TV 등), 셋탑박스 등 다양한 기기로 송출할 수 있고, 콘텐츠 검색 시간을 줄여 시청/이용 시간도 늘릴 수 있는 만큼, OTT 플랫폼에 대한 체계적인 투자가 중요한 시점이다.
방송사는 또한 일반적인 저작권 판매보다는 독점적인 OTT 플랫폼을 통한 직접적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MBC의 '복면가왕' 프로그램은 최근 4년 동안 50개 이상 국가에 수출됐으며, 미국에서 리메이크된 지난 시즌 방송은 1,400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기록했다. SBS의 '런닝맨'과 KBS의 '1박2일' 역시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렇게 좋은 콘텐츠를 방송사가 판권 판매로 해외에 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그러 하듯이) 국내 방송사가 직접 OTT 스트리밍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면, 국내 크리에이터와 제작사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고, 다양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제공함으로써 경쟁력과 수익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게 된다.
이처럼, 고객 가치를 극대화해야 하는 방송사 및 스트리밍 기업은 여러 기기에 걸치는 사용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 요즘 시청자는 다양한 기기를 통해 안정적이고 화질 좋은 영상을 보고 싶어 한다. 이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기술, 안전한 보안, 경제적인 비용 등이 고려돼야 한다.
최근 OTT 시장에 진출한 쿠팡은 짧은 시간에 자체 OTT 브랜드인 '쿠팡 플레이'를 안착시켜 화제가 됐다. 브라이트코브의 스트리밍 기술이 적용된 쿠팡 플레이 역시 다양한 양질의 콘텐츠를 여러 기기에 안정적으로 송출할 수 있었기에 시장 안착이 가능했다. 여러 플랫폼과 기기에 영상 콘텐츠를 공급, 송출하는 게 해당 기업으로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텐데, 라이브 송출 또는 VOD(주문형비디오) 콘텐츠 광고, 가입, 페이퍼뷰(pay-per-view) 등과 같은 수익 모델을 유연하게 연동해도 좋다.
뛰어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시대다. 더불어, 다양한 기기에 고품질 영상을 균일하게 전송하는 것, 여러 결제 모델을 구현하는 것, 단순하고 간편한 시청환경을 개발하는 것을 모두 반드시 갖춰야 한다. 그래야 이 치열한 OTT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글 / 브라이트코브 뉴비즈니스 사업부 이동은 이사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