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1] 기승전'콘텐츠'로 나아가다, 핵심 주제로 보는 소니 미디어데이
[IT동아 남시현 기자] 미국 현지 시각 1월 11일에서 14일 사이,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1이 온라인 공간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올해 CES는 코로나 19 여파로 모든 과정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2월 15일까지 모든 콘텐츠를 온디멘드로 접근할 수 있다. 지난 11일 개막에 앞서, 주요 참관사는 별도의 미디어 세션을 갖고 2021년의 기업 로드맵과 비전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우리나라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디어 세션을 진행하였으며, 중국 하이센스, TCL, 스카이워스를 비롯해 일본 파나소닉, 캐논, 소니, 옴론 등 글로벌 가전 업체들이 제품을 소개했다.
새해 시작과 함께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제품을 공개하는 자리인 만큼 중국 가전기업들은 신제품 소개에 열을 올렸지만, 삼성과 LG전자, 그리고 소니는 제품 공개뿐만 아니라 기업의 비전까지 제시하는 깊이 있는 발표를 진행했다. 특히 소니의 경우, 17분의 짧은 소개 영상에 12개의 제품 및 솔루션을 함축할 정도로 많은 내용을 소개했다. 역으로 말하자면 따로 정리할 필요가 있을 정도의 발표였다는 느낌이다. 소니의 미디어브리핑을 통해 소니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그리고 이 모든 주제를 관통하는 중추에 대해 짚어본다.
콘텐츠와 콘텐츠, 그리고 콘텐츠
요시다 켄이치로(Yoshida, Kenichiro) 소니 사장 겸 CEO는 발표에 앞서 플레이스테이션 5에 대한 소개와 CES2020에서 공개한 소니의 자율주행 차량 비전-S의 소식, 그리고 소니의 새로운 드론 ‘에어피크(Airpeak)를 연이어 공개했다. 우선 플레이스테이션5는 작년 11월에 공개한 소니의 콘솔 게임기로, 새로운 UC의 도입과 검색 결과 확인, 그리고 듀얼 센서 와이어 결합을 통해 최고의 몰입형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이어서 소니 비전 S는 소니의 고급 센싱 기술을 활용해 주변 환경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차량이며, 지난 2020년 12월부터 오스트리아의 공도에서 주행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풀프레임 미러리스를 탑재할 수 있는 무인항공기(드론), ‘에어피크’가 비전-S와 함께 등장하는 그림을 그렸다. 에어피크는 현재 디자인 단계의 제품이지만, 성장하는 무인항공 촬영 시장에서 소니의 고성능 풀프레임 카메라가 선전할 수 있도록 하는 뒷받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다음 영상에서 공개된 주제는 현실감 있는 가상현실 구현을 위한 ‘볼륨메트릭 리얼 월드 캡쳐’와 ‘360 리얼리티 오디오 뮤직 프로덕션 툴’, 그리고 ‘3D 제작을 활용한 리얼리티 콘서트’다. 소니의 볼륨메트릭 리얼 월드 캡처는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세트장소를 3D 볼륨메트릭 포인트를 갭처한 다음, ‘소니 이노베이션 스튜디오’의 아톰 뷰(Atom View) 소프트웨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 및 렌더링해낸다.
즉, 영화나 영상 촬영에 사용되는 배경을 구현하는 기술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폭넓게 사용될 수 있다. 아울러 360도의 음장 효과를 만들어내는 ‘360 리얼리티 오디오 크리에이티브 스위트를 통해 공간 음장의 차원을 끌어올렸다. 소니는 두 기술을 조합해 실시간 3D 기술을 적용한 고품질 리얼리티 콘서트를 제작했고, 에픽 레코드 소속 싱어송라이터 매디슨 비어(Madison Beer)가 미국 뉴욕 소니 홀에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제품 측면에서도 틈틈이 소개를 이어나갔다. 소니는 브라비아 TV 신호 처리기술인 X1 이미지 프로세서가 탑재된 초대형 사이니지인 ‘크리스탈 LED 디스플레이’와 8K LED TV인 브라비아 XR 시리즈, 사물의 깊이와 질감을 표현해 실제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공간 현실(Spatial Reality) 디스플레이, 그리고 5G 기반 스마트폰인 소니 엑스페리아 5 II 등 신제품 소식을 곳곳에 배치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소니의 수많은 제품들이 설명 대신 영상으로 짧게 지나갔는데, 핵심은 결국 콘텐츠로 귀결되는 느낌이었다.
왜 소니는 콘텐츠를 강조하는가?
오늘날 소니는 기술기업이 아닌 콘텐츠 기업이다. 시장조시기업 스태티스타가 분석한 2019년 소니 매출 구조에 따르면, 가전은 18.32% 비중을 차지하지만, 게임과 음악, 사진, 이미지 프로덕션 및 솔루션을 합친 비율은 45.17%에 달한다. 여기서 게임의 비중만 18.19%에 달하는데, 플레이스테이션 5와 코로나 19 여파로 2020년 게임 및 네트워크 서비스 실적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렇기에 소니는 모든 부분에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가전, 모바일, 콘솔 등을 통해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에어피크 역시 고품질 영상 드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품이며, 비전-S 역시 새로운 시장 개척은 물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에 가깝다. 볼륨메트릭 리얼 월드 캡쳐와 360 리얼리티 오디오 뮤직 프로덕션 툴같은 도구도 소니의 기반 아래 콘텐츠를 만들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다. LG전자나 삼성전자가 일본 가전기업과 비교해 가전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하지만, 소니처럼 콘텐츠를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에 있어서는 흉내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요시다 켄이치로 CEO는 “소니의 기술 창의력엔 한계가 없다. 우리는 계속해서 창조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는데, 우리 기업들 역시 소니와 같은 창의력을 갖고, 확고한 방향성을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tdonga.com)